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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의사 업무 맡게 된 간호사들 "편법이자 꼼수…이참에 법적 제도화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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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포폴 수면 마취, 사망 진단, 지시 없는 척수 마취시술 안돼

"음지 있을 바에 양성화가 낫지만, 전공의 업무 복귀 촉구해야"

뉴스1

25일 오후 경기 이천기 경기도의료원이천병원에서 간호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4.2.25/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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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전공의들의 이탈로 인한 진료 공백을 메꾸기 위해 정부가 27일부터 간호사에게 의사 업무 중 일부를 맡기고 그 범위는 병원장이 정하는 시범사업을 발표하자 간호현장은 "편법이자 꼼수"라면서도 "앞으로 간호사의 업무범위가 법적 제도화돼야 한다"는 분위기다.

그동안 진료지원인력(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의 업무 범위가 불분명해 보호를 못 받는다는 지적이 잇따랐고 1만명에 육박한 전공의들이 단시간 내 현장을 떠나면서 불법 의료행위를 강요받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조규홍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27일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며 "전공의가 이탈한 종합병원에서는 의료 공백의 상당 부분을 간호사가 감당하고 있다"며 "오늘부터 간호사 대상 진료지원인력 시범사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정확한 명칭은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으로 '새로운 보건의료 제도를 시행하기 위해 필요하면 시범사업을 할 수 있다'고 명시한 보건의료기본법 제44조를 법적 근거로 한다. 간호사를 중심으로 우선 적용하며 종합병원과 전공의 수련병원에서 진행된다.

별도의 신청 절차는 없다. 복지부는 "법에 근거한 시범사업이기 때문에 참여 의료기관 내 행위는 법적(행정적, 민·형사적 책임)으로 보호된다"며 "의료기관의 장은 근로기준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무 범위는 의료기관장이 내부 위원회를 구성하고 간호부서장과 반드시 협의해 설정 및 고지해야 한다. 고지 내용은 복지부에 제출해야 한다. 의사 결정 과정은 문서화해야 하며 협의된 업무 외의 업무 전가·지시는 금지된다. 업무 범위는 의료기관장 책임 아래에 관리·운영된다.

다만 대법원 판례로 명시적으로 금지된 행위는 제외된다. 구체적으로 자궁질도말세포병리검사(자궁경부암 진단을 위해 자궁경부의 세포를 염색해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검사)를 위한 간호사의 검체 채취, 프로포폴에 의한 수면 마취, 사망 진단이 금지 행위에 포함된다.

이와 함께 간호사가 주도적으로 전반적인 의료행위의 실시 여부를 결정하거나 간호사에 의한 의료행위의 실시 과정에 의사가 지시·관여하지 않은 경우, 간호사가 의사의 구체적 지시 없이 독자적으로 마취 약제와 사용량을 결정해 피해자에게 척수마취 시술을 한 경우도 금지 행위다.

적용 기간은 보건의료 위기 '심각' 단계부터 별도 공지가 있을 때까지다. 박민수 중대본 제1총괄조정관(복지부 제2차관은)은 이날 브리핑에서 "고소·고발에 법적 근거를 갖추기 때문에 보호된다. 간호사들이 일을 할 때 고소·고발이 되더라도 법적 근거가 분명하게 설명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또 "구체적인 업무는 현장에서 적용하고, 복지부가 그 행위 하나하나를 '이거는 의사 것, 간호사 것' 지침을 내리는 방식은 아니다"면서도 "기관마다 차이가 있을 수는 있어도 기관장 책임하에 이뤄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업계에서는 간호부서장이랑 기관장이 협의해서 결정하지만 기관장 책임 아래 운용돼서 현장 간호사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할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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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영란 대한간호협회 회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의료개혁 적극 지지 및 의료정상화 5대 요구사항 추진 촉구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2.1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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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치는 간호사들이 전공의들의 공백을 메우려 일부 의사업무(진료지원 업무)를 해야 할 상황에 대해 법적 불안을 해소하고 보호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특히 의료계에서는 'PA'(Physician Assistant)의 역할을 두고 논란이 많다. PA는 의사의 지시에 따라 의사의 업무 일부를 대신하는 간호사를 말한다.

현행 국내 의료법에는 의사와 간호사는 있으나 PA는 없다. PA를 둘러싼 큰 쟁점은 업무에 대한 갈등이다. 면허 이외 의료행위를 한다는 이유에서다. 전국민주노동총연맹(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의료현장에 1만 명 이상의 PA간호사가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김옥란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의료노련) 정책국장은 "정부가 직역 업무를 칼같이 정해주는 경우는 없었다"며 "의사파업 때문에 시범사업이 시행되나, 음지에 있던 PA를 이제 양성화·제도화하는 게 맞다. 찬반을 논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민숙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PA 간호사들이 신분에 어려움을 느끼는 와중 전공의들의 공백을 간호사가 메우는 건 편법이자 꼼수라고 생각한다"면서 "2020년 전공의들이 총파업에 나섰을 때도 일부 전공의들이 PA를 고발하는 등 피해를 본 바 있다"고 지적했다.

박 부위원장은 "정부가 편법으로 법적 보호를 해줄 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건 대안이 되지 못 한다. (시범사업과 무관하게) 의료행위를 하면서도 노심초사 걱정하는 간호사들이 많다"면서 "오히려 하루빨리 전공의들과 대화해 현장으로 돌아오도록 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고 촉구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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