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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전문가들 "北포탄 불량? 예상했다"…일각선 "심리전" 경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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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 직전인 지난해 8월 중요 군수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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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러시아군에 제공한 포탄의 절반 이상이 '불량'이라는 우크라이나 측의 주장을 놓고 전문가 사이에서 엇갈린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충분히 예상했던 수준"이란 평가가 나오는 반면, "북한의 무기 수준을 너무 깎아내려선 곤란하다"는 경고도 나온다.

바딤 스키비츠키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GUR) 부국장은 최근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부족한 무기 생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한의 도움을 받았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며 "이 탄약들은 1970~80년대 만들어진 것들로, 절반 이상이 작동하지 않거나 사용 전 복원이나 검사가 필요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스키비츠키 부국장에 따르면 통계상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수입한 탄약은 약 150만 발 수준이다.

북한이 러시아에 보낸 포탄의 품질에 대한 지적은 이미 여러 차례 나왔다. 지난해 12월 우크라이나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으로부터 받은 탄약의 상태가 만족스럽지 못해 러시아군 대포와 박격포가 터지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거론했다. 우크라이나 군사전문 매체인 인디펜스 엑스프레스는 러시아군이 사용 중인 북한산 NDT-3 152㎜ 포탄 5발을 해체한 사진을 공개하면서 "전선 등 부품이 누락됐고, 충전된 화약의 색상도 들쭉날쭉해 연소 강도가 일정치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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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해체한 북한산 포탄의 내부. 사진 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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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수 전문가들은 이런 우크라이나 측 정보분석을 신뢰하는 분위기다. 익명을 원한 한 국책연구기관 연구위원은 "북한이 선입선출 방식으로 기존 재고자산을 먼저 러시아에 보냈다면 포탄의 불량률이 예상보다 높을 수 있다"며 "일반적으로 포탄은 저장 기간이 길어질수록 품질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북한이 군수공장의 가동률을 급속히 끌어올리면서 나타난 현상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군 소식통은 "수출량을 맞추기 위해 중앙에서 할당된 물량을 맞추기 위해 각 군수공장이 생산량을 무리하게 늘리는 과정에서 품질에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가 3년 넘게 이어져 내부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러시아에 보낼 포탄을 무리하게 생산한 탓에 품질 저하를 불렀을 수 있단 얘기다.

이와 관련, 신원식 국방장관은 지난 26일 기자 간담회에서 "북한이 러시아의 포탄 요구 수준을 맞추기 위해 군수 공장을 전력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도 파악됐다"며 "북한 내 열악한 원자재나 전기량 등을 고려할 때 전체 군수 공장 가동률은 30%선인데도 무기·포탄 공장들은 풀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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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매체에 등장한 북한산 추정 포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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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해도 북한의 무기 생산 능력을 너무 깎아내려선 안 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군은 매년 각급 제대별로 대규모 포사격 훈련을 실시하는데, 만약 포탄의 품질에 이상이 있다면 이미 수정했거나 관련 사례가 한·미 정보자산에 포착됐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우크라이나 측에서 지속적으로 북한산 포탄의 품질 문제를 제기하는 것에 주목하는 전문가도 있다. 전직 군 관계자는 "러시아군의 사기를 떨어뜨리면서 북한산 포탄의 사용을 주저하게 하려는 심리전의 일환일 수 있다"고 말했다. 북·러 간 협력이 군사·외교 분야에서 경제·문화·교육·농업·정보산업·정당 등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이와 관련, 신 장관은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한 대가와 관련해 "식량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그 외 생필품들이 있을 수 있다"며 "무기 생산을 위한 소재·부품 등도 화물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넘어간 게 북한에서 간 것보다 30%가 더 많다"고 했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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