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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서울대 의대 졸업식…"의사는 사회적 책무 위해 희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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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종로 연건캠퍼스서 학위수여식

축사 나선 학교·의료계 엇갈린 메시지

"사회적 책무위해 희생하는 의사 돼야"

"무리한 정부 정책" "외부 원망스러워"

졸업생·가족, 취재진 질문에 손사래쳐

뉴시스

[서울=뉴시스] 이동현 인턴기자 =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연건캠퍼스에서 제78회 의과대학·대학원 학위수여식이 열린 가운데 졸업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4.02.27. koifla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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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의사가 숭고한 직업으로 인정받으려면 사회적 책무를 수행해야 한다"

"정부의 무리한 의과대학(의대) 정원 확대 정책으로 깊은 혼돈에 빠졌다"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 이탈과 의대생들의 동맹휴학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식이 27일 열렸다.

이날 졸업식에선 졸업의 기쁨과 흥분 대신 무거운 공기가 졸업식장을 맴돌았다. 축사를 한 학교와 의료계 관계자들도 사회적 책무를 강조하는 쪽과 정부 정책에 유감을 드러내는 쪽이 서로 엇갈린 메시지를 내, 복잡한 의료계 내부 상황을 보여준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서울대 의대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연건캠퍼스 의대 행정관에서 '2023학년도 의과대학 제78회 전기 학위수여식'을 열었다. 이번 수여식에서는 학사 133명, 석사 67명, 박사 89명이 학위를 받았다.

김정은 서울대 의대 학장은 축사를 통해 "여러분들이 필수 의료 지킴이로서, 의사, 과학자, 연구자로서 평생을 살겠다는 순수한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국민의 눈높이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운을 뗐다.

김 학장은 "요즘 필수의료, 지역의료, 공공의료 붕괴에 따른 의대 정원 증원 등의 사회적 화두에 대해 국민들은 우리 대학에 더욱 한층 높은 사회적 책무성을 요구하고 있다"며 "여러분은 스스로 열심히 해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하지만 사회에서 숨은 많은 혜택을 받고 이 자리에 서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의료계는 국민들에게 따가운 질책을 받고 있다"며 "사회적으로 의사가 숭고한 직업으로 인정받으려면 경제적 수준이 높은 직업이 아니라 사회적 책무를 수행하는 직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명의나 훌륭한 의사도 중요하지만 세상을 치료하는 의사, 받은 혜택을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는 뚜렷한 책임감을 가진 의사, 사회적 책무성을 위해 희생하는 의사가 될 때 국민들의 신뢰 속에서 우리나라의 미래 의료·의학계를 이끌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김영태 서울대병원장도 "현재 대한민국 의료계 상황에 대해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우리는 의료인으로서 환자의 건강이 최우선이고, 환자 치료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는 전공의 집단사직 등으로 의료공백 사태가 빚어지는 상황을 에둘러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서울=뉴시스] 이동현 인턴기자 =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연건캠퍼스에서 의과대학·대학원 학위수여식이 열린 가운데 졸업생들이 히포크라테스상 앞을 지나가고 있다. 2024.02.27. koifla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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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의대 증원 정책을 비판하며 의사들의 단일대오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웅희 서울대 의대 동창회 부회장은 "지금 우리를 둘러싼 의료 사회는 또다시 정부의 무리한 의대 정원 확대 정책으로 깊은 혼돈에 빠져 있다"며 "지금 이시간에도 정부는 대화나 협치를 해보겠다는 의지보다는 갈등만 증폭시키는 양상이라 더욱 답답하고 착잡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그동안 여러 번의 갈등과 위기를 겪어왔었지만, 그때마다 단합된 의지와 지혜로움으로 그 어려움들을 잘 극복해 왔다. 우여곡절이 있겠지만 이번에도 결국은 국민들이 바라고 우리가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문제가 풀릴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으면 한다"고 했다.

졸업생 대표로 나선 주의진씨도 "우리 의료계는 갑작스럽고도 그 어느 때보다 추운 혹한기 속에 있다"며 "때로는 이런 외부의 추위가 원망스러울 때도 많았다. 이것만 아니었다면 우리 모두 졸업하는 이 시기에 걱정하지 않았을 텐데, 이것만 아니었다면 우리 모두 우울해하지 않았을 텐데 하고 말이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의 역경과 고난도 옆에 있는 사람들과 협력해 이겨냈으면 좋겠다"며 "우리 졸업생들이 숱한 시험들 거쳐내며 졸업한 것처럼 무탈히 헤쳐 나가리라 믿는다"고도 했다.

식이 끝난 후 졸업생들은 푸른색 학위복을 입고 손에는 각양각생의 꽃다발을 든 채 가족들과 사진을 찍었다. 졸업생의 부모들은 꽃을 자녀에게 전해주며 "수고했어"라고 말하고 얼굴을 쓰다듬기도 했다.

다만 졸업생과 학부모들은 의대 증원 논란으로 민감한 상황을 의식한 듯 취재진의 질문에 손사래를 치거나 답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졸업생은 "졸업 축하만 하고 싶은데, 의대 정원 증원 관련해서 시끌시끌하다 보니 졸업 분위기가 좀 아쉬웠다"며 "의료계도 의사가 생명을 살리는 직업이라는 걸 주지했으면 좋겠고, 정부도 대화보다 무리하게 강행하는 건 올바르지 않다는 걸 알았으면 한다. 이번 기회가 의료계와 정부에 큰 교훈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 다른 졸업생 어머니도 "아들에게 그동안 너무 고생했고 좋은 의사가 되길 바란다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정부랑 의료계가 서로 대화해 타협점을 찾아서, 결국은 국민들 모두에게 좋은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전날(26일)까지 휴학계가 접수된 의대는 전체 40곳 중 37곳이다. 의대는 다른 학과와 달리 이달 수업을 시작한 경우가 있는데, 동맹휴학으로 일부 대학에서 휴강이나 1~2주 개강연기에 나선 사례가 속출해 왔다.

아울러 서울대병원의 경우 인턴의 90~95% 이상이 지난 22일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열린 인턴 오리엔테이션(OT)에 불참해 임용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light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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