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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연재] 뉴스1 '통신One'

재정난 허덕이는 英 지방정부 친환경 예산 ‘크라우드 펀딩’[통신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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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만에 16억원 달성…투자자 연 4.6% 수익 돌려받는 구조

6년간 약 101억 펀딩 목표로 기후 대응 프로젝트 지원 예정

뉴스1

29일(현지시간) 기준 런던 남부 사우스워크 지방의회가 진행중인 기후 예산 크라우드 펀딩 현황. 지난 26일에 시작된 지 사흘만에 13만 9371파운드(약 2억 3500만원)이 모였다. 영국 사우스워크 지방의회 크라우드 펀딩 페이지 갈무리).


(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 정부가 지자체 지원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예산 편성에 어려움을 겪는 지방의회가 각종 친환경 주민 서비스와 기후 대응 예산을 기부금으로 받은 뒤 일정한 수익률로 돌려주는 ‘크라우드 펀딩’으로 전환해 눈길을 끌고 있다.

29일(현지시간) 가디언과 런던 남부 사우스워크 지방의회에 따르면 영국 잉글랜드 전역에 있는 지방의회들이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사우스워크 지방의회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앞으로 6년 동안 600만 파운드(약 101억4000만 원)를 모아 기후 친화적인 프로젝트를 위한 자금을 유치하기로 했다.

이번 계획은 재정적 제약과 기후 비상 사태에 대처해야 하는 이중적 과제를 떠안은 지방의회가 고심 끝에 만들어낸 돌파구다.

특히 투자자에게 연간 4.6% 수익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다음 회계연도인 5월까지 100만 파운드(약 16억9000만 원) 모금을 진행한다.

투자자에게 정기적인 이자와 자본 수익은 5년간 6개월마다 지급되고 수익금은 투자자가 원하는 대로 인출하거나 재투자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투자가 그렇듯 투자는 장기적이고 쉽게 실현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도 지방의회 홈페이지에 함께 언급된다.

영국 대다수의 지방 당국은 정부로부터 6억 파운드(약 1조141억8600만 원)에 달하는 추가적 지원에도 불구하고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주민 서비스 범위나 횟수를 줄이고 지방세를 최대한 인상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이번 크라우드 펀딩 시도로 일반인들은 누구나 최소 5파운드(약 8500원)부터 투자할 수 있다. 지난 26일 크라우드 펀딩이 시작된 이후 29일까지 사흘만에 13만 9371파운드(약 2억3558만 원)가 모였다.

이번 1차 펀딩 프로젝트는 오는 5월 27일까지 100만 파운드(약 16억9000만 원) 달성을 목표로 한다.

영국 지방정부협회(LGA)가 발표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잉글랜드 지방의회 가운데 3분의 2가 예산 부족을 메우기 위해 쓰레기 수거, 도로 유지보수, 도서관 운영 서비스 등 주민 서비스 범위를 줄이는 계획을 하고 있다.

사우스워크의 기후 프로젝트에 기부하는 모금액은 재생 가능한 에너지 확대와 난방 프로젝트, 태양광 패널 설치, 친환경 건축 프로젝트, 폐기물 재활용 프로젝트, 자연재해 예방 프로젝트, 야생동물과 자연환경 보호 프로젝트 등에 쓰일 예정이다. 주민 서비스 제공 측면에서는 더 많은 자전거 거치대, LED 조명 설치, 학교와 레저 센터의 친환경 개조 작업 지원금으로 사용된다.

영국 중앙정부의 지원금 삭감과 계속되는 인플레이션 그리고 공공 서비스에 대한 수요 증가가 겹치면서 지방의회는 올해와 내년도 예산안에서 40억 파운드(약 6조7612억4000만원)의 세수 부족을 겪을 것으로 추산된다.

사우스워크 지방의회도 670만 파운드(약 113억2500만 원) 세수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비용 절감과 효율성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들은 상한선 최대치인 4.99%에 맞춰 지방세 인상도 계획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이후 사우스워크 지방의회는 현금 기준으로 1억 4600만 파운드(약 2467억8000만 원) 이상에 달하는 정부 지원금을 잃었다.

이번 크라우드 펀딩은 지방당국이 주민이나 다른 일반인들로부터 투자금을 받고 약 4.6%의 수익을 다시 돌려주는데 이는 정부가 지원하는 공공사업 대출위원회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보다 결과적으로 더 저렴한 이자율 혜택을 누리게 되는 셈이다.

또한 주민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기후 비상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영국 노동당이 운영하는 녹색금융의회 부위원장인 에밀리 힉슨은 "(크라우드 펀딩은) 전국에 있는 지방의회가 마주한 예산 위기를 해결하는 방식이 될 수는 없겠지만 (특정 안건을)빠른 시간안에 일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며 "이 같은 유형의 프로젝트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tigeraugen.c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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