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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홍콩 '부자 소득세' 기습 인상…"예상 못했다" 놀란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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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소득 500만 홍콩달러 이상엔 16% 세율 적용,
외국인들 "예상 못했다" 반응

머니투데이

홍콩 도심을 출퇴근하는 근로자들/사진=로이터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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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이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20년 만에 처음으로 고소득자에 대한 세금을 인상한다.

폴 찬 재무장관은 28일 연례 예산 연설에서 오는 4월부터 5백만 홍콩달러(약 8억5000만원) 이상의 연간 소득에 대해 16%의 세금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현재까지는 모든 개인에 대한 세율 상한선이 15%였다. 홍콩 정부는 이번 조치가 납세자의 약 0.6%인 약 1만2000명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홍콩은 3월 31일로 끝나는 회계연도의 적자가 1년 전 예상치의 거의 두 배인 1016억 홍콩달러로 예상되는 가운데 적자를 메울 방법을 찾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세금 인상이 엔데믹 이후 홍콩 정부가 금융 산업 부흥과 인재 유치에 집중하는 와중에 고소득 금융맨들의 의욕을 꺾을 수 있다는 점이다.

찬 장관은 이번 조치로 매년 약 9억1000만 홍콩달러의 추가 수입이 발생할 것이라며, 세율 인상 후에도 홍콩의 소득세율이 다른 선진국보다 여전히 낮다고 강조했다.

윌리암 찬 그랜트 쏜톤(Grant Thornton) 홍콩의 세무파트너는 "전체 세금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변경하는 대신 고소득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내도록 하는 것은 많은 국가에서 공정한 원칙"이라며 "연소득 500만 홍콩달러를 기준으로 이원화한 세금체계가 고소득층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콩은 2003년에 급여에 대한 전체 세율을 16%로 인상한 바 있다. 그러나 2008년 기록적인 예산 흑자를 거두자 세율을 다시 16%에서 15%로 낮췄었다. 홍콩에는 소득세를 제외한 상품서비스세나 자본이득세가 없다.

한편 홍콩 정부는 토지 판매에 의존해 세입을 늘려왔으나, 팬데믹 이후 주택 및 사무 공간에 대하 수요가 줄면서 14년만에 처음으로 토지 판매를 중단했다. 홍콩 정부는 회계연도가 한 달 밖에 남지 않은 현재 연간 목표 토지 판매 수입의 23%인 850억 홍콩달러만 달성한 상태다. 이날 홍콩 정부가 주택 시장 규제를 일제히 철폐하고 시장 부양에 나선 이유도 이 때문이다.

대체투자관리협회의 아시아태평양 공동책임자 커 셩 리는 "홍콩은 글로벌 경제 변화 속에서 재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고소득자에 대한 소폭의 세금 인상은 홍콩의 매력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신중한 조치"라고 말했다.

그러나 예상하지 못했던 증세라는 점에선 놀랍다는 반응이 나온다. 리쿠르팅 회사 로버트 월터스의 홍콩 상무이사 존 멀럴리는 "제 주변에선 일단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 강하다"면서도 "현재로서는 홍콩에 남아야 하는지 의문을 가질 만큼 큰 폭의 증세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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