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9살 아들 앗아갔는데 고작 5년형, 진정 정의인가" 아버지의 눈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이른바 ‘청담동 스쿨존 음주운전 사고’로 아들을 잃은 아버지는 가해자에게 징역 5년이 확정되자 “한 줄기 희망을 품고 대법원에 나왔으나 저의 희망은 처참히 무너지고 말았다”며 눈시울을 밝혔다.

이데일리

만취 상태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초등생을 차로 쳐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고모(41) 씨가 지난 2022년 12월 9일 서울 강남구 강남경찰서에서 검찰로 구속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음주운전 사고 피해자인 고(故) 이동원 군의 아버지는 29일 대법원 선고 이후 이같이 말하며 “대낮에 음주운전해 제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학교 후문 바로 앞에서 하늘나라로 보낸 자가 고작 5년의 형량을 받는 것이 진정 정의냐”고 반발했다.

이어 “법원은 시대의 요구를 반영하는 판결을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며 “동원이의 희생이 좀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지 못했다는 것, 매번 음주운전 사망 사건이 날 때마다 제가 오히려 잘못해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게 아닌가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동원이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아이였다. 그 뜻을 제가 이뤄주지 못한 것 같아서 미안하다”고 했다.

또 가해자가 항소심까지 5억 원을 공탁한 것에 대해선 “감형요소로 1, 2심에서 고려된 건 확실하다”며 “그것을 옳지 못하다고 판단하지 못한 게 이번 대법원 판결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족은 “가해자가 대형 로펌의 전관 부장판사 출신을 쓴 점, 기습 공탁금을 사용한 점 등 모두 금전적인 힘이 작용해 이런 판결이 나온 것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피해자인 제가 공탁금이 필요하지 않고 용서할 의사가 없다고 여러 차례 밝혔음에도 재판부가 이를 감형요소로 고려하는 건 저 대신 용서라도 하겠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또 “(공탁금은) 가해자가 금전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한 것”이라며 “정말 잘못된 제도라 생각하고 피해자의 고통을 덜어주는 방식으로 제도가 재정비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지난 2022년 12월 13일 서울 강남구 언북초 앞 스쿨존 음주운전 사고현장을 지나는 학생들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어 숨진 이동원 군을 추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날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어린이보호구역 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가해자 고 모(41)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고 씨는 2022년 12월 2일 강남구 언북초등학교 앞에서 술을 마시고 자신의 차량을 몰다가 하교하던 9살 초등학생 이 군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고 씨는 사고 직후 그대로 집까지 운전해 갔고, 검찰은 고 씨에게 음주운전과 뺑소니 혐의 등을 적용했다.

1심 재판부는 고 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지만, 2심 재판부는 ‘하나의 교통사고에 여러 과실이 있다 하더라도 별개의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징역 5년형으로 감형했다.

뺑소니 혐의에 대해선 고 씨가 20~30m 떨어진 곳에 주차하고 현장으로 돌아온 점, 소극적으로나마 구호 조치를 한 점 등을 들어 무죄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러한 원심 판결에 대해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보고, 검찰과 고 씨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2020년부터 도입된 ‘민식이법’은 스쿨존 내 안전의무를 위반한 사망 사고에 대해 최고 무기징역형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2021년 3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민식이법 관련 판결문 226건을 분석한 결과, 징역형이 내려진 건 전체의 5%, 12건에 불과했다. 형량은 최소 징역 8개월, 최대 징역 5년이었다.

특히 음주운전으로 스쿨존 교통사고를 내 재판에 간 5건이 모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에 따라 이미 강력한 법이 있지만 아직 법원이 이를 따라오지 못한다는 지적과 함께 엄한 처벌로 어린이 교통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번 일깨워야 한다는 학부모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앞서 이 군 유족은 고 씨 측이 낸 공탁금 등을 받지 않고 엄벌을 촉구하기도 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