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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미국발 비트코인 폭등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이유[엠블록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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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블록레터]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2021년 11월 9일 기록한 8270만원을 훌쩍 넘어 한때 9천만원을 터치하기도 했습니다. 비트코인 1억 간다는 반농담같던 구호도 조만간 현실화될 것 같습니다. 달러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는 6만9천달러를 넘어야 하는데 아직 안넘었거든요. 지금 환율로 약 7만5천달러 정도면 1억원이 됩니다. 달러로는 조금 더 상승 여력이 있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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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비트코인 강세는 ETF 상장이 승인된 미국에서 불어온 것입니다. 비트코인 현물 ETF의 거래가 전체 ETF 시장과 비교해봐도 기록적인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ETF 운용사들의 비트코인 보유고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블랙록이 보유한 비트코인이 90억달러, 한화로 12조원을 넘어갑니다. 외신에 따르면 하루에 채굴되는 비트코인이 900여개인데 현물 ETF로 매집되는 비트코인이 하루에 2800여개입니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공급 감소에 따른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 상승의 배경을 곰곰히 따져보면 쌍수를 들고 환영하기에는 입맛이 좀 씁니다. 상승의 주체가 바로 이른바 피도 눈물도 없다고 알려진 뉴욕 투자자본이기 때문입니다. 기관으로 알려진 이들은 투자자금을 불려주고 수익의 일부를 보상으로 가져가는 곳들입니다. 본인의 이득을 위해서는 개인 투자자, 즉 리테일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데 한치의 망설임도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물론 규제 내에서요.

그러나 역사가 짧은 가상자산 시장은 주식, 채권, 원자재 시장보다 규제가 허술합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의 승인을 그토록 망설였던 이유이기도 하죠. 허술한 규제를 등에 업고 대형 투자, 또는 투기자본이 첨단 금융 기술을 앞세워 시장을 좌지우지하면 개인 투자자들이 의도치 않은 손실을 볼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집니다. 이미 뉴욕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를 두고 초단타매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 개인 투자자 중심인 리테일 시장이 전부인 한국 코인 시장은 그 파장이 더욱 클 것입니다.

따라서 과거에는 순수하게 개인 투자자들의 변덕과 이른바 고래들의 움직임이 리테일 시장을 움직였다면 이제부터는 기관이 리테일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주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주식 시장과 일견 비슷해진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기관 주도의 장세로 새로운 상황이 전개되는 코인 시장에서 리테일 시장이 전부인 한국 투자자들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것입니다. 불장은 즐기되 너무 큰 베팅은 삼가하는 것을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김용영 엠블록 에디터(yykim@m-block.io), 전성아 엠블록 연구원(jeon.seonga@m-block.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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