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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3 (토)

더 세진 인구 충격 … 저출생 무기력증부터 극복해야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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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합계출산율'이 0.72명으로 역대 최저로 떨어졌다. 이대로라면 정부가 어떠한 대책을 내놔도 '백약이 무효'라는 저출생 무기력증에 빠지는 것이 아닌지 우려마저 높아지고 있다.

한국의 저출생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다. 2021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8개국의 합계출산율 평균은 1.58명이었다. 한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가 1명대로, 1위 이스라엘은 3명에 달한다. '저출생 쇼크'로 연일 파격 대책을 내놓고 있는 일본도 1.25명으로 한국보다 크게 높다. '저출생 위기'가 만성화돼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놔도 젊은 층은 큰 감흥을 받지 않는 것 같다. 오히려 많은 젊은 층이 '행복하기 위해 반드시 아이를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사회에서 자녀에게 충분한 지원을 해주지 못할 바에는 안 낳는 것이 낫다는 얘기도 흔히 들린다. 결혼 적령기 자녀에게 결혼·출생을 강조하는 부모도 이제 드물 정도다.

이처럼 사회 전체에 저출생 극복에 대한 비관론이 팽배한 상황에선 정부가 인구정책을 담당하는 새로운 부처를 만든다 한들 효과를 보기 어렵다. '저출생 무기력증'에 빠지지 않으려면 저출산고령화위원회 운영 방식을 확 뜯어고쳐야 한다. 지난 20년간 위원회 활동 덕분에 그나마 이 정도 출산율을 방어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반성부터 해야 한다. 저출생 문제는 어느 특정 부처가 나선다고 해결될 사안이 아닌 만큼 새로운 위원회는 전 부처를 조율할 수 있는 강력한 기능을 가져야 한다. 현재 대통령 직속기구 체제를 유지한다면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운영했던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를 벤치마킹해도 좋다. 당시 대통령은 매달 위원회를 직접 주재해 모든 부처에 산재한 국가경쟁력 관련 정책을 조율해줬다. 정책 추진도 힘을 얻었다. 특히 국경위는 민간 전문가들도 참여하는 민관 협력체라는 점이 장점이다. 이런 점을 반영한 새로운 컨트롤타워는 이전 20년과 다른 성과를 내면서 무기력증도 점차 극복해 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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