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땅에 박고 뛰어라” 보다
“땅이 뜨겁다는 생각으로 점프”
스포츠 퍼포먼스 향상에
‘언어 비유’가 더 효과적
“땅이 뜨겁다는 생각으로 점프”
스포츠 퍼포먼스 향상에
‘언어 비유’가 더 효과적
영국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소속 클럽 토트넘 홋스퍼의 간판 공격수 손흥민은 지난 2019년 12월 번리와의 경기에서 ‘70m 드리블 원더골’을 보여 줬다. 토트넘 진영에서 공을 잡은 손흥민은 무려 6명의 번리 선수들을 따돌린 뒤 페널티 지역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듬해 손흥민은 한국인 최초로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푸슈카시상을 받았다. [사진=게티이미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마인드 컨트롤’ 혹은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조언은 흔히 모든 분야에서 통한다. 특히 대부분의 스포츠는 신체 능력이 핵심이지만 심리가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다.
영국 에섹스대학교 연구팀은 여러 조언들 중에서도 비유적인 말이 스포츠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논문을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3일 영국 타임지는 “‘제트기가 하늘을 향해 날아 오르는 것처럼 전력 질주하라’는 등 잘 선택된 비유는 축구 공격수가 골을 넣게 할지, 공을 빼앗기게 할지 결정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타임스는 에섹스대 제이슨 모란 박사의 연구팀이 실시한 실험을 소개했다.
연구팀은 영국 토트넘 홋스퍼 유스(청소년) 아카데미 20명을 대상으로 ‘신체에 초점을 맞춘 말’과 ‘외부 환경 등을 떠올리게 하는 비유적인 말’을 해 주고 20미터 스프리트(질주) 성적을 측정했다.
전자는 ‘다리를 땅에 박는 느낌으로 달려라’, ‘엉덩이 근육을 쫙 펴라’는 등 신체 내부에 집중하는 말이고 후자는 ‘땅이 뜨겁다고 생각하고 공중으로 점프하라’ 등 외부 환경에 집중하는 말이다.
실험 결과 환경에 집중하는 ‘비유적인 지시’를 들은 선수들의 스프린트 속도가 즉시 3%가량 향상됐다.
모란 박사는 “선수들이 자신의 몸에 초점을 맞추면, 무의식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자동적인 움직임들이 비자동적인 과정으로 변할 수 있다”며 “신체의 실행이 방해를 받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비유가 적절해야 한다. 외부 환경에 집중하되 누구나 그에 상응하는 신체적인 움직임을 무의식적이고 직관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달리기를 기준으로 보다 효과적인 비유는 무언가에 쫓기는 상황보다는 무언가를 향해 나아가는 상황이다.
연구팀은 학교 체육 교사나 스포츠팀 코치들이 비유 전략을 활용해 학생 혹은 선수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논문은 스포츠 분야에서 권위있는 학술지인 ‘스포츠 사이언스 저널’에 발표됐다. 타임지는 “경기력 향상에 있어 시뮬레이션의 힘을 밝혀낸 연구 결과”라고 평가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