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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시위와 파업

‘상욕에 패드립까지’ 파업반대 전공의에게 집단 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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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커뮤니티에 “복귀한 전공의 명단 돈다”

파업에 반대하는 글에는 “쌍욕, 패드립 댓글 수백개”

인스타그램 ‘다생의’ 게시물엔

‘너 의사 아니지’ 댓글도 수십개

헤럴드경제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복도에 '단기 무급 특별휴가' 중단을 촉구하는 대자보가 붙어 있다. 전공의 의료 공백으로 병원에 남은 의료진의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일부 병원에서 환자가 줄어들자 유사 진료과를 통합해 병동을 운영하고, 남은 의료진에게 휴가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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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온라인 커뮤니티에 병원에 복귀한 전공의들의 명단이 돌아다닌다는 폭로글이 올라왔다. 의대생·의사가 활동하는 비공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파업에 반대하는 듯한 글이 올라오면 그 때마다 수백개의 댓글 폭력이 가해진다고도 한다. 의사 사회에서 집단 행동에 동참하지 않는 의대생·의사들에 대한 반감을 넘어 집단 린치가 가해지는 셈이다.

지난 6일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의대생·의사들이 사용하는 비공개 커뮤니티에 복귀를 한 전공의 명단이 올라오고 있다는 글이 게시됐다.

게시자는 자신을 ‘복귀하고 싶은 전공의’라고 밝히며 “처음부터 정부정책에 긍정적으로 생각했고, 파업도 동의하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참여하고 있다”며 “사실 업무개시명령, 3개월 면허정지보다 제가 속한 이 집단이 더 무섭다”고 말했다.

이어 “복귀하고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선후배, 동기들과 3~4년을 지내야하는데 온갖 눈초리와 불이익을 감당할 수 있을까 고민된다”며 “2020년도에는 ‘선실기’(당시 의사 국시 선실기 응시자들)라는 이름으로 파업에 동참하지 않은 동기들이 불이익을 받는 것을 보았고, 혼자 복귀하면 그렇게 될까 너무 무섭다”고 덧붙였다.

게시글에 따르면 의사 커뮤니티에 복귀한 전공의들의 명단이 돌고 있다고도 한다. 게시자는 “의사 커뮤니티에서는 (반어적 표현으로) ‘참의사 명단’이라며 어느 병원에 몇 년차 누가 복귀했는지 정리한 명단이 있고 가운데 이름만 가려진 채 실명까지 적혀있다”며 “자랑스럽게 제보하면 바로바로 추가하겠다고 말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파업에 반대하는 듯한 글만 올라와도 온갖 상욕에 패드립, 밤거리에서 뒷통수를 후리겠다, 칼을 배OO에 OO버린다는 댓글이 수백개 달린다”며 “이런 분위기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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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반대해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 7000여명에 대해 면허 정지 등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발송한 지난 5일 서울의 한 대형 병원에 의료진이 걸어가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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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집단 사직이나 의대생 집단 휴학 등 집단 반발에 참여하도록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는 증언은 또 이어졌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전공의(다생의)’에도 강경한 분위기 속에서 휴학을 거부하지 못했다는 의대생의 글이 올라온 바 있다. 자신을 비수도권 의과대학 본과생이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휴학계를 제 손으로 제출한 저의 선택은 사실 온전한 자의가 아니었다”며 “동기와 선후배들의 강경한 분위기 속에서 휴학계 제출은 학생 대표가 망설이는 학생들을 개별적으로 설득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대와 병원은 교수와 선배가 진로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좁고 닫힌 사회”라며 “주류 의견과 결을 달리하는 학생들은 의견을 내는 것을 두려워한다. 두려움은 스스로의 의견을 포기하고 집단의 논리에 순응하는 선택으로 이어진다”고 일침했다.

하지만 이 게시물의 댓글에는 “이상한 내부분열과 언론몰이가 목적이라면 의대협(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에서 강경 대응하겠다”, “의사가 맞기는 하냐, 공무원 아니냐”, “실명을 밝혀라”며 게시자를 공격하는 댓글이 다수 달렸다. 이러한 댓글에 다생의는 “메디스태프나 넥스트메디신(의료인 커뮤니티) 등에는 하루에도 수차례씩 어떤 학교가 동맹휴학에 미온적인지 감시하며 조리돌림하고, 휴학계 제출상황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휴학에 동참하고 싶지 않은 학생들이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는 것이 사실”이라는 반박 글을 달기도 했다.

의대 정원 확대를 주장해온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는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야권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 공천을 신청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헤럴드경제에 “저에 대한 의사들의 반감이 너무 커서 앞으로 전문가로 활동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의사 사회에서 왕따가 됐다고 느낀다. 지금 자리에서는 적극적인 역할을 하기 어렵게 될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한편, 지난달 전공의들에게 사직 전 병원 자료를 삭제하고, 간호사가 업무를 대신하지 못하도록 비밀번호를 바꾸라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 게재한 글쓴이는 수도권 의대생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메디스태프 본사 등을 압수수색해 글쓴이를 특정, 의대생을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했다.

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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