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4 (일)

‘250조원 부채’ 한전·가스公, 작년 이자로만 6조원 썼다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021∼2023년 충격파' 장기화…양대 공사 경영위기 지속

송배전망·LNG 생산기지 등 에너지 인프라 확충 차질 우려도

헤럴드경제

서울 중구 명동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 입구[헤럴드경제DB]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요금을 제때 인상하지 못한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의 부채가 합산 250조원에 육박하면서 이 곳들의 작년 이자 비용이 역대 최대인 6조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후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지만, 2021∼2023년 두 회사가 원가 밑으로 전기·가스를 공급해 대규모 손실이 누적된 결과다.

문제는 두 공사가 천문학적인 규모의 부채에 짓눌려 경영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해 송·배전망 등 국가의 에너지 인프라 건설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3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한전과 가스공사의 부채를 더하면 249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한전 부채는 202조4000억원으로 전년의 192조8000억원보다 9조6000억원 증가하면서 200조원을 넘어섰다. 두 회사의 작년 이자 비용은 전년보다 2조3000억원(62%) 증가한 6조원으로 집계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작년 이자 비용은 한전 4조4000억원, 가스공사 1조6000억원으로, 각각 전년보다 57%, 75% 늘어났다. 두 기업이 대규모 '이자 폭탄'을 맞은 것은 국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한 2021∼2022년 쌓인 수십조원대의 누적 적자가 그대로 남았고, 상당 폭의 전기·가스 요금 인상에도 수익 구조가 정상화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작년에는 평균 적용 금리도 전년보다 높았다.

한전은 작년 3분기부터 분기별 영업이익을 내기 시작했지만, 작년 한 해 여전히 4조6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이에 한전은 한전채를 발행하는 등 21조6000억원을 차입해 전기를 사거나 송·배전망 건설 등 시설 투자에 썼다.

2022년 이후 6차례의 전기요금 인상으로 한전이 손해를 보고 전기를 파는 국면서는 일단 벗어났지만, 2021∼2023년 43조원의 누적 적자는 고스란히 한전의 막대한 이자 부담으로 남는다.

한전의 중장기 재무 계획에 따르면 200조원을 막 넘긴 총부채는 2027년 226조3000억원까지 늘 전망이다. 2023∼2027년 한전이 부담할 이자는 총 24조원이다. 연 평균 4조∼5조원이 이자로만 나간다는 계산이 나온다. 작년 실제 4조4000억원의 이자가 쓰이면서 이런 전망이 현실이 됐다.

따라서 올해 한전이 시장 전망대로 수조원대 영업이익을 내도 이자 비용으로 4조∼5조원을 지출하면 순손실을 기록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한전과 달리 요금이 아직 원가 이하인 가스공사는 재무 위기 해법 마련이 더 어렵다.

가스공사는 작년 1조5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냈지만, 이자로 1조5000원이 빠져나가 결국 7000억원대 순손실을 냈다. 가스공사가 채택한 독특한 회계 구조까지 고려하면 가스공사의 실제 적자 폭은 훨씬 크다.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에 가스를 공급한 뒤 원가와 공급가의 차액을 향후 받을 '외상값'으로 장부에 적어 놓은 미수금은 2023년 말 기준 15조7000원으로 전년보다 3조7000억원 증가했다. 일반 기업 회계를 적용하면 가스공사는 작년 2조원대 영업손실, 4조원대 순손실을 기록한 것이 된다.

당초 정부는 에너지 가격 급등기에 쌓인 이들 공사의 누적적자와 미수금을 해소하고자 에너지 요금 인상 로드맵을 마련했고, 실제 전기·가스 요금을 상당 폭 인상했다.

하지만 물가 상승과 국민 부담 등을 고려해 당초 제시한 수준만큼 요금을 올리지는 못했다. 여기에 4월 총선을 앞두고 관련 에너지 가격을 포함한 공공요금 현실화 논의가 중단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송·배전망 등 국가의 에너지 인프라 건설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 성장, 전기차 보급 등 전동화 확산,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등 산업 전환 흐름 속에서 한전이 책임지는 국가 송·배전망 투자 규모는 빠르게 확대하는 추세다.

제10차 장기 송·변전 설비계획에 따르면 오는 2036년까지 전국의 송전선로는 현재의 1.6 배로 늘어야 한다. 투자 비용은 56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한전은 전망했다.

작년 한전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전력을 댈 동해 초고압직류송전(HVDC)망을 포함한 설비 투자에 총 15조6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지만, 계획 대비 집행률은 92%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은 올해도 설비 투자에 작년보다 2조원 늘어난 17조6000억원을 쓰기로 해 재원 확보가 중요해진 상황이다. 한전은 필요시 발행 잔액이 74조9000억원인 한전채를 추가로 찍어내는 등 추가 차입을 통해 자금을 확보할 태세다.

가스공사도 석탄 화력발전소 폐지에 따른 액화천연가스(LNG) 사용 확대에 따라 가스 생산 시설과 전력 비축 기지 등 인프라를 확충해야 하는 처지다. 가스공사는 2026년까지 가스 주 배관 440㎞ 구간을, 2028년까지 당진 LNG 생산 기지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oskymoon@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