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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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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증시, 유례없는 과열?…3년 수익률 보면 버블 아니다[오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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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머니투데이

뉴욕 월가 표지판과 미국 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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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가 2022년 10월에 침체장 바닥을 친 이후 큰 폭의 상승세를 계속하자 버블 논쟁이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의 증시 랠리가 역사적으로도 이례적인 수준으로 버블이 낀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과거 3년 수익률을 보면 최근 상승폭이 두드러지게 큰 것도 아니라고 반박한다.

도이치뱅크의 거시 전략가인 헨리 앨런은 최근 보고서에서 S&P500지수가 지난해 10월 저점에 비해 4개월만에 23% 이상 급등한데 대해 "현재 랠리는 거의 전례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S&P500지수는 지난 17주 가운데 15주간 상승했는데 이런 기록은 1971년 이후 딱 한 번, 1989년밖에 없었다. 미국 증시가 이번주에도 올라 지난 18주 가운데 16주 동안 상승한다면 이는 1971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이 같은 랠리는 인플레이션 하락에 따른 금리 인하 기대와 높은 금리 수준에도 호조세를 유지하고 있는 경제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세븐스 리포트의 창업자이자 사장인 톰 에세이는 "사실들을 살펴 보면 이 가차없는 랠리가 펀더멘털의 실질적인 개선이나 지속적인 향상에 대한 합리적인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다고 느낄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올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지난해 말 7번에서 최근 3~4번으로 낮아졌고 인플레이션 하락세도 지난 1월에 정체된 모습을 보였지만 증시는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는 모습이다.

증시 상승세가 대형 기술주에서 확산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랠리의 폭이 좁다는 점도 취약점으로 꼽힌다.

도이치증권의 앨런에 따르면 시가총액에 따라 편입 기업의 가중치가 달라지는 S&P500지수는 지난해 24.2% 상승했지만 편입 기업의 비중을 동일하게 계산한 동일 비중 기준 S&P500지수는 11.6% 오르는데 그쳤다.

앨런은 S&P500 지수가 동일 비중 기준 S&P500지수를 10%포인트 이상 앞선 것은 닷컴 열풍이 한창이던 1998년 이후 지난해가 처음이라고 밝혔다. 올들어서도 S&P500지수는 6.7% 상승한 반면 동일 비중 기준으로는 2.5% 올랐다.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S&P500지수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편입 기업들의 올해 주당순이익(EPS) 전망치가 지난해 10월 245~250달러에서 현재 243달러로 하향 조정되면서 거의 22배에 달한다.

세븐스 리포트의 에세이는 이에 대해 "양적완화(QE)와 제로(0%) 금리가 유지되던 시절에나 가능했던 PER이지 양적긴축(QT)과 연방기금 금리 5.37%인 지금 시대에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경우 PER이 닷컴 버블 때보다 더 높다는 분석도 나왔다. 아폴로의 토르스텐 슬록은 S&P500지수 내 시총 상위 10개 기업의 선행 PER을 계산한 결과 중앙값이 닷컴 버블이 정점에 도달했을 때보다 더 높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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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 PER 중앙값/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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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대형주는 밸류에이션이 심하게 부풀려져 있다는 의미다. 이는 대형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그만큼 심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도이치뱅크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엔비디아, 아마존, 알파벳 등 시총 5대 기업이 S&P500지수 전체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로 1970년대 이후 가장 높다

시장 심리가 과열됐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낙관론과 비관론 지표에 따르면 현재 투자자들의 심리는 과거 2년 중 어느 때보다도 더 낙관적인 상태다.

반면 데이터트렉은 3년간의 주가 수익률을 계산해 보면 현재 증시가 전혀 버블이 낀 상태로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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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이후 S&P500지수의 이전 3년 수익률 추이/그래픽=김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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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트렉이 1974년 이후 모든 버블을 조사한 결과 버블이 정점에 도달하기 전 3년간 S&P500지수는 100% 이상 상승했다. 예를 들어 S&P500지수는 1987년 10월 '블랙먼데이'와 2000년 닷컴 버블 정점, 2022년 1월 코로나 강세장 고점 등 버블이 터지기 직전까지 3년간 두 배 이상 급등했다.

반면 현재 S&P500지수는 2021년부터 지난 3년간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며 총 31% 상승했다. 이는 1974년 이후 S&P500지수의 3년 평균 수익률 29%보다 약간 더 높은 수준에 불과하다.

데이터트렉의 공동 창업자인 니콜라스 콜래스와 제시카 레이브는 이에 대해 현재 수준에서 완만한 수준의 주가 하락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역사적인 기준으로 보면 현재 증시는 버블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2022년에 침체장을 겪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22년 10월 이후 주가 급등세가 유별나게 큰 폭으로 느껴지지는 않는다는 지적이다. 예를들어 엔비디아는 2023년 1월 이후 주가가 440% 폭등했지만 한 해 전인 2022년에는 주가가 폭락하며 반토막이 났다.

S&P500지수는 지난해 24% 상승한데 이어 올들어 6.4% 올랐다.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지수는 지난해 43% 급등했고 올들어 6.9% 상승했다. 나스닥지수의 경우 아직도 2011년 11월에 기록한 사상최고치를 경신하지 못한 상태다.

한편, 28일에는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정치가 발표된다. 장 마감 후에는 PC업체인 HP와 소프트웨어 회사 세일즈포스가 실적을 공개한다. AI(인공지능) 수혜를 언급할지 주목된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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