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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이스라엘, ‘100명 참사’ 사흘 만에 구호차 또 공격…수십명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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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3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데이르 엘발라에서 주민에게 구호품는 나눠주려다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은 트럭의 잔해을 주민들이 보고 있다. 아나돌루 통신/알자지라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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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품을 받으려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을 향해 발포해 100명 이상이 숨지는 참사가 일어난 지 사흘 만에 이스라엘군이 구호품을 받으려는 이들을 또 공격하는 일이 벌어졌다.



3일 가자지구 남부 데이르 엘발라에서 이스라엘군이 구호품 배분 트럭을 공격해 적어도 9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다고 알자지라 방송과 팔레스타인 뉴스 통신사인 와파 통신이 4일 보도했다.



사건을 목격한 한 주민은 알자지라에 “(이스라엘군의) 미사일이 빗발치고 파편이 주위로 튀어서, 사체들이 공중으로 튀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트럭이 구호품을 수송하고 있었고, 민간 봉사자들이 트럭에 타고 있었다”며 “가자 주민에게 나눠줄 식료품을 싣고 있었다”고 전했다. 주민들은 데이르 엘발라는 안전지대로 선포된 곳이라고 말했다.



가자지구 남부 쿠와이티 인근의 살라 알딘 거리에서도 구호품을 받으려는 주민에 대한 “끔찍한 학살”로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가자지구 보건부의 아시라프 알쿠드라 대변인도 3일 밤 주장했다고 방송은 보도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이스라엘군은 지금 살아남기 위해 음식 등을 절박하게 기다리는 사람들은 공격 목표로 삼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군 당국은 이런 보도에 대해 논평하지 않았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29일 구호품을 받으려는 주민들을 향해 발포해, 최소 115명이 총에 맞거나 놀란 주민들이 피하는 과정에서 압사해 숨졌다. 이스라엘군은 구호품 수송대를 향해 직접 발포하지 않았고 다만 병사들에게 “직접적 위협”을 가한 “몇몇 개인들”에게만 대응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국제적 비판 여론이 거세다. 지난해 10월 7일 가자 전쟁 발발 뒤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봉쇄로 식량을 구하기 어려운 가자지구 주민들은 구호품을 받기 위해 필사적이다. 이때문에 구호품 전달 트럭이 나타나면, 주민들이 주위로 몰려들다가 트럭에 치이거나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는 사태가 최근 잇따르고 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3일 가자 시태의 카말 아드완 병원에서 최근 며칠 동안 적어도 15명의 어린이가 영양실조와 탈수로 숨졌다고 밝혔다. 유엔의 아동구호기관인 유니세프의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소장 아델르 호드르는 이날 성명에서 가자지구 어린이 구호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많은 어린이들이 탈수와 영양실조로 숨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우려했던 어린이 사망이 현재 벌어지고 있다. 전쟁을 끝내서 인도적 지원에 대한 장애를 즉각 해소하지 않는다면, (어린이 사망이) 급속히 증가할 것이다”고 말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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