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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한국 기업부채 상승 폭 세계 5위…가계부채는 4년째 세계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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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 기업의 부채 비율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계 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감소폭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3일 국제금융협회(IIF)의 세계 부채(Global Debt)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세계 33개국(유로 지역은 단일 통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非)금융기업의 부채 비율을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는 125.2%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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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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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홍콩(258.0%)과 중국(166.5%), 싱가포르(130.6%)에 이어 4번째로 높은 수치다.

오름폭도 1년 전인 2022년 4분기(121.0%)보다 4.2%포인트를 기록, 러시아(8.4%p·72.9→81.3%)·사우디아라비아(8.2%p·55.6→63.8%)·중국(7.7%p·155.8→166.5%)·인도(7.0%p·53.7→60.7%)에 이어 5번째로 빨랐다.

한은은 지난해 12월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민간 신용 레버리지(차입)가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GDP 대비 기업신용 비율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이 집계한 지난해 3분기 말 GDP 대비 민간 신용(자금순환통계상 가계·기업부채 합) 비율(227.0%)은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가계(101.4%)는 직전 분기(101.7%)보다 0.3%포인트 낮아아졌다. 결국 기업(125.6%)이 운전자금 수요와 은행 대출태도 완화 등의 영향으로 1.6%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가계 부채 비율은 빠르게 하락하면서 올해 4년만에 GDP 대비 100%를 밑돌 전망이다.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0.1로, 조사대상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조사대상국 중 유일하게 가계 부채가 GDP를 넘은 나라이기도 하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코로나19가 유행한 2020년 이래 4년째 세계 최대 가계부채 국가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선진국(유로지역 포함 12개국) 및 신흥국(30개국) 등 42개국으로 확대하면 스위스(125.6%)와 호주(109.3%), 캐나다(102.1%)에 이어 4번째다.

우리나라에 이어 홍콩(93.3%)·태국(91.6%)·영국(78.5%)·미국(72.8%)이 2∼5위를 차지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서 희망적인 부분은, 1년 전과 비교해 한국 가계부채 비율의 내림 폭 (-4.4%포인트·104.5→100.1%)이 영국(-4.6%포인트·83.1→78.5%)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는 점이다.

비율이 정점이었던 2022년 1분기(105.5%)보다는 5.4%포인트나 낮아졌다.

올해 GDP 성장률이 한국은행의 전망(2.1%)대로 2%를 웃돌고,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이 목표(1.5∼2.0%) 안에서 관리된다면 가계부채 비율은 올해 중 100%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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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한 은행에서 운영 중인 대출 관련 창구.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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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우 한국 가계부채 비율은 2020년 3분기(100.5%) 100%를 뚫고 올라간 뒤 약 4년만에 처음 90%대로 내려오게 된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따라 KB·신한·우리 등 시중은행들이 최근 대출 금리를 올린 데다, 지난달 26일부터 은행들이 일제히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DSR)’ 규정을 적용하면서 대출 한도까지 줄어든 만큼 부동산 시장이 다시들썩이지 않는 한 당분간 가계대출이 급증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지난해 8월 이창용 한은 총재는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80%를 넘어가면 경제 성장이나 금융안정을 제약할 수 있는 만큼 현재 100% 이상인 이 비율을 90%를 거쳐 점진적으로 80%까지 낮추는 게 목표”라고 말한 바 있다.

정부 부문 GDP 대비 부채 비율(45.1%)은 22위로 중하위권 수준이었다.

경제 규모와 비교해 정부 부채가 가장 많은 나라는 일본(229.9%)이었고, 싱가포르(173.1%)·미국(119.9%)·아르헨티나(91.1%)이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 정부 부채의 증가 속도는 중상위권에 속했다. 1년 전인 2022년 4분기(44.4%)와 비교해 증가 폭(0.7%포인트)이 미국(3.1%포인트·8위)보다 작고 러시아(0.6%포인트·19위)보다는 큰 16위 수준이었다.

김수미 선임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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