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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국내 대표 통신장비기업 케이엠더블유(KMW)가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통신장비 및 솔루션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확보했던 KMW는 5G 성숙기 이후 글로벌 통신사들이 네트워크 투자를 축소하자,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특히 수출 비중이 90%에 달하는 매출 구조상 동아줄로 여겨졌던 해외 투자처에서도 이렇다할 수익성을 발굴하지 못하며 악화일로를 걷는 모습이다.
◆"노키아 빠지니 휘청이네"…3년 연속 적자 늪
KMW는 지난해 연간 기준 매출 1001억원, 영업손실 629억원, 당기순손실 66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3년 새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5G 상용화와 더불어 노키아 등 해외 장비사 수주 실적이 좋았던 2019년과 2020년까지만 해도 KMW는 연간 흑자를 내며 성장세를 거듭했다.
그러나 2021년 들어 매출이 1300억원 이상 감소하는 한편 적자 전환한 이래 지난해까지 매년 매출이 감소했다. 매출 감소에 따라 37억원 수준의 적자 규모도 지난해 연간 기준 660억원 이상 늘면서 부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이는 해외 수주에 집중된 KMW의 매출에서도 확인해볼 수 있다. 최근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보면 2022년 연간 KMW의 매출은 수출 부문이 전체의 94%(약 1926억원)에 육박할 만큼 해외 의존도가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2019년 기준 6480억원에 달했던 KMW의 수출 매출은 이듬해인 2020년 들어 절반 수준인 3299억원에 그쳤고, 2021년 들어서는 1926억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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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매출처의 변화도 해외 수주 감소에 따른 영향을 확인할 수 있는 요소다.
2020년 기준 KMW의 최대 고객은 노키아로 전체 매출 비중의 45.8%를 차지한 바 있다. 같은 시기 일본 라쿠텐(16.3%), 중국 ZTE(14.6%)도 KMW의 주요 매출처였으며 삼성전자의 경우 상대적으로 점유율이 낮은 4.9%를 차지한 바 있다. 당시 KMW는 노키아와 5G 장비를 공동 개발하는 한편 일본 라쿠텐에 4G 장비 물량을 공급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21년 들어 주요 매출처에 변화가 발생하며 KMW의 매출도 하락세를 기록했다. 해당 시기 KMW의 최대 고객은 라쿠텐으로 매출 비중 25.4%를 기록했고 일본 후지쯔가 20.2%로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의 비중이 전년 대비 확대됐지만, 노키아라는 대형 고객이 이탈함에 따라 KMW는 직격타를 맞게 됐다.
2022년 들어서는 삼성전자가 KMW의 최대 고객이 됐다. 해외 수주가 급감하면서 삼성전자(37.9%)의 매출 의존도가 높아졌고 기존 해외 고객사인 후지쯔(14.3%), ZTE(11.4%), 라쿠텐(7.5%) 정도만 남아 있는 상태다.
이처럼 KMW의 실적이 꾸준히 하락세를 기록하게 된 배경에는 글로벌 통신사의 장비 투자 심리가 위축된 부분과 통신장비 단가의 하락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KMW의 사업은 무선안테나(RF)부문과 LED 부문으로 나뉘는데, 2022년 기준 RF부문이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시스템류 ▲안테나류 ▲필터 류 및 기타 등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되는 RF부문에서 주목할 점은 최근 3년 새(2020~2022년) 시스템류 매출이 급감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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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W의 시스템류 매출은 2020년 연간 기준 1900억원을 넘어서며 전체 매출 중 56.3%에 달할 만큼 높은 비중을 차지한 바 있다. 그러나 2021년 들어 630억원대로 떨어진 시스템류 매출은 2022년 152억원대로 급감했다.
시스템류에는 다중입출력장비(MMR), 기지국용 송수신 입출력 장비(RRH)와 안테나를 결합한 리모트 라디오 안테나(RRA) 원격으로 장비 빔 방향을 조정하는 RTS 등이 포함된다. 시스템류 매출이 주로 4G 기지국 장비로 활용된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해당 네트워크 기술 개발이 둔화됨에 따라 장비 단가도 꾸준히 감소한 것이 KMW 매출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1991년 설립 이래 KMW를 이끌어 온 김덕용 회장은 기업의 생존을 위한 장기적인 비전 수립을 고민하게 됐다. KMW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4'에서 무선장치 탑재 모터로 원격 조정할 수 있는 RTS 제품과 LED 조명 등을 공개했지만, 관련 사업 특성상 수주 및 장비 납품 이후 대금 지급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상품 라인업 확대보다 해외 매출처를 다변화하는 장기 플랜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통신장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통신사들이 5G어드밴스드(5.5G)와 6G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통신장비업체들도 기대 효과가 예상된다"면서도 "근시일 내 관련 기술이 개발되거나 상용화가 이뤄지지 않는 만큼, 기존 라인업을 보완하고 신규 매출원을 발굴하는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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