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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전문가 "어음보다 현찰을…정부도 '전공의 파격지원' 해줄 때" [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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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29일 비상진료체계 운영 현황을 점검하기 위해 서울 동작구 중앙대병원을 방문했다. 조 장관이 의료진에게 허리를 깊숙히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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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복귀 시한이 지나면서 일부가 병원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8일 오전 11시 기준으로 100개 수련병원 전공의 294명이 복귀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나간 전공의(9076명)의 3.2%이다. 지난달 29일 자정 기준으로 집계하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다만 1~3일이 휴일인 점을 고려하면 실제로 시한이 사흘 더 남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사흘간 전공의 복귀를 촉진하려면 좀 더 파격적인 대책을 보여줘야 한다고 권고한다. 전공의를 움직일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 제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몇몇 전문가는 "지난달 1일 공개한 필수의료 패키지 대책은 일종의 어음이다. 지금은 현찰을 보여줄 때"라고 말한다. 전공의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1일 성명에서 "정부 대책이 피상적인 단어만 나열됐을 뿐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고 지적했었다.

신영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지금의 전공의 근로 환경은 달라진 젊은 세대에게는 맞지 않은 옛날식 버전이다. 이들이 인간답게 보내고, 수련에 집중할 수 있는 지원책이 즉각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우선 과제로 근무시간 축소 스케줄이다.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법'에는 주당 80시간을 초과해 일하지 못하게 돼 있었으나 최근 개정돼 상한선을 80시간 이내로 줄이게 돼 있다. 신 박사는 "이 기준을 어떻게 줄일지 연차별 세부안을 제시하고, 여기에 필요한 전문의 충원과 병원 수가 지원 방안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만 월 100만원을 지원한다. 정부는 필수패키지에서 "산부인과·외과계열로 확대하고 금액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신 박사는 "금액과 대상을 크게 늘려야 한다"고 제안한다. 그는 "미국·영국·일본 등 주요 선진국은 전공의 수련비용을 정부가 다 댄다"며 "미래 인재를 위한 국가의 투자라는 관점에서 과감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필수분야 수가 인상도 획기적 안을 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박은철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응급 등급에 따라 수가를 차등하지 말고 일률적으로 올리고, 야간과 공휴일 응급 수가를 대폭 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영유아 수가도 마찬가지다. 1세 미만은 200%, 1~6세는 100% 올리고, 난이도가 높은 수술은 지금의 두 배로 올리자고 제안한다. 박 교수는 이어 "정부가 발표한 대책을 상세하게 이해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의료단체의 간부는 "대동맥박리·소아심장·뇌 수술 등은 정말 수가를 많이 올려야 한다. 이런 환자가 언제 올지 몰라 대기하는 비용을 충분히 보상해야 한다"며 "그냥 '대폭 인상'이 아니라 G7(선진 7개국) 평균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신영석 박사는 "각종 관련 의학회와 세부 사항을 검토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건 기존 방식이다. 일단 올려놓고 그 이후 조정하면 된다"며 "지금은 비상시국이지 않으냐. 이것저것 가릴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지역 의료기관의 분만 수가를 55만~110만원 올렸는데, 당시 일각에서 '묻지마 지원'이라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0.7명대의 출산율 앞에서 묻혔다. 지금이 그런 방식이 필요할 때라는 것이다.

박은철 교수는 다만 "의대 증원 2000명 안을 조정하지 않으면 어떤 대책도 먹히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가 의료계 대표단이 시한(3월 15일)을 정해놓고 정원 조정을 포함한 의제를 두고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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