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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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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푸틴의 오판…나토는 더욱 커지고 강력해졌다[딥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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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의회, 2년만에 스웨덴 나토 가입 비준…32번째 회원국 합류

나토, 핀란드·스웨덴 합류로 발트해 포위…무기고 확장에도 '속도'

뉴스1

핀란드에 이어 스웨덴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 합류하게됐다. 이로써 나토는 32개 회원국 체재가 됐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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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우크라이나의 비군사화와 비나치화를 위해 싸우겠다"며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한 러시아의 전략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몸집만 불리게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랜 기간 유럽에서 중립국 역할을 자처하던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이 확정되면서다. 이들 국가의 합류로 나토는 발트해에서 러시아 해군을 봉쇄하고 북방함대를 더욱 압박할 수 있게 됐다. 블라디미르 푸틴의 악몽이 현실화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6일(현지시간) 핀란드에 이어 스웨덴까지 나토가 확대된 것은 푸틴이 계산하지 못했던 우크라이나 침공의 결과였다면서 그는 더 이상 영구적인 평화를 꿈꾸지 않는, 규모가 커지고 의욕이 돋은 나토 집단 방위 체재를 마주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 '중립국' 핀란드·스웨덴의 나토 합류…'발트해 포위'됐다

우크라이나를 72시간 만에 함락시킬 수 있다며 침공을 감행한 것은 결과론적으로 푸틴의 오판이었다.

러시아의 주요 전쟁 목표는 탈(脫)나치화(정권 교체), 비(非)군사화(무장 해제), 중립화(나토 가입 저지)인데, 푸틴이 의도했던 바와는 달리 러시아는 이제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보다 더욱 확장된 전선을 바라보며 나토와 대치하게 됐다.

실제 러시아와 국경 1300㎞를 맞댄 핀란드에 이어 200여년 간 중립국 지위를 이어온 스웨덴까지 나토 가입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나토는 전략적 요충지인 발트해에서 러시아 포위를 완성했다.

발트해 연안에는 러시아 역외 영토이자 핵심 군사기지인 '칼리닌그라드'가 위치해 있는데, 이곳에는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이 배치돼 있고 러시아 함대와 불과 200마일(약 321km) 떨어져 있다.

또 발트해에는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가 인접해 있고, 2차 타격용 핵무기 재고 3분의 2가 배치된 북서부 콜라(KOLA) 반도까지 나토는 감시망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핀란드·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따라 러시아의 핵잠이 탐지 없이 공해로 기동하는 것 역시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냉전 이후 핀란드와 스웨덴은 친서방 노선을 따랐지만, 발트해 연안의 군사적 균형을 유지하며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고자 나토와 거리를 뒀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핀란드·스웨덴이 푸틴의 영향력을 저지하기 위해 결집하는 단초를 마련하게 된 셈이다.

NYT는 "스웨덴과 핀란드가 합류하면서 나토는 발트해에서 러시아 해군을 봉쇄하고 북극을 감시하는 것 뿐만 아니라, 나토가 북해와 발트해를 모두 가로지르는 스웨덴을 통해 병력을 파견하는 것이 훨씬 쉬워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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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헝가리 의회는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을 찬성 188표, 반대 6표로 가결했다. 라슬로 쾨베르 헝가리 대통령 권한대행이 비준안에 서명한 이후, 스웨덴이 가입 문서를 미국에 전달하면 가입 절차는 마무리된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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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틴·트럼프 리스크…나토, 무기고 확장 '속도'

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 차에 접어든 현시점에서 나토는 대(對)러 억지력을 키우기 위해 무기고 확장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이 배경에는 '푸틴 리스크'에 11월 미 대선 결과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가 백악관에 재입성할 가능성까지 언급되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나토 회원국 가운데 국내 총생산(GDP) 대비 2%를 국방비로 지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는 전체 회원국 가운데 18개국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데, 이들이 방위 분담금에 지출하는 예산만 총 3800억 달러(약 505조원)에 달한다. 러시아가 연간 국방비에 지출하는 규모 1080억 달러(약 144조원)의 3.5배 수준이다.

일부 회원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성공할 경우 향후 3~5년 내 러시아가 나토의 집단 방위 의지를 시험할 것이란 우려까지 내는 상황.

NYT는 "나토 회원국들은 예측불허한 트럼프가 재선해 집단 방위 조약을 테스트할 가능성에 불안해 한다"면서 "유럽 회원국들은 이제 미국 지도자가 누구인지 여부와 상관없이 자국의 방어를보장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나토는 방위비에 더 많은 자금을 지출하고 있고, 더 많은 전자, 포탄, 드론 및 전투기를 도입해 러시아 국경에 더 많은 병력을 배치하고, 잠재적인 전쟁에 대비해 군사 계획을 승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웨덴 국방연구소의 로버트 달쇼 수석 연구원은 "만일 트럼프가 당선돼 나토 동맹국을 집단으로 방어하겠단 의지에 심각한 의구심을 품게 된다면 푸틴은 나토의 결의를 시험할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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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타타르스탄공화국 카잔에서 루스탐 미니카노프 타타르스탄 공화국 수장과 만나고 있다. 2024.02.23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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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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