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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아무나 데려가더니 '사달'났다…러 죄수 용병, 귀향 후 성범죄·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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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동안 생존하면 사면” 죄수 용병 모집

사면 후 연이어 강력 범죄…지역 주민 공포

우크라이나와 전쟁에 용병으로 참전했던 러시아 범죄자들이 풀려나자 고향으로 돌아와 각종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해당 지역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러시아의 바그너 그룹은 2022년 중반부터 러시아 전역의 교도소에서 6개월 동안 전장에서 생존할 경우 사면한다는 조건을 내걸고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참전할 죄수들을 용병으로 모집했었다. 바그너 그룹은 지난해 8월 사망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창설한 러시아의 민간 군사기업(PMC)이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의 “엄격한 법에 따라 사면되는 것”이라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범죄자들이 풀려나는 것에 대한 공포가 확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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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너 그룹 용병들이 지난해 10월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사망 40일을 맞아 임시 기념관을 방문해 프리고진을 추모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러시아의 한 인권단체 관계자는 “바그너 그룹에 용병으로 지원한 범죄자 중에는 형기가 많이 남아 있는 사람이 많다. 아주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라는 뜻”이라며 “그들에 대해 아무 대처도 하지 않는다면 범죄가 크게 증가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과거 성범죄 전력이 있는 바그너 용병 출신들이 사면 후 강력 성범죄와 살인 등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8일 14세 소녀를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된 러시아 페름시 출신의 니콜라이 네차예프(38)는 2019년에도 같은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그는 복역 중에 바그너 그룹 용병으로 자원한 후 6개월의 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11월 사면됐다.

지난달 29일에는 10세와 12세 여학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전직 바그너 용병 출신 세르게이 샤흐마토프(42)가 징역 17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사면된 지 불과 하루 만에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10월에는 크라스노야르스크 크라이 지역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죄수 출신의 바그너 용병 데니스 스테파노프(32)가 자신과 함께 집으로 돌아갈 것을 거절한 여자친구에게 앙심을 품고 여자친구의 집에 불을 지른 것이다. 이 사건으로 여자친구와 그의 모친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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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돼 전장에 배치된 바그너 그룹의 용병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해 8월 초에도 역시 죄수 출신의 전 바그너 용병 이고르 소포노프(38)가 고향 카렐리아에서 6명의 마을 주민을 살해하고 집 2채를 방화한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죄수들이 불법적으로 사면된 것으로 보인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는 “한 죄수의 석방 증명서 사본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푸틴 대통령이 죄수들을 용병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불법적인 비밀 사면령을 추진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헌법에 따르면 사면령은 대통령만이 내릴 수 있지만, 러시아 정부는 2020년 이후 사면령을 내린 적이 없다”며 “많은 죄수를 끌어들이기 위해 비밀 사면령을 내린 것은 법률 체계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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