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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투표 안해” 민주당 반란표 13% 나와 ‘충격’…위기 몰린 바이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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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계 “지지후보없음” 몰표
미 중동정책 선회 압박에도
바이든은 80% 득표, 1위 유지

트럼프 경선 초반 6연승 질주
헤일리 지지층 결집이 과제

바이든·하원의장 빈손회동
연방정부 셧다운은 모면할듯


매일경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AP =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미시간주 경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란히 압승을 거뒀다. 그러나 두 후보 모두 ‘성난 민심’을 확인하면서 불안한 뒤끝을 남겼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아랍계 미국인들은 친이스라엘 성향의 바이든 대통령에게 불만을 품고 ‘지지후보 없음(uncommitted)’에 몰표를 던졌다. 공화당의 중도 지지층은 경선주자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를 계속 지지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견제했다. 미국 선거 판세를 결정하는 대표적 경합주인 미시간주에서는 전체 유권자의 1~3% 안팎이 ‘캐스팅보트’로서 후보자의 당락을 결정한다.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시간주에서 1만1000표 차이로 이겼고,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15만4000표 격차로 승리한 바 있다.

27일(현지시간) 민주당의 미시간 프라이머리(예비경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개표율 51% 기준 80.7%를 득표해 승리했다. 그는 이달 첫 경선지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이어 네바다주를 거쳐 미시간주까지 3연승하면서 현직 대통령 프리미엄을 갖고 민주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했다. 경쟁자인 딘 필립스 하원의원은 2.8%를 얻는 데 그쳤다.

이날 경선 2위는 이례적으로 13.4%를 득표한 ‘지지후보 없음’이다. 목표 득표(1만표)의 5배 이상을 가져갔다. 아랍계 미국인을 중심으로 바이든 대통령에게 표를 던지지 말고 투표용지에서 ‘지지후보 없음’에 기표하자는 캠페인을 펼쳤기 때문이다. “미시간의 말을 들어라”라고 명명된 이 캠페인은 바이든 행정부의 친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항의표시이다.

아랍계 미국인들은 가자지구에서 대규모 팔레스타인 인명피해를 초래한 이스라엘 공격을 규탄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군사원조를 중단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여기에는 미국 의회의 유일한 팔레스타인계인 라시다 틀라입 민주당 하원의원을 포함한 현지 정치인들도 동참했다. 미시간주 전체 약 1000만 인구 중에 무슬림은 2.4%인 24만여 명이다.

바이든 선거캠프는 지지후보없음 투표가 맹목적인 ‘바이든 반대’를 뜻하는 게 아니고 일부 유권자들이 바이든의 승리와 트럼프 패배를 원한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시간주 경선 승리를 축하하는 성명을 내고 “트럼프가 복수와 응징을 추구하면서 우리를 과거로 끌고가려고 위협한다”고 지적하면서도 아랍권 요구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2012년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했을 때에도 미시간주 유권자 2만여 명이 지지후보 없음에 투표한 바 있다.

이날 공화당의 미시간 프라이머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개표율 62%기준 67.8% 지지를 얻어 1위를 확정지었다. 지난 1월 아이오와코커스를 시작으로 공화당 초반 경선에서 6연승했다. 그는 이르면 3월 중순이면 전체 공화당 대의원의 과반 이상을 확보해서 대선후보로 확정지을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예상보다 더 많은 지지율을 얻었다”고 자축하고 미국 역사상 최악의 무능하고 부패한 바이든 대통령이 계속하게 둘 수 없다고 비난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26.9%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그녀는 15개 주에서 동시에 경선이 치러지는 슈퍼 화요일(3월5일)까지 도전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불안요인인 사법리스크 변수를 살펴보고 트럼프 대항마로서 2028년 대선까지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 중도하차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대선 본선 리턴매치를 앞두고 헤일리 전 대사를 따르는 공화당 중도 지지층 표심까지 흡수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의회 여야 지도부와 만나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을 막고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긴급 안보예산안 처리를 호소했다. 지난 달 의회에서 통과된 연방정부 임시 예산은 다음 달 1일과 8일에 각각 만료되기 때문에 여야 합의로 추가 예산안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공화당 소속의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남부 국경으로 유입되는 불법이민자 통제가 더 시급한 문제라며 입장 차를 확인했다. 그러나 공화당은 연방정부 셧다운을 막아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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