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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MZ 뿔난 '성과급'…현대차 노조 "잘 벌었으니 더 달라"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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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삼성전자‧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대기업들이 성과급을 놓고 몸살을 앓고 있다. 실적이 부진해 성과급을 줄인 회사에선 원성이 터져 나오고, 실적이 좋았던 기업에선 ‘잘 벌었으니 성과급을 더 달라’는 요구가 커지면서다.



“잘 벌었으니 더 달라” 성과급에 뿔난 대기업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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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 전경. 사진 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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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쓴 현대차·기아도 성과급 진통이 거세다. 최근 2년 동안 임금 협상과는 별개로 특별성과급을 지급했는데, 올해에는 특별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으면서다. 노조는 내달 1일부터 10일까지 있는 주말·휴일 특근을 거부하겠다고 즉각 반발했다. 회사에 항의성 공문도 발송했다. 현대차 노조는 긴급 성명에서 “역대 최대실적을 달성한 만큼 조합원 피땀의 결과를 정당하게 쟁취하겠다는 것”이라며 “사측은 조합원의 여망을 송두리째 짓밟았다”고 주장했다.

회사는 하반기 임금협상에 임금 인상률과 특별성과급을 모두 포함해 ‘총 보상’ 관점에서 지급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2년간은 전년도 실적을 바탕으로 연초에 400만원(2022년), 400만원 및 주식 10주(2023년)을 특별성과급으로 지급했는데, 이 같은 방식이 직원들의 혼란을 가중했다는 취지다. 연초 특별성과급이 정례화되면 기존 임금협상과의 혼선이 생긴다는 것이다. 특히, 특별성과급이 성과가 부진해도 지급해야 하는 임금 성격으로 굳어질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교섭을 최대한 조기에 마무리해 성과 보상이 빠르게 체감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게다가 계열사 노조들도 현대차·기아와 동등한 수준의 특별성과급을 요구하는 곳이 늘고 있다. 지난해 현대제철·현대모비스 노조는 “완성차 업체의 실적 성장에 계열사가 기여한 부분이 많다”며 현대차와 같은 금액의 성과급을 요구했고 실제 현대모비스는 하반기 별도 명목으로 현대차와 유사한 수준의 ‘특별격려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22년 성과급을 받지 못한 현대제철은 지난 22일에도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그룹 본사 앞에서 2023년 몫의 특별성과급을 요구하는 확대 간부 파업을 벌였다. 지난해 이 회사 영업이익(8073억원)은 전년 대비 50.1% 줄었다.

지난해 15조원의 적자를 낸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직원들은 성과급을 못 받자 최근 노조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매년 연봉의 40~50%를 초과이익성과급(PS‧현 OPI)으로 받는데 그 지급율이 처음으로 0%로 떨어진 것. 특히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용 메모리반도체의 선전으로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하며 직원들에게 성과급까지 지급하자 삼성 직원들의 불만이 더 들끓었다. 사내 게시판 나우톡에는 ‘노조 가입 완료’를 인증하는 ‘노가완’이란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아무도 모르는 초과이익배분금의 산정 기준을 명확히 밝히겠다’며 꾸려진 전국삼성노조 조합원 숫자는 지난해 말 9000명 수준이었는데, 2개월 만에1만7000여명으로 2배 가까이 껑충 뛰었다.



가성비 트럭 시위 등장했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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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이 마련한 시위 트럭이 서울 여의도 일대를 돌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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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노조에만 의존하는 것도 아니다. 일부 직원들은 사비를 털어 트럭 전광판에 항의 문구를 띄우는 트럭 시위로 기업 경영진을 압박한다. “피와 땀에 부합하는 성과체계 공개하라”(LG에너지솔루션), “성과급 지급 방식의 투명한 공개를 요구한다”(한화큐셀), “두 얼굴의 영업이익 밖으로는 자랑거리 안에서는 핑곗거리(BGF리테일)” 등의 문구를 띄운 트럭을 회사 건물 앞에 세워두는 식이다. 개인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외부의 주목을 끌 수 있는 ‘가성비 시위’로 입소문이 나며 여러 기업들로 확산하는 추세다. 복수의 재계 관계자는 “오픈 카톡방을 기반으로 자금을 모아 트럭 등을 대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개인적인 불만이 산발적으로 터져나오던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게시판보다 트럭 시위의 파괴력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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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반복되는 성과급 갈등, 해법은



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에 대해 전문가들은 노사 간 성과급 지급 기준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공정’에 예민한 MZ세대가 노조의 주축이 되면서 성과급 논란이 더 거세지고 있는 만큼, 회사가 성과급 지급 기준을 보다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맥락이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기업에서 가장 민감한 문제 중 하나가 공정성”이라며 “이직을 선택할 수 있는 인재들에겐 성과급이나 복지 등 내가 즉각 받을 수 있는 보상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진단했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성과에 대한 보상이 내 기대와 어긋날 때 갈등이 가장 격화되기 때문에 ‘기대 관리(expectation management)’가 중요하다”며 “사전에 정해진 명확한 룰을 가지고 성과에 대한 계획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를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실제로 2021년 SK하이닉스는 성과급 산정 기준이 불투명하다는 불만이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 제기됐지만, 성과급을 영업이익에 연동하기로 약속하면서 가까스로 갈등을 잠재운 바 있다. 성과급 기준으론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은 ‘경제적 부가가치’(EVA) 대신, 영업이익의 10% 가량을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키로 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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