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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애플워치 ‘마이크로LED’ 프로젝트 중단에 협력사들 타격… LG디스플레이도 TF 인력 재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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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애플워치 울트라./애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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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미래의 디스플레이’로 불린 애플워치용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도입 계획을 중단하면서, 차세대 애플워치 프로젝트를 함께 준비해 온 협력사들도 영향을 받게 됐다. 애플워치용 마이크로LED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애플과 기술 개발을 해오던 LG디스플레이는 관련 인력 재배치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마이크로LED 칩을 독점 공급하기로 한 오스트리아 AMS 오스람은 이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 전략고객(SC)사업부 내 마이크로LED 개발 TF는 최근 인력 감축에 돌입했다. 애플워치용 마이크로LED 개발 프로젝트를 맡아 TF 인력을 대폭 늘렸으나, 이 프로젝트가 연기되면서 유휴 인력을 재배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앞으로 업무 전환과 희망 휴직 등 다양한 인력 재배치 방안을 두고 검토할 전망이다.

AMS 오스람은 최근 애플로부터 프로젝트 중단을 통보받았다. AMS 오스람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각) 성명을 내고 “마이크로LED 관련 중요한 프로젝트가 예상치 못하게 취소됐다”며 “경영진은 회사의 마이크로LED 전략을 재평가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이로 인해 1차 추산 결과 6억~9억유로(8700억~1조1600억원)의 손실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봤다. 발표 이후 이날 기준 AMS 오스람 주가는 39.5% 급락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마이크로LED는 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단위의 초소형 LED를 기판 위에 이어 붙이는 디스플레이를 말한다. 액정표시장치(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달리 개별 소자가 빛과 색을 동시에 낼 수 있어 더 선명하고 자연스러운 색상 표현이 가능하다. 무기물인 LED를 사용하기 때문에 화면을 꺼도 잔상이 남는 번인(Burn-in·잔상) 현상에서도 자유롭다. 애플이 마이크로LED에 주목해 온 것도 기존 디스플레이 대비 전력 소모가 적고 OLED보다 더 얇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제품 자체의 수율(생산품에서 양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낮고 생산 시설이 많지 않아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애플은 당초 이르면 올해 기존 OLED 대신 마이크로LED를 애플워치 최상위 모델에 탑재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수율 문제와 높은 생산 비용으로 프로젝트를 중단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애플은 마이크로LED 개발팀 인력을 해산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 전문 분석가인 대만의 궈밍치 TF증권 연구원은 “애플은 마이크로LED가 제품 부가가치를 크게 향상시키지 못하고 생산 비용이 지나치게 비싸 투자 효과가 없다고 판단, 마이크로LED 애플워치 개발 계획을 취소했다”며 “이미 마이크로LED 개발팀 대부분은 해체됐고, 현재 애플의 마이크로LED 관련 모든 프로젝트는 가시성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확보해 제품 경쟁력을 높이려 했던 애플에 의심할 여지 없이 큰 타격”이라고 했다.

애플워치 OLED 주 공급사인 LG디스플레이는 애플의 마이크로LED 물량을 위탁 생산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 했으나 현재로선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기가 어려워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애플워치 시장은 정체되고 있는 데다 인도 파이어볼트 등의 중저가 제품이 스마트워치 점유율을 높여가는 상황”이라며 “애플이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값이 비싼 마이크로LED를 고수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희 기자(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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