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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베일 벗은 ‘오징어게임2’… ①벼랑 끝 20대 ②O·X 투표 ③비장해진 이정재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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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겜2' 26일 오후 5시 전 세계 공개
'살인 게임' 멈추려는 이정재 분투기
①코인 실패·전세 사기 피해자
②한국 전통놀이 게임에 적용
③살인 게임 멈추려는 이정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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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2'.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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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의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2가 26일 오후 5시 전 세계 동시 공개됐다. 2021년 9월 시즌1이 공개된 이후 3년여 만이다. 공개 전부터 전 세계 이목이 쏠렸던 시즌2가 시즌1의 인기를 이어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언론인과 평론가 100여 명을 대상으로 총 7부작(7시간 27분)으로 구성된 '오징어 게임' 시즌2 전편 시사회를 열었다. 시사회에 참석했던 평론가들과 함께 시즌2의 특징을 짚어봤다. 시즌2는 크게 3가지가 시즌1과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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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2' 포스터.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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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시즌1과 시즌2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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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한국 사회 그늘 담은 ‘젊은'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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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2'에선 궁지에 몰린 20대들이 대거 게임에 참여한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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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은 막대한 빚 등으로 삶의 나락에 떨어진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참가한 서바이벌 게임을 다룬 드라마다. 시즌1에서는 회사에서 정리해고 당한 후 노름에 빠져 사채업자에게 쫓기던 성기훈(이정재)이 홀로 살아남아 상금 456억 원을 받았다. 시즌2에는 기훈이 이 ‘살인 게임’을 멈추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이 담겼다.

시즌2의 게임 참가자 456명도 역시 벼랑 끝에 서 있는 이들이다. 다만 시즌1보다 젊은 세대가 확연히 늘었다. 시즌1은 기훈, 조상우(박해수), 장덕수(허성태) 등 빚에 쫓기는 중년 남성들이 중심축이었지만 시즌2에선 가상화폐 투자 실패, 전세 사기 피해 등으로 궁지에 몰린 청년들이 게임장에 몰려들었다. 최근 한국 사회의 그늘을 반영한 것이다. 김현수 영화칼럼니스트는 “게임 참가자의 연령대가 대폭 낮아지고 젊은 세대 간의 갈등이 부각되는 것이 시즌1과의 결정적인 차이”라고 말했다.

참가자 구성도 다양해졌다. 시즌1이 이주노동자, 북한이탈주민 등 한국 사회에서 오랫동안 약자로 여겨졌던 인물들을 조명했다면 시즌2는 트랜스젠더 여성, 혼자 아이를 낳기로 결심한 임신부 등 사회적 편견과 싸워야 하는 사람들을 전면에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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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2'의 게임 참가자인 트랜스젠더 여성 현주(박성훈·왼쪽 사진)와 임신부 김준희(조유리).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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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한국적인 게임과 O·X 투표


시즌2에서도 드라마의 주요 설정인 쉽고 단순한 게임이 주축이다. 시즌2에서는 시즌1 신드롬의 대표 게임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나오지만, 그 외엔 모두 새로운 게임이다. 공기놀이처럼 한국인들이 어릴 적 반드시 해봤을, 한국의 전통놀이가 나온다. 김현수 칼럼니스트는 "시즌2는 시즌1보다 한국적인 소재들을 세계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게 잘 풀어냈다"고 평가했다.

시즌2에는 매 게임 종료 후 참가자들이 게임 중단 여부를 결정하는 O·X 투표가 추가됐다. “상금이 적어도 게임을 그만하겠다”는 사람들과 “이 돈 갖고 나가봐야 어차피 희망이 없다”며 계속 게임을 하려는 이들의 대립이 반복된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종교·이념·성별·인종 등으로 분열하고 증오하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는 게 황동혁 감독의 의도다. 다만 O·X 투표 비중이 다소 과하다는 의견도 있다. 김세윤 방송작가는 “게임하는 시간보다 O·X 투표 시간이 길어져 주객이 전도된 것 같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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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2' 참가자들은 매 게임이 끝날 때마다 O·X 투표로 게임 중단 여부를 결정한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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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달라진 기훈, 넓어진 세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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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2'에서 다시 456번 참가자가 된 성기훈(이정재·왼쪽 사진)은 웃으며 프로필 사진을 찍은 다른 참가자들과 달리 끝내 웃지 않는다. 오른쪽은 388번 참가자 강대호(강하늘).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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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2'의 주인공 성기훈(이정재).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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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1에서 지질한 중년 남성이었던 기훈은 시즌2에서 완전히 달라졌다. 그는 살인 게임을 멈추겠다는 일념으로 물불 가리지 않는 비장한 리더로 거듭난다. 기훈의 급격한 캐릭터 변화가 몰입을 방해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세윤 작가는 “시즌1에선 시청자가 ‘내가 기훈이었다면’이라는 질문을 던지며 게임 참가자가 된 것처럼 드라마에 몰입했지만, 시즌2에선 기훈과 시청자와의 심리적 거리감이 멀어진다”고 말했다.

시즌2에선 드라마 세계관도 확장됐다. 프런트맨(이병헌), 딱지맨(공유) 등 게임 운영진들의 과거가 공개되고 운영 조직의 뒷얘기도 자세히 나온다. 시즌1에서 형(프런트맨)을 찾아다니는 경찰로 나왔던 황준호(위하준)가 게임을 멈추기 위해 게임장을 추적하는 새로운 이야기 갈래도 더해졌다. 이에 대한 평가는 “서사가 확장되면서 다층적인 세계가 탄탄하게 완성됐다”(강병진 영화저널리스트)와 “게임장 내부 이야기는 몰입도가 높은 반면 게임장 밖 추적극은 힘을 잃었다”(장성란 영화저널리스트)로 엇갈렸다. 그 자체로 완결된 이야기였던 시즌1과 달리 시즌2는 사건 중반에서 끝난다. 내년 공개되는 마지막 시리즈인 시즌3에서 확장된 세계관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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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2'에서는 게임이 열리는 섬을 추적하는 황준호(위하준) 일행의 이야기가 새로 추가됐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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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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