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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4 (일)

전남대 의대 교수 “의대 800명 증원이 적절…시술 의사 대우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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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대형병원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진료 현장에서 빠지기 시작한 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의료진이 오가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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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정원을 지금보다 800명 수준으로 늘리는 게 적정하다.”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신민호 교수(예방의학과)는 3일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의료계 집단행동이 2주째 이어지는 것에 대해) 정부와 의사단체 등이 합의점을 찾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이라는 숫자가 상식적인 수치는 아닌 것 같다. 정부도 받아들일 수 있고, 의사들에게도 퇴로를 열어주는 선에서 합의가 이뤄지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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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호 전남대 의대 교수. 신민호 교수 제공


아래는 의대 증원 등에 관련해 신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사직서를 낸 전공의들과 병원 분위기는 어떤가?



“전공의들이 거의 복귀하지 않고 있고, 신규 인턴들도 계약을 하지 않고 있다. 사직서 철회 의사는 전혀 없는 분위기다. 전공의나 인턴들이 1년 정도 쉬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크지 않을 수 있다. (정부의 복귀 명령을 어기면) 3개월 의사 면허 정지인데, ‘(1년 쉬면)어차피 업무 하지 않을 것인데’라고 생각할 수 있다. 정부의 병원 복귀 명령 조처는 실효성이 없다. 병원 가동률도 평소 80%대에서 50%대로 떨어졌다. 임상교수 등이 야간 당직 등을 맡아 하고 있는데 피로도 때문에 얼마 못 버틸 것 같다.”



—의대 정원을 둘러싼 갈등을 해결 방안은?



“일본의 경우 2007년 의대 정원은 7625명이었는데 (입학 정원을 늘려) 2023년 9384명으로 늘렸다. 한국의 의대 정원이 3058명이니까 일본이 3배 이상 더 많다.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인구는 2.4배 정도 많은데, 의대 정원은 3배 이상 더 많다. 이런 기준으로 추산하면 우리의 의대 정원은 800명 정도 증원하는 게 적절하다.”



—의사들은 의사 과잉을 우려하고 있던데.



“고령화가 진행되면 의료 수요가 유지된다. 일본은 한국보다 노령화가 조금 더 앞서 진행됐다. 의사 수가 인구 1천명당 일본 2.6명 정도이고 한국은 1천명당 2.2명(한의사 제외)이다. 지금 의대 정원을 늘려도 의사가 배출되는 시기는 10~15년 후다. 5~10년 후 주기로 의사 숫자 등을 재평가하고 의사 재배치 문제 등을 논의하면 된다. 의료 수요 예측에서 결정적인 것은 노인의 숫자다. 2050년이면 한국의 노인 인구는 1800만명으로 지금의 두배다. 2070년에도 1600만명일 정도로 노인 인구 비중이 높아 의료수요는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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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대하는 전국 의사 대표자 확대회의 참석자들이 2월25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회의를 마친 뒤 대통령실 앞까지 행진해 와 마무리 집회를 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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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의사를 확충하기 위해 지역의사제 도입이 필수적인가?



“일본과 비슷한 ‘지역의사제’보다 대학에서 의대 입학 전형에서 지역인재 전형 비율을 늘리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전남대 의대의 경우 지역인재 전형 비율을 과거 40%에서 점차 늘리기 시작해 올해 80%까지 늘렸다. 지역 인재 전형 비율을 최대한 올리면 그 지역에서 머물 가능성이 커, 지역에 정원을 할당해 지역 의사로 일정 기간 지역에서 복무하도록 하는 방식보다 더 효과가 있을 것이다.”



—가장 시급하게 바꿔야 할 의료 시스템은 무엇인가?



“시술하는 의사의 대우를 높여야 한다. 시술하는 의사와 하지 않는 의사와 연봉 차이가 나지 않는데 누가 힘든 일을 하려고 하겠는가? 종합병원 대비 5% 더 높은 30%의 가산 수가를 적용받는 대학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은 필수의료 인력 숫자를 더 늘리도록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 전공의들이 자리를 비우면 병원이 돌아가지 않는 구조를 오랜 세월 동안 유지해왔다. 상급종합병원에선 입원 전담 전문의들이 환자를 보도록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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