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2 (월)

이슈 국방과 무기

러, 中 등 강대국과 충돌 초기부터 전술핵무기 사용 교리 마련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FT 유출 기밀문건 확인…전문가 "전술핵 사용 문턱 매우 낮은 듯"

전문가들 "10년 지난 문건이지만 여전히 현 교리와도 연관"

연합뉴스

러시아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2022년 2월 19일(현지시간) 러시아가 극동 캄차카반도에서 시험 발사한 RS-24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모습. [타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러시아군이 주요 세계 강대국과의 충돌시 초기 단계에서부터 전술핵무기를 사용하는 방안을 연습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러시아군 기밀문서를 근거로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의 침공시에 대한 훈련 시나리오들 안에 전술핵무기에 대한 교리가 담겨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전술핵 사용의 문턱이 러시아가 그간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보다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전했다.

FT가 서방 취재원에서 입수한 기밀문서는 2008∼2014년 러시아군 훈련을 위해 작성된 29건으로, 전술핵 운용 원리 논의가 포함된 워게임 시나리오 등을 담고 있다.

이들 자료는 러시아군이 핵전력을 국가 방어전략의 주춧돌로 본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으로, 어떤 전장 조건에서 선제 핵 공격을 가할 수 있도록 훈련했는지를 보여준다고 FT는 설명했다.

한 문서에 따르면 동아시아를 담당하는 러시아군 동부 군관구는 중국의 침공을 가정한 다수의 시나리오에 맞춰 전술핵 사용 예행연습을 했다.

이 중 한 훈련은 중국의 러시아 공격 시 러시아가 중국군 2차 침공 전력의 진격을 막기 위해 전술핵으로 대응하는 시나리오를 담았다.

이는 중국군이 최초 러시아를 공격한 뒤 바로 다음 부대를 투입할 경우 핵무기로 반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 한 해군 훈련 문서는 ▲ 적군의 러시아 영토 내 진입 ▲ 국경 경비 책임을 진 부대의 패배, ▲ 재래식 무기를 이용한 적의 공격 임박 등 폭넓은 전술핵 공격 기준을 제시했다.

이 문서는 전술핵 사용 기준이 러시아군의 손실로 인해 적군의 주요 공세를 멈추는 것이 돌이킬 수 없도록 실패하는 경우, 러시아의 안보가 위태로운 경우 등 여러 요인의 조합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군 전략핵잠수함(SSBN) 전력의 20% 이상, 핵추진잠수함(SSN)의 30% 이상, 순양함 3척 이상, 공군 기지 세 곳 이상이 파괴될 경우도 각각 잠재적인 전술핵 사용 조건으로 꼽혔다.

이 밖에도 외국이 공격하거나 군사적 충돌을 확대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려는 경우, 러시아군의 전투 패배나 영토 상실을 방지하려는 경우 등 폭넓은 목표를 위해 전술핵을 쓸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자료에 대해 전문가들은 작성일이 10년은 지난 문서들이지만 여전히 현 러시아군 교리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독일 소재 카네기 러시아 유라시아 센터의 알렉산드르 가부예프 국장은 "이런 문서가 공공 영역에서 보도된 것은 처음 본다"면서 "이들 문서는 (러시아가) 전통적인 방식으로 원하는 결과를 달성할 수 없을 경우 핵무기 사용의 문턱이 매우 낮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전술핵은 미국을 겨냥한 전략핵무기와 달리 유럽·아시아의 전장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미국은 러시아가 최소한 2천기의 전술핵을 보유한 것으로 추산한다

앞서 지난해 6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술핵 공격에 대해 부정적으로 느낀다고 밝혔지만, 러시아의 전술핵 전력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넘어선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지난해 러시아의 핵무기 교리상 적의 핵무기 선제공격에 대한 보복 공격인 경우, 또는 재래식 무기가 사용됐는데도 러시아라는 국가의 존립 그 자체가 위협받을 경우 등 두 가지의 핵무기 사용 가능 요건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핵무기 사용 문턱을 낮추라는 러시아 내 강경파의 주장을 일축하면서 이 두 가지 기준 중 어느 것도 충족될 것 같지 않다고 덧붙였다.

jhpark@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