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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이스트소프트] 사업은 죽쑤는데… 김장중 회장은 주식 매도로 함박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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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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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이스트소프트가 적자의 늪에 빠졌다. 2023년 당기순손실 10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계열사 전반의 부진이 심화되며 기업 경영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하지만 위기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의 안색은 밝다. 한껏 높아진 주가에 주식을 매도하며 상당한 수익을 거뒀기 때문이다.

이스트소프트는 2023년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925억원, 영업손실 81억원, 당기순손실 10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4.3% 늘었지만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도 43.9%, 25.8%씩 상승했다.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이스트소프트는 인공지능(AI) 및 아이웨어 이키머스 사업의 선방을 언급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강조하고 나섰다. 2022년 주춤했던 매출 성장세가 다시금 성장 흐름으로 전한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스트소프트의 전체 사업에서 AI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이스트소프트의 인터넷 소프트웨어 사업 매출은 2022년 1~3분기 293억원에서 2023년 1~3분기 323억원으로 10% 증가했다. ‘알툴즈’ 사업이 부진했다고 가정하더라도 AI 사업이 이스트소프트의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남짓일 것으로 추정된다.

또 아이웨어 이커머스 사업이 성장했다고 언급했는데, 이는 자회사인 라운즈를 뜻한다. 라운즈는 2023년 1~3분기 매출액 59억원, 영업손실 29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1~3분기 매출액 50억원, 영업손실 34억원에서 다소 나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돈먹는 하마’ 역할을 하는 중이다.

이스트소프트의 자체 실적도 밝지 않다. 2023년 1~3분기 매출액 262억원, 영업손실 19억원으로 매출은 늘었지만 그만큼 적자 폭은 확대됐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이스트소프트의 부진이 ‘경영 실패’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계열사 중 하나인 줌인터넷의 경우 손대는 신사업마다 손실을 일으키는 ‘마이너스의 손’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도 붙었다.

이처럼 사업이 악화되고 있음에도 경영진의 표정은 그다지 어둡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보유 중인 주식을 고가에 매도하면서 상당한 수익을 거뒀기 때문이다.

김장중 회장은 1월10‧29‧30일에 이스트소프트의 주식 11만6000주를, 1월23일 줌인터넷 주식 10만주를 장내 매도했다. 이를 통해 벌어들인 돈은 41억3120만원이다. 한균우 이사와 박우진 이사도 각각 1억8100만원, 1억4375만7874원치 주식을 매도했다.

김 회장은 지속하는 계열사 부진에도 별다른 변화 없이 경영을 맡기는 ‘신뢰의 경영’을 펼쳤다고 평가받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런 신뢰가 문제를 키웠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경영 성과에 대한 적절한 평가 및 조치 없이 방관하면서 성장의 타이밍을 놓쳤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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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것이 이성현 전 줌인터넷 대표의 사례다. 2021년 2월 줌인터넷 대표로 영입된 이성현 전 대표는 금융 전문가로, 줌인터넷의 금융 신사업의 지휘봉을 쥐었던 인물이다. 그가 재임하던 당시 추진했던 ‘바닐라’, ‘겟스탁’, ‘줌투자’, ‘인스베팅뷰’ 등은 모두 실패로 돌아갔지만 이 대표는 작년 12월까지 대표직을 역임했다. 2024년 2월5일까지가 임기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임기를 모두 마친 것으로 평가받는다.

줌인터넷의 2022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성현 전 대표의 연봉은 3억2000만원상당이다. 2022년에는 경영 성과를 인정받아 2억2400만원의 상여를 받아 총 5억4400만원의 급여를 받았다고 공시했다. 같은 해 이스트소프트에서 김 회장과 정상원 대표가 7억1200만원, 1인당 3억5600만원의 급여를 수령한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수준이다.

문제는 앞으로의 대응이다. 줌인터넷은 개발팀장 및 총괄본부장을 거친 내부 인사 출신 김태기 대표와 미디어 테크 전문가인 김남현 대표의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두 대표에게는 작금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막중한 임무가 주어졌다.

김 회장과 정상원 대표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이스트소프트는 2012년부터 2022년까지 10년간 2014년(1억7000만원), 2020년(37억원)을 제외한 8년간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기업 경쟁력에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라운즈도 이스트소프트가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다. 라운즈는 2021년부터 2023년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손실 128억원을 기록했다. 이스트소프트의 기업 규모상 결코 적지 않은 돈이다.

이스트소프트와 줌인터넷은 코스닥 상장사인 만큼 이들 기업의 부진은 고스란히 투자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한 각고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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