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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우주에서 지구 착륙까지 단 30분…‘음속 25배’ 대기권 진입 순간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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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약물 제조 실험을 마친 우주 제조용 캡슐 위네바고 1호가 대기권에 재진입해 음속의 25배 속도로 낙하하는 순간. 너비 90cm의 캡슐 안에 내장된 카메라로 촬영했다. 동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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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처음으로 우주에서 약물을 제조하는 실험을 마친 바르다 스페이스 인더스트리(이하 바르다)의 우주 캡슐 ‘위네바고 1호’(W-Series 1)가 지난달 21일 지구로 돌아왔다. 낙하 지역은 솔트레이크시티 서쪽 미 공군 유타훈련장(UTTR) 인근이다.



8개월 동안 우주 공간에 머물던 위네바고 1호가 궤도를 떠나 대기권에 재진입해 착륙하기까지는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바르다가 위네바고 1호 내부에 설치한 카메라를 이용해 그 과정을 촬영한 동영상을 공개했다.



전체 27분 분량을 5분으로 편집한 이 동영상에는 위네바고 1호가 방열판의 보호를 받으며 음속 25배인 시속 3만1천km의 속도로 지구 대기권에 진입한 뒤 낙하산을 펴고 착륙할 때까지 펼쳐지는 바깥 풍경이 생생히 담겨 있다. 캡슐은 고도 40km까지 음속 5배 이상의 빠른 속도로 낙하하다 시속 270km로 떨어지는 고도 10km 상공에서 낙하산을 폈다. 동영상 마지막 부분에선 진흙으로 뒤덮인 신발을 신은 사람이 낙하산을 수거하고 캡슐을 회수하기 위해 다가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캡슐을 실었던 포톤은 대기권 진입과 함께 위네바고 1호를 방출한 뒤 산화돼 소멸했다.









바르다는 캡슐을 캘리포니아 본사로 가져간 뒤, 한 제약회사에 우주 제조 약물의 정밀 분석을 맡겼다. 위네바고 1호에는 지구에서 제조한 것보다 더 큰 단백질 결정 구조로 이뤄진 리토나비르가 들어 있다. 리토나비르는 애초 후천성면역결핍증(HIV/AID) 치료제로 사용되다가 최근 코로나19 치료제인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첨가제로 쓰이는 약물이다.



미세중력 환경의 우주에서 의약품을 제조하려는 이유는 지구 중력의 영향을 받는 지구에서보다 더 다양한 단백질 결정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우주에선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아 대류, 침강 등의 현상 없이 정밀하게 물질의 입자를 제어하고 결정 구조를 설계할 수 있다.



한겨레

우주에서 약물 제조 실험을 마친 뒤 돌아온 바르다 스페이스 인더스트리의 우주 제조용 캡슐 위네바고 1호. 바르다 스페이스 인더스트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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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 최고경영자 윌 브루이는 화학물질을 우주로 보내는 것을 오븐의 온도 조절기에 비유했다. 오븐의 온도를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다른 음식이 만들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중력을 바꾸면 약물 제제의 화학적 과정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2023년 6월 로켓랩의 포톤 우주선에 실려 우주로 간 위네바고 1호는 애초 7월에 돌아올 계획이었으나 미 연방항공청(FAA)이 대기권 재진입시의 안전 문제를 이유로 지구로 돌아오는 것을 불허함에 따라 몇달간 궤도에서 대기하다 지난달 14일 지구 귀환 허가를 받아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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