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부터 총 1억7000만원 기부
장학금 기탁 유언 증서·상패 등 전시
황금자씨 생전 모습. 강서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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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생활지원금과 기초생활수급자 생계비 등을 아껴 모은 돈 1억 7000만원을 장학금으로 기탁하고 2014년 세상을 떠난 황금자씨를 추모하는 전시회가 열린다.
서울 강서구는 오는 8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구청 1층 로비에서 ‘고 황금자 할머니 10주기 추모기념 전시회’를 연다고 4일 밝혔다.
1924년생인 황씨는 13세가 되던 해 일본 순사에게 붙잡혀 군수공장에 끌려갔다. 이후 간도로 옮겨져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했다. 광복 후 국내로 돌아온 황씨는 1994년부터 강서구의 한 임대아파트에 터를 잡았다.
2006년부터 몇 차례에 걸쳐 기초생활수급자 생계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생활지원금과 폐지 수집으로 모은 돈을 합쳐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써달라며 구에 기부했다. (재)강서구장학회에 기탁된 총 1억 7000만원의 장학금은 지난해까지 50명의 학생에게 9100만원이 사용됐다.
선행이 알려지며 2011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비롯해 여러 단체에서 수상했다. 2014년 1월 26일 별세한 황씨의 장례식은 강서구 첫 구민장으로 치러졌다.
이번 전시회에는 사후에 모든 재산을 장학금으로 기탁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황씨의 유언 증서가 전시된다. 2007년 수상한 강서구민상 대상을 비롯해 국민훈장 동백장, 세상을 밝게 만든 100인 등 황씨가 생전에 받은 각종 상패도 선보인다.
고인의 생전 일상을 드러내는 유품도 전시된다. 한복과 노리개, 명찰, 지팡이를 비롯해 사용하던 통장과 도장, 핸드폰도 함께 볼 수 있다. 강서구는 황씨를 포함해 강서구에 거주한 열두명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억하고자 2019년 강서 유수지 공원에 ‘강서평화의 소녀상’을 세우기도 했다.
진교훈 구청장은 “내년이면 광복 80주년”이라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고 황 할머니가 세상에 남긴 뜻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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