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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하루에 1톤은 족히 판다"…바가지·꼼수 없는 순댓집 '바글바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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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28일 낮 12시쯤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의 한 순대 도매 가게. /사진=김미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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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댓집에 사람이 왜 이리 많아?" "여기 광장시장보다 3분의 1 가격이라고 유튜브에서 '선전'했잖아."

28일 낮 12시쯤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작은 순대 도매 가게에 행인들이 시선을 빼앗겼다. 경동시장에 들어서서 농수산물시장, 통닭골목을 지나니 '가성비 맛집'으로 소문난 'H순대'가 나왔다. 시장 구석이라 인적이 드문데도 이 가게 앞에만 20여명이 줄을 섰다.

10대부터 70대까지 나이대도 다양했다. 이 광경을 신기하게 본 행인들이 대기 줄에 합류하면서 오후 1시30분쯤 대기자는 50명까지 늘어났다.

가게는 5평 남짓으로 크지 않았지만 분업이 잘 이뤄졌다. 가게 안쪽 직원 2명은 물이 펄펄 끓는 가마솥 안에서 순대, 오소리감투, 머리 고기, 곱창 등을 건져 올렸다. 또 다른 직원은 식재료를 매대 위에 늘어놓고 손님이 순대와 부속 고기를 고르자 덩어리째 무게를 달았다. 한입 크기로 썰어주지는 않았다.

2m 폭의 골목에서 10m 넘게 줄을 선 사람들을 보며 행인들은 놀라워했다. "이 순댓집이 장사가 요즘 잘 돼"라고 한 마디씩 하며 지나갔다. 한 40대 여성은 줄 선 사람을 붙잡고 "여기 뭐 파는 데예요? 얼마인데 이렇게 사람이 많아요?"하며 궁금해했다. 손님 응대에 바쁜 이 가게 사장 A씨를 대신해 인근 상인이 가격을 알려주자 5명이 상인 쪽으로 몰려갔다.

가격은 파격적이었다. 분식집 5인분 양인 순대 1㎏에 4000원이었다. 가격은 10년 전에 비해 500원 올렸다고 한다. 인근 다른 가게보다는 500원 더 싸다. 그 밖에 머리 고기 반 마리에 1만2000원, 간 한 덩어리 2000원, 막창 한 근 7000원을 받았다.

앞서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벌어졌던 '바가지 논란'과는 딴판이었다. 이달 초 한 유튜버는 8000원짜리 단품 순대를 시키면 사장 마음대로 1만원짜리 모둠순대를 내온다며 광장시장 일부 업장의 '메뉴 바꿔치기' 꼼수를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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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낮 12시쯤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의 한 순대 도매 가게. 오후 1시30분쯤 대기인원이 50명까지도 늘어났다. /사진=김미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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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게에 처음 와봤다는 김모씨(26)는 이날 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을 내고 순대와 부속 고기를 두둑이 샀다. 사장 A씨가 미리 포장해둔 부속 고기를 보여주며 "이게 내장 5000원어치인데 여기 좀 더 넣겠다"고 하자 김씨는 "와 이만큼이나 돼요?"라며 놀라 했다. 김씨는 "요즘 물가가 많이 올라서 사 먹기 겁이 나는데 가격이 저렴해서 찾아왔다"며 "다른 곳이랑 비교하면 정말 저렴하다"고 말했다.

어머니와 함께 가게를 찾은 30대 여성 김모씨도 "어제 유튜브 영상과 기사를 보고 왔다"며 "머리 고기나 간 같은 다양한 특수부위를 이렇게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곳은 없다"고 했다.


시부모에게 물려받은 가게…25년 차 사장 "엄청 많이 팔아야 남아"

음식 리뷰 유튜버가 지난 26일 이 가게를 소개하는 영상을 게시한 후 며칠 사이 인기가 부쩍 늘었지만, 사장 A씨는 벌써 25년째 이 자리를 지킨 장사 베테랑이다. 시부모가 운영하던 가게를 며느리인 A씨가 조금씩 도와주다가 자연스레 전권을 넘겨받았다. 이 가게에서 도매로 고기를 사가는 거래처는 20여곳에 달한다. 바로 옆 순댓국집도 이 가게에서 재료를 구한다.

"남는 게 있냐"는 질문에 사장 A씨는 멋쩍게 웃으며 "엄청 많이 팔아야 남는다"고 했다. 순대와 부속 고기를 합쳐 하루에 1톤은 족히 판다고 했다. A씨는 "꾸준히 손님은 많은데 물가가 많이 오르다 보니 요즘 손님들이 더 찾는다"며 "보통 오후 5시쯤 재료가 떨어져 장사를 끝내는데 전날에는 준비한 재료가 오후 2시쯤 다 떨어졌다"고 했다.

이날도 낮 1시쯤 매대에 있던 순대가 다 팔렸다. A씨가 "순대는 좀 걸려요. 기다리셔야 해요"라고 했지만 대기 시간이 길어져도 손님들은 개의치 않았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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