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일본 도쿄에서 한 시민이 닛케이지수가 4만선을 돌파했음을 알리는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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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지수는 이날 오전 9시 개장과 동시에 직전 거래일보다 0.73% 오른 40,201을 기록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 대표지수 중 하나인 나스닥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 영향을 줬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분석했다.
반도체 제조장치 기업인 도쿄일렉트론과 어드밴테스트, 산하에 반도체 설계 기업을 지닌 소프트뱅크 그룹 등의 주가가 모두 상승했다. 앞서 미국 시장에서도 인공지능(AI) 붐을 타고 엔비디아 등 반도체 관련주가 급등하면서 주요 반도체주로 구성된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는 1일 4% 강세를 기록했다.
미국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3월 최저가인 7054까지 하락했던 닛케이지수는 2015년 4월에 2만대를 회복하고 2021년 2월에 3만대로 올라섰다. 지난달 22일에는 거품 경제 시기였던 1989년 12월의 최고치 3만8957을 약 34년 만에 갱신했다. 이후에도 미국 주가 상승 및 일본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상승이 계속되고 있다.
닛케이에 따르면 주가 상승을 견인한 것은 기업 실적 외에도 거버넌스 개혁이 영향을 줬다. 지난해 3월 도쿄증권거래소가 PBR(주가순자산비율)이 1배를 밑도는 기업들에 개선을 요청하면서 자본 효율성 개선에 나선 기업이 늘고 있다. 미국의 자산운용사 티로우 프라이스의 일본 주식 담당인 다니엘 할리는 닛케이에 “(일본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과 배당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 경향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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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정부, ‘디플레이션 탈출’ 선언 검토
일본 정부는 주식 시장 활황과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해 23년 만에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탈출’을 선언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2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봄철 임금협상인 ‘춘투’(春鬪) 결과와 물가 전망 등을 지켜본 뒤 일본 경제가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났음을 공개적으로 발표할지 판단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기자회견을 열어 발표하거나 경기 동향에 관한 공식 견해를 정리한 월례 경제보고에 명기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디플레이션 탈출이 공식 선언되면 지난 2001년 3월 정부 월례 경제보고 자료에서 “(일본 경제가) 완만한 디플레이션에 있다”고 처음으로 인정한 후 23년 만이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오랫동안 디플레이션 탈출의 기준으로 ‘2%가 넘는 안정적인 물가 상승’을 꼽아왔다. 일본 소비자물가는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세계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과 엔화 가치 하락 등으로 크게 올라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는 전년 대비 3.1% 상승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달 22일 닛케이지수가 버블기 최고치를 경신하자 “지금 일본 경제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디플레이션 탈출 분위기가 즉각적인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일본은행 우에다 가즈오(植田和男) 총재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방문한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현재 상황을 “물가 목표의 지속적, 안정적인 달성이 예상되는 상황에는 아직 이르지 못했다”고 평가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마이너스 금리 정책 해제 시점에 대해 “임금의 움직임을 확인하고, 임금과 물가의 선순환에 관한 정보도 합쳐 논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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