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27 (토)

[매경춘추] 모두가 하는 고민, 피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몇 년 전 필자는 얼굴에 극심한 가려움을 느껴 피부과를 방문한 적이 있다. 화장품이나 음식을 바꾸지 않아 미세먼지 탓인가 생각하던 차에 피부과 선생님께서는 놀랍게도 샴푸를 바꿔보라고 권유하셨다. 머리카락에 남아 있는 샴푸 성분이 피부를 자극하기도 한다는 거였다. 샴푸를 바꾸자 신기하게도 얼굴의 붉은 기와 가려움이 모두 사라졌다. 화장품이 아니라 나의 '무지'가 문제였던 셈이다.

필자는 어려서부터 피부가 좋은 편이 아니어서 늘 하얗고 깨끗한 피부가 부러웠다. 신기한 건 지금까지 여드름은 물론이고 뾰루지, 가려움 등 다양한 피부 증상으로 고생하면서도 화장품이 안 맞거나 소화가 잘 안돼서 피부에 뭐가 나는구나 생각했을 뿐, 피부과 상담을 받을 생각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피부과 분야에서 일하게 되면서 그제야 내가 민감한 피부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민감 피부를 진단하는 방법이 의학적으로 딱 정의되지는 않았지만 건강한 피부라면 반응하지 않을 자극이나 변화에 민감한 피부를 뜻하며 흔한 민감 피부 반응에는 건조함, 땅김, 거칠고 과민한 피부 그리고 약한 피부 장벽 등이 있다는 사실도 배웠다.

또 놀란 것은 우리나라 여성 가운데 70% 이상이 본인 피부가 민감 피부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나뿐만이 아니구나'라는 생각과 동시에, 많은 사람이 피부 때문에 고생하는 것치고는 피부 건강에 대한 관심이 참 낮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싼 화장품은 팍팍 사면서도 피부과에 가는 것은 사치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인터넷 덕에 좋은 정보가 많아졌지만 동시에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광고나 카더라 식 정보도 범람해 일반인들이 엉뚱한 정보를 사실로 믿게 되기도 하는 게 영향을 끼치는 것 아닌가 싶다.

사실 피부는 몸에서 표면적이 가장 넓은 장기이자 가장 바깥쪽에 위치해 외부의 해로운 요소에서 몸을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단순해 보이지만 대단히 복잡하고 섬세하게 구성돼 있어 이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필자의 회사도 오로지 피부과학에만 전념해 각각의 피부 타입과 근본 원인에 맞는 최적의 해결책을 제공하는 데 앞장서왔으며, 건강한 피부를 만들기 위해서 피부과 선생님들과 함께 노력하고 있다.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피부가 뒤집혀서 속상했던 경험이 한번쯤은 다 있을 것이다. 피부 상태는 한 사람의 컨디션과 기분, 특히 자신감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겨울에는 건조하고 차가운 바람에, 봄에는 황사, 여름에는 햇빛에 많은 자극을 받으며 나를 지켜주는 피부. 옷처럼 갈아입을 수도 없지만, 옷만큼이라도 잘 관리하고 있는 것일까? 나를 지켜주고 내 몸의 상태를 가장 먼저 알려주기도 하는 피부를 내 인체의 소중한 일부로 인식하고 조금 더 관심을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연희 갈더마코리아 대표이사]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