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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시위와 파업

퇴근길 시위대 우르르…꽉 막힌 도로, '이 사람'이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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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경찰서장①]유재용 서울 광진경찰서장 "시민들 '피부로 느끼는' 협력 치안 강화할 것"

[편집자주] 형사, 수사, 경비, 정보, 교통, 경무, 홍보, 청문, 여청 분야를 누비던 왕년의 베테랑. 그들이 '우리동네 경찰서장'으로 돌아왔습니다. 행복 가득한 일상을 보내도록 우리동네를 지켜주는 그들. 서울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연일 구슬땀을 흘리는 경찰서장들을 만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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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용 서울광진경찰서장 인터뷰 /사진=이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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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깃발 든 수천명의 시위대와 빌딩에서 쏟아져 나오는 직장인들. 집회가 있는 날이면 광화문 사거리는 주말 백화점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빠른 퇴근이 사명인 직장인은 꽉 막힌 도로가 불만이고 시위에 나선 또 다른 시민은 불편한 마음으로 구호를 외쳤다.

지난달 부임한 유재용 신임 서울 광진경찰서장은 지난해 서울경찰청 정보상황과장으로 근무했다. 유 서장에겐 집회·시위의 자유와 시민의 일상을 보호할 절충점을 찾는 숙제가 있었다. 서울시내 집회 할 공간이 부족하니 도로를 통제할 수밖에 없는 상황과 그로 인해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모두 이해됐다.

고민 끝에 유 서장은 평일 출퇴근 시간대만이라도 집회·시위를 제한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정책 시행 초기에는 반발도 있었지만 지금 와선 집회·시위 현장에 정착된 분위기다. 유 서장은 "많은 단체가 경찰의 조치를 이해하고 협조해준 덕"이라며 "대다수 시민들의 환영을 받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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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세종대로 일부가 대규모 집회로 통제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상관 없음.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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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과 16년, 광진구에서 유년시절 보낸 광진서장

유 서장은 1992년 경찰이 돼 올해로 33년차를 맞았다. 경력 절반에 가까운 16년을 정보과에서 보냈다. 정보과 경찰은 집회·시위, 집단 민원, 대규모 행사에 있어 안전 관리하는 업무를 한다. 범죄 수사의 실마리가 될 수 있는 첩보를 모으거나 시민 생활 속 위험이 될 만한 안전 정보를 수집하는 것도 정보과 경찰의 주요 업무 중 하나다.

유 서장은 "직접 수사에 나서진 않지만 담당 부서에 첩보를 전달해 실질 수사로 이어지도록 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했다"며 "상황 관리의 핵심이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미리 검토하는 것인 만큼 서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시민의 안전에 문제가 될 수 있는 상황을 파악, 안전한 광진을 만들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서장은 지난달 광진서장으로 부임하며 마치 고향에 돌아오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유 서장은 광진구에서 초중고를 모두 졸업했다. 과거 2년 동안 광진경찰서에서 근무한 경력도 있다. 추억과 인연이 깊은 만큼 광진구 특성에도 빠삭하다.

광진구는 건국대·세종대 등 대학교와 잠실대교·올림픽대교·천호대교 등 한강 다리, 화양동 '건대 맛의 거리' 등 번화가가 있다. 구민 평균 연령은 서울 전체 중위연령인 44.2세보다 2세 낮아 '젊은 구'로 통한다. 유 서장은 이러한 광진구 특성에 맞춰 거리 환경 개선 사업, 한강에서의 투신자살 예방 등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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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용 서울광진경찰서장 인터뷰 /사진=이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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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소방·구청 함께 '협력 치안' 강화…"안전한 광진 만들 것"

유 서장은 관내 주민들이 체감 안전도 향상을 '피부로 느끼도록' 관련 정책을 시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흉기 난동 등 강력 사건이 잇달아 발생한 뒤 서울경찰청에서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한정된 경찰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기 위해서다. 형사기동대와 기동순찰대 편성이 일례다. 이에 발맞춰 광진경찰서도 유동 인구가 많은 주말에 기동순찰대를 건대 맛의 거리와 같은 번화가에 투입하고 있다.

아울러 구청, 소방, 구의회 등 주민 삶과 맞닿아 있는 유관기관과의 소통을 강화해 협력 치안을 강화할 계획이다. 유 서장은 "안전한 일상을 만들기 위해선 경찰뿐 아니라 성숙한 시민 의식, 유관 기관의 협력 등이 필요하다"며 "2월 초 광진구청장님, 구의장님을 시작으로 주민의 목소리를 전해줄 많은 분을 만났고 앞으로도 경찰서 문턱을 낮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서장은 '어떤 경찰로 기억되고 싶냐'는 질문에 "나보다는 광진 경찰을 기억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동료 경찰들과 시민들이 '좋은 서장이었다'고 기억해주면 좋겠지만 이보다 중요한 건 광진 경찰이 주민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것"이라며 "서장으로 있는 동안 협력 치안이 잘 정착돼 '광진 경찰은 참 유능하고 신뢰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지성 기자 so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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