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현 과기정통부 2차관 주재 간담회
"세제혜택 지원, 규제완화" 한 목소리
"클라우드·SaaS 전환 미흡도 장애물" 지적도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오른쪽)이 5일 취임 후 첫 AI기업 현장으로 LLM(거대언어모델) 개발 중소기업 코난테크놀로지를 방문해 산업 분야별 주요 AI 기업 대표들과 의견을 나눴다. 이번 행사에는 강 차관 등 과기정통부 관계자들과 김영섬 코난테크놀로지 대표,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 배경훈 LG AI연구원장, 최우식 딥노이드 대표 등 12개 AI기업 대표들이 참석했다. / 사진=황국상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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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AI(인공지능) 분야의 G3(주요 3개국) 반열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AI기술 기업의 투자에 세제 혜택 등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시장이 아직 성숙하지 않은 단계에서 민간의 기술개발을 독려하기 위해서다.
데이터 이용과 관련한 규제도 대거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국내 민간·공공의 기업·기관들의 클라우드 및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이용이 미흡한 것도 AI기술 및 시장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지목됐다.
지난 5일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 주재로 진행한 AI 혁신 생태계 조성 간담회에 참여한 12개 주요 AI 기업 대표들은 글로벌 빅테크(대형 ICT기업)의 한국시장 공략이 본격화되기 전 경쟁력 있는 AI 개발과 관련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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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골든타임, 규제보다 진흥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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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자리에서는 현 시점이 AI 기술경쟁에 뛰어들어 결실을 이룰 수 있는 골든타임이자 마지막 기회라는 데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AI 기반 수학공부 앱 '콴다'를 운영하는 매스프레소의 이용재 대표는 "한국에도 카카오, 네이버 등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기업들이 있지만 메타, 오픈AI, MS(마이크로소프트) 등 해외 빅테크 기업들은 그래픽 카드만 수십조원씩 사서 모델을 만들기 때문에 그 자체에서만 모델 성능 차이가 나온다"며 "AI 분야는 자본집약적이고 언어장벽이 없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규모의 경제'가 작용하는 곳"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한국의 로컬 업체들이 로컬 시장에서 방어하기 어려워 애시당초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로 진출해서 글로벌 경쟁력 가지도록 지원하고 판로 개척을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오픈AI나 구글 등이 빠르게 AI를 만들었지만 이들은 자기들이 AI를 만들 때 데이터를 어떻게 획득했는지 공개하지 않은 채 이제는 (데이터 획득 관련) 규제를 논의한다"며 "후발주자들은 규제에 막혀 기술개발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카카오, 네이버 등이 대기업이라는 이유로 해외 대기업 등이 주장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가하면 안된다는 지적이다.
AI 기반 의료영상 진단 솔루션을 개발한 딥노이드의 최우식 대표도 "언어모델 AI가 나오기 전에는 언어장벽이 있어서 토종 서비스가 가능했지만 이제는 언어는 장벽이 아니다"라며 "한국은 전통산업과 혁신산업이 공존하는 몇 안되는 시장이지만 자체 시장이 작아서 내수에만 머물면 경쟁력이 없다"며 "해외로 나가서 삼성, 현대차 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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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숙 시장환경서 R&D 부담, 조세혜택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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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훈 LG AI연구원 원장은 "우리도 많은 R&D(연구개발) 투자를 하지만 시장이 성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업들이 R&D 투자에 나서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지금의 AI는 신성장 원천기술로 분류돼 있는데 AI분야만큼은 국가전략기술로 격상시켜 조세특례제한법상 세제혜택을 늘리는 등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관련 기술 경쟁은 치열하지만 여전히 시장이 성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들의 도전적인 투자를 이끌어내려면 결국 기업의 재무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역시 "오픈AI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상장사 시가총액 합계보다 많은 금액을 펀딩한다"며 "AI FM(기반모델) 차원에서는 이미 자본력 자체가 경쟁력이 된 상황"이라고 했다.
정 대표는 "카카오도 허덕거릴 정도로 GPU(그래픽처리장치) 및 데이터센터 확보와 같은 CAPEX(설비투자)가 많이 소요된다"며 "이같은 부분에서 생태계가 조성돼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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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SaaS 미흡, AI시장 발목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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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술 개발과 AI 서비스 유통 과정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의 활용과 클라우드망을 통한 소프트웨어 유통, 즉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도입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AI 학습데이터 구축 및 비전AI 솔루션 전문기업 슈퍼브AI의 김현수 대표는 "한국 SW(소프트웨어) 시장이 작아서 해외로 진출해야 한다고 하는데 우리가 해외로 진출하려면 B2B(기업간 거래) 시장에서 SaaS, 즉 클라우드 형태로 공급해야 한다"며 "국내 기업들은 데이터 유출 위험을 이유로 클라우드와 SaaS에 대해 상당히 폐쇄적이고 구축형 SW를 구매한 경험이 대부분이며 SaaS 구매에 낯설어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해외 기업들은 최신 AI기술을 SaaS기반으로 활용하는 반면 국내 기업들이 온프레미스(자체설비 기반) SI(시스템 구축) 형태로 솔루션을 구매하면 경쟁력이 뒤쳐질 수밖에 없다. 클라우드·SaaS 도입을 활성화하는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AI반도체 개발기업 사피온의 류수정 대표는 "'온디바이스 AI'(기기장착 AI) 시대의 도래로 엣지(단말)와 클라우드 사이의 연결 접점은 더욱 많아질 것"이라며 "엣지와 클라우드를 연결하는 (인프라 구축을 위해) 실증 사업이 엄청 크게, 조단위로 나와야 한다"고 내다봤다.
개별 부처가 아닌 범부처간 협업을 통한 규제 혁파 필요성도 제기됐다. 최우식 대표는 "예컨대 의대에서 흉부 엑스레이 데이터가 있으면 한 달 안에 돌릴 수 있는 것을 IRB(임상시험심사위원회) DRB(데이터심의위원회) 등 규제를 거치다보면 서너달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며 "국내에서 자유로이 데이터를 활용해 POC(기술검증)할 수만 있다면 글로벌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다"고 했다.
황국상 기자 gshw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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