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림-김만배 녹취록 인용 과징금 1500만원 취소
본안에서 2인 체제 결정 뒤집은 건 처음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이 지난 7월31일 정부과천청사에서 2인 체제로 공영방송 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하고 있다. /사진=방송통신위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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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2인 체제에서의 결정에 대해 위법이라는 판결을 내놨다. 가처분 결정이 아닌 본안 소송에서 법원이 방통위 2인 체제의 문제를 지적한 첫 판결이다. 공영방송 이사선임·YTN 최대주주 변경 등 방통위 2인 체제로 의결된 안건들이 줄줄이 뒤집힐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부장판사 이주영)는 17일 방통위가 2인 위원으로만 구성된 상태에서 MBC PD수첩의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인용 보도에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절차적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방통위는 지난해 8월부터 이동관·김홍일 전 위원장과 이상인 전 부위원장, 탄핵심판으로 직무 정지 중인 이진숙 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 등 2인 체제에서 공영방송 이사 선임과 YTN 민영화 등 안건을 처리했다.
이에 공영방송 기존 이사진이나 YTN 노조 등이 반발하며 방통위 처분 효력 집행정지 및 취소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 YTN 최대주주 변경이나 MBC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 선임 집행정지를 놓고 법원은 방통위 2인 체제에 문제 소지가 있다고 지적해왔다.
법원이 집행정지 처분을 넘어 본안 소송에서까지 방통위 2인 체제가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처음이다. 이에 이번 판결의 여파가 YTN 최대주주 변경과 방문진 이사 선임, KBS 이사 선임 관련 소송으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판결문을 받고 난 후 내용을 분석하고 적절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MBC 과징금 의결을 내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도 이번 판결에 주목하고 있다. 통상 방송사에 부과되는 과징금은 방심위 의결을 거쳐 방통위가 의결·확정해 집행한다.
방심위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는 방통위 2인 체제 의결에 대해서만 위법성 지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방심위 과징금 부과 의결 절차에 하자가 있는지는 판결문을 확인해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오는 24일 방통위 종합감사를 진행한다. 이날 국감에서 야당은 방통위 2인 체제의 문제점도 다시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오는 21일 방심위에 대한 단독 국정감사에서도 해당 문제에 대한 지적이 있을 전망이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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