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4·10 국회의원 총선거 후보자 검증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김윤식 전 시흥시장이 27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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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경기도 시흥 시장을 3연임 했던 김윤식 전 시장이 27일 민주당 탈당과 국민의힘 입당을 선언했다. 그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불출마도 생각했지만, 민주당을 지키고 있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며 “국민의힘에서 시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최우선으로 하는 정치를 보여드리겠다”고 기자회견 했다.
1992년 민주당 제정구 의원 비서로 정치를 시작한 김 전 시장은 입당한 지 30년이 넘은 정통 '민주당맨'이었다. 4·10 총선을 앞두고 지난해 12월 경기 시흥을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이재명 대표의 측근으로 공천 실무를 총괄한 당시 조정식 사무총장(5선)에 밀려 컷오프됐다. 김 전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이) 4년 전에는 전략공천으로 뭉개더니 이번에는 부적격 처리로 또 나를 뭉갰다”며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을 혼쭐내고 이재명 사당을 심판하는 것이 정치 발전에 기여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김 전 시장이 입당 절차를 마치는 대로 조정식 의원의 맞상대로 시흥을에 공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시흥을은 17대 총선 때 지역구가 신설된 뒤 20년간 민주당의 텃밭이었다. 국민의힘 비대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안 그래도 수도권 험지에 경쟁력 있는 후보를 찾기 어려웠는데, 민주당 출신 3선 시장이라면 판세 전환을 노려볼 만 하다”고 말했다.
김윤식 전 시흥시장(오른쪽)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탈당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과 대화하며 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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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총선 국면에서 인지도 있는 민주당 출신이 국민의힘에 입당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특히, 국민의힘이 험지로 분류하는 수도권의 지자체장 출신과 현역 중진 등 즉시 전력감을 대상으로 한 영입 작업이 활발한 모양새다. 김 전 시장에 앞서 지난해 4월 민주당을 탈당한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은 야권 내 대표적인 ‘반(反) 이재명’ 인사였다. 국민의힘 공관위가 지난 15일 경기 남양주병에 조 전 시장을 단수 공천했고, 민주당이 열흘 뒤 강성 친명인 김용민 의원을 맞세우면서 여야 간 ‘반명 대 친명’ 대결 구도가 만들어졌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올초 직접 만나 영입한 5선의 이상민 의원 역시 이재명 대표 체제에 쓴소리를 담당해 온 민주당 비주류 출신이다. 이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대전 유성을에 12일 단수 공천됐다. 최근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통보에 반발해 민주당 탈당을 선언한 김영주 전 국회부의장(4선)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길 기대하는 분위기도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김 부의장이 와 준다면 우리로서는 고마운 일”이라며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29일) 이후 한동훈 위원장이 직접 입당을 타진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다만, 민주당발 ‘귀순 용사’ 입당 행렬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잖다. 남양주시병 출마를 준비해 온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은 지난 19일 단체로 당 공관위에 이의신청서를 접수했다. 시흥을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제아무리 민주당 출신이 온다 해도 험지가 양지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며 “공천 갈등에 밀려 친정을 배신한 패잔병들의 본선 경쟁력을 장담할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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