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광장 근처에 있는 환구단은 고종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대한제국을 선포했었던 역사적인 장소입니다. 자주독립의 상징이었던 환구단은 일제의 손에 허물어졌고, 그 자리에는 호텔이 들어섰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환구단의 부속 건물인 황궁우만 남아 있습니다. 역사적인 중요성을 고려해서 환구단은 사적으로 지정돼 있는데,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노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환구단 정문을 지나 빼곡한 건물들 사이로, 환구단 부속건물인 황궁우가 보입니다.
하지만 관리가 엉망입니다.
환구단을 둘러싼 석조울타리 곳곳에 시커먼 전선 여러 줄이 매달려 있습니다.
환구단 인근 CCTV와 경사도와 진동을 측정하는 계측장비 등에 연결된 전기선들입니다.
시민이 많이 오가는 앞부분은 그나마 전선을 매립했는데, 뒤편은 노끈으로 묶여 있습니다.
[안창모/경기대 건축학과 교수 : 시각적으로도 그렇고 물리적으로도 또 다른 훼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런 식의 보호 설비 설치는 사실은 문화재 (보호)의 입장에서 보면 상상할 수 없는 겁니다.]
문화재 보호법에 따라 실질적으로 환구단 관리를 담당하는 서울 중구청은 이런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데도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당장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1년 가까이 방치하고 있습니다.
문화재에 대한 정기 조사를 시행하는 문화재청은 이런 실태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문화재청 관계자 : 지난번에 갔을 때 이 뒤는 확인을 미처 못 했거든요. 지금 전선들이 좀 정리가 안 되어 있는 것 같아서 중구청 쪽에 자체적으로 안전장치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 것을 좀 마련하도록….]
지자체와 문화재청의 무관심 속에 대한제국 자주독립의 상징인 환구단은 오늘도 전선에 감겨 있습니다.
노유진 기자 know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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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 근처에 있는 환구단은 고종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대한제국을 선포했었던 역사적인 장소입니다. 자주독립의 상징이었던 환구단은 일제의 손에 허물어졌고, 그 자리에는 호텔이 들어섰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환구단의 부속 건물인 황궁우만 남아 있습니다. 역사적인 중요성을 고려해서 환구단은 사적으로 지정돼 있는데,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노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환구단 정문을 지나 빼곡한 건물들 사이로, 환구단 부속건물인 황궁우가 보입니다.
일본식 정원처럼 잔디를 깔고, 석등을 세웠다는 지적을 받은 뒤 지난 2013년, 고증을 거쳐 전통방식으로 복원해 시민에게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관리가 엉망입니다.
환구단을 둘러싼 석조울타리 곳곳에 시커먼 전선 여러 줄이 매달려 있습니다.
환구단 인근 CCTV와 경사도와 진동을 측정하는 계측장비 등에 연결된 전기선들입니다.
[안창모/경기대 건축학과 교수(근대도시건축 연구회 회장) : 우리나라가 문화재 관리 수준이 이거 밖에 안되나? 라는 의심이 들 정도의 상황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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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많이 오가는 앞부분은 그나마 전선을 매립했는데, 뒤편은 노끈으로 묶여 있습니다.
[안창모/경기대 건축학과 교수 : 시각적으로도 그렇고 물리적으로도 또 다른 훼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런 식의 보호 설비 설치는 사실은 문화재 (보호)의 입장에서 보면 상상할 수 없는 겁니다.]
문화재 보호법에 따라 실질적으로 환구단 관리를 담당하는 서울 중구청은 이런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데도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당장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1년 가까이 방치하고 있습니다.
[서울 중구청 관계자 : 그렇게 관리를 하면 안 되는 건 맞는데, 저희가 이제 환구단 정비할 때 그걸 같이 좀 이제 정리하려고 하고 있어요. 공사는 내년 정도에 들어갈 예정이거든요.]
문화재에 대한 정기 조사를 시행하는 문화재청은 이런 실태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문화재청 관계자 : 지난번에 갔을 때 이 뒤는 확인을 미처 못 했거든요. 지금 전선들이 좀 정리가 안 되어 있는 것 같아서 중구청 쪽에 자체적으로 안전장치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 것을 좀 마련하도록….]
지자체와 문화재청의 무관심 속에 대한제국 자주독립의 상징인 환구단은 오늘도 전선에 감겨 있습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 영상편집 : 박진훈, VJ : 오세관)
노유진 기자 know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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