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찮은 일 다 해주네”···말만 해도 비행기예약, 폰만 보면 전화 걸어주는 ‘이것’

올 화두는 AI·폼팩터 디바이스·로봇
알파고 아버지 “AI가 조만간 신약개발”
눈동자 움직여 스마트폰 조작하고
투명 노트북으로 마주 보고 정보 공유
중국 AI 음성인식 로봇개 관람객 눈길

인공지능(AI)이 물질 발굴을 뛰어넘어 신약을 설계하고, 음성 인식만으로 앱 작동 필요 없이 승차권을 예약하며, 투명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노트북을 활용해 다양한 업무를 본다. 또 구부러지는 스마트폰을 손목에 차고 운동시에는 ‘스마트 워치’처럼 활용한다.

27일(현지 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이벤트인 ‘MWC 2024’에서는 쏟아진 미래형 테크 기술이다. 이날 화두는 크게 △AI를 활용한 서비스 확대 △구부리고 펴는 디스플레이 △ 일상으로 침투한 로봇 등이었다.

이날 ‘알파고의 아버지’로 불리는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기조연설을 통해 “앞으로 2~3년 내 AI가 설계한 약을 병원에서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일라이릴리, 노바티스 등 대형 제약사와 계약을 맺었다”며 “끔찍한 질병을 치료하는 새로운 약을 발견하는 데 걸리는 기간이 평균 10년에서 몇 달 정도로 줄어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구글 딥마인드는 그동안 단백질 구조 예측 AI인 ‘알파폴드(Alphafold)’를 개발한 데 이어 AI 신약 개발사 아이소모픽랩스를 설립했는데, 성과가 눈앞에 있다는 설명이다.

AI는 스마트폰에도 깊숙이 침투했다. 언어를 분석하고 생성하는 대규모언어모델(LLM)에 이어 행동을 분석하는 대규모행동모델(LAM)이 스마트폰으로 들어왔다.

도이치텔레콤 계열인 T모바일은 이러한 ‘AI 콘셉트폰’을 전시했다. “바르셀로나에서 뮌헨으로 가는 비행기를 예약해 달라”고 말하면, 즉석에서 스마트폰이 작동된다. 그동안 비행기표를 끊기 위해서는 여행 플랫폼이나 항공사 앱을 들어가 직접 검색해서 표를 찾고 예매해야 했지만, AI 스마트폰은 음성 명령으로 이런 작업을 순식간에 수행한다. 현장에서 만난 도이치텔레콤 관계자는 “AI 폰은 중저가 단말로도 구현할 수 있다”면서 “현재 AI 콘셉트폰을 플래그십 단말과 보급형 단말 두 종류에서 모두 선보이고 있는데, 플래그십 단말은 온디바이스 AI로 구동하고 보급형 단말은 클라우드를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LAM은 ‘래빗 R1’이 앞서 CES에서 처음 선보인 이래 주목받는 AI 기술 분야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인 아너는 시선으로 폰을 제어하는 ‘시선 추적 기능’을 선보였다. 아너의 ‘매직 6’ 스마트폰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전화를 걸고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에서는 외형·크기·물리적 배열이 크게 바뀌는 폼팩터(form factor) 물결이 일었다. 삼성 디스플레이는 평상시는 작은 스마트폰으로 쓰다가 운동 시에는 손목에 찰 수 있는 스마트 밴드인 ‘클링 밴드’를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폴더블이 단순히 접고 펴는 것에서 구부리는 것으로 진화한 대목이다. 중국 레노버 산하의 모토로라 역시 벤더블 콘셉트 스마트폰을 전시했다. 6.8인치 디스플레이를 구부려 손목에 찰 수 있도록 했다. 시옷 형태로 접어 평면에 세워두는 것도 가능하다. 접힌 상태에서도 디스플레이를 터치해 평소처럼 사용할 수 있다.

레노버는 투명 디스플레이 콘셉트 노트북을 전시했다.

7.3 인치 넓이에 마이크로LED로 구성됐다. CES에서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잇따라 투명 TV를 선보였는데, 레노버가 이를 노트북에 접목한 것이다. 제품명은 프로젝트 크리스탈이다. 병원 진료실이나 호텔 등에서 누군가와 정보를 실시간 공유할 때 유용하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또 AI와 후면 카메라를 통해 물체를 식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누군가가 노트북으로 다가오면 그 인물을 인식하고 해당 정보를 사전에 띄워놓을 수 있다. 샤오미는 라이카 렌즈를 탑재한 샤오미 14 시리즈를 공개했다. 후면 카메라가 무려 4개다. 무단 가변 조리개 메인 카메라에, 망원 카메라, 잠망경 카메라, 초광각 카메라를 장착해 DSLR급 촬영을 지원한다. 특히 4개 카메라 모두 8K 30fps(초당프레임) 해상도로 촬영을 할 수 있다.

또 다른 트렌드는 로봇이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 테크노는 로봇개 ‘다이나믹 원’을 선보였다. 몸을 흔들고 다리를 뻗으며 강아지처럼 춤을 췄다. 특히 AI 음성 인식 기술이 장착돼 있어 사람 명령에 따라 움직이며, 카메라가 달려 있어 로봇개 시야로 사물을 바라볼 수 있다. 삼성 디스플레이 전시관 역시 로봇이 입장객을 마주했다. 요리사 복장을 한 로봇이 삼성디스플레이 폴더블 패널을 들고 물에 담그거나, 모형 칼로 내리치는 등 성능을 테스트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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