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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잃어버린 30년’ 되찾자···일본 MZ세대 주식에 눈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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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이코노미스트 일본 증시 분석

‘버블 붕괴’ 경험하지 않은 세대 등장하고

‘쥐꼬리’ 월급에 유튜브 등으로 주식 학습

“일본 대신 애플 등 미장 투자하자” 반응도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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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주식 투자에 뛰어드는 청년 세대들이 늘어나고 있다. 1990년 ‘버블경제’가 붕괴하면서 ‘잃어버린 30년’을 맞았던 일본의 대중들 사이에서 주식 투자에 대한 반감이 컸지만 최근 일본 증시가 연일 고점을 돌파하자 청년층을 중심으로 주식 시장에 유입되는 분위기다. 투자에 적극적인 세대들이 등장하면서 일본 자산시장에서 변곡점이 올지 관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28일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일본의 20대의 뮤추얼펀드 투자 비율이 2016년 6%에서 지난해 23%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30대의 투자비율도 같은 기간 동안 10%에서 29%로 약 3배 가까이 늘었다. 이는 전 연령층 가장 큰 증가폭이다.

일본에서 청년들의 증시 유입은 다른 국가와 달리 새로운 변화상에 가깝다. 일본의 경우 1990년대 초 주식 시장의 거품이 꺼진 이후 일반 대중들은 투자에 대한 거부감이 컸기 때문이다. 이후 오랜 기간 동안 경제가 침체하고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저위험 저축상품이 큰 인기를 누리게 됐다. 일본 가계자산의 약 54%가 현금이나 예금으로 구성 영국(31%), 미국(13%) 등보다 높은 것은 이런 배경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사상 최고가를 돌파하는 역사적 강세장이 찾아오자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생각이 바뀌는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닛케이225지수는 34년 만에 3만 9000선을 돌파한 가운데 4만 선 돌파를 눈앞에 둔 상황이다. 특히 이들 세대는 1990년 ‘버블 붕괴’의 트라우마를 직접 겪지 않은 탓에 행동에 보다 적극적이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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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로 인한 물가 상승도 투자로 눈을 돌리는 이유로 풀이된다. 일본에서는 엔저가 국내 물가를 떠받치고 있는 가운데 임금 인상이 억제돼 소비는 침체하고 있다. 이에 투자로 여유를 조금 늘리고자 하는 생각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28세의 간호사 사이토 마리씨는 이코노미스트에 “한 달에 16만엔 불과한 월급을 받아 집세, 세금, 소비 등을 빼고 나면 남은 돈이 거의 없다”면서 “2020년에 그녀는 주식을 사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책과 유튜브를 통해 투자에 대해 배웠다”면서 “예전에는 (주식이)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했었지만 자산이 늘어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했다.

일본 정부 정책도 한몫 더했다는 평가다. 정부는 주식 양도세를 부과하지 않는 소액투자 비과세제도(NISA)를 개선해 올해 1월부터 연간 투자 상한액을 올리고 비과세 기간도 무기한으로 늘렸다. 그 결과 1월 한 달 간 자국 내 5대 투자 플랫폼에서 90만 개의 신규 니사 계좌가 개설됐다.

상황이 이렇자 주식 교육장은 문전성시다. 도쿄의 한 금융학교의 학생 수는 2022년 이후 두 배로 증가하여 현재 4만 명에 이른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미국 등 해외 투자를 선호하는 이들이 나타나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로 꼽힌다. 사이토 씨가 투자한 종목도 미국의 애플, S&P 500, 바이오텍 등이다. 다만 이 경우 개인 자산 증식과 자국 기업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일본 정부 의도와는 차이가 난다.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젊은이들이 국내 시장보다 해외 시장을 선호한다는 것은 문제”라면서도 “닛케이가 계속 상승한다면 접근 방식이 바뀔 수도 있다”고 했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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