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27 (토)

[인터뷰] "다른 나라 주식은 쑥쑥, 왜 우리만 저평가?"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코리아디스카운트 최고 요인은 지배주주 사익추구 행위

해결책, 기업승계, 상속 과정에 대한 합리적 제도 필요

신사업 적절한 규제, 기업들에게 필요

정부밸류업방안, 즉각적 반강제적 조치 없어 아쉬워

삼성, 나스닥 상장했으면 시총 훨씬 높았을 것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정호 (명지대 특임 교수)

이번에는 경제뉴스입니다. 여러분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말 들어보셨죠? 우리나라 기업들이 실적이나 경쟁력에 비해서 주식시장에서 지나치게 저평가되고 있다, 이런 뜻인데요. 그렇다 보니까 미국의 엔비디아니 테슬라니 애플사 같은 경쟁 기업들은 쭉쭉 성장해 나가는데 우리 기업들은 발목에 족쇄차고 따라가는 건 아니냐, 이런 말도 나옵니다. 우리 정부가 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이라는 걸 어제 내놨습니다. 이게 도대체 뭐고 정말로 우리 기업 가치가 높아질 수 있는 건지 짚어보죠. 명지대학교 박정호 특임교수 어서 오십시오.

◆ 박정호> 안녕하세요.

◇ 김현정> 정부도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있다는 거를 인정한 셈이네요.

◆ 박정호> 네, 맞습니다. 그리고 실제 존재하는 현상인데요. 관련 연구가 있어서 하나 조사를 해온 걸 바탕으로 말씀을 좀 드리면 우리는 어떤 나라의 주가가 얼마나 저평가되어 있는지 판단하는 지표 중에 대표적인 게 PBR이라는 게 있습니다.

◇ 김현정> 순자산대비주가, PBR.

◆ 박정호> 맞습니다. 이걸 간단히 설명드리면 PBR이 0.5다, 1이다, 2다, 이런 수치는 뭘 의미하냐 하면 그 회사 주식을 다 팔았을 때 그거와 똑같은 회사를 몇 개 만들 수 있느냐, 그 숫자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 김현정> 예를 들자면요.

◆ 박정호> 예를 들어서 어느 기업이 경영활동에 필요한 건물, 설비, 자동차, 이렇게 돈 되는 것들을 잔뜩 구비해서 회사를 경영할 거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그렇죠.

◆ 박정호> 그 돈 되는 걸 다 합쳐봤더니 한 100억 정도 되는 회사가 있다고 가정을 해볼게요. 그런데 그 회사의 시가총액이 200억이다 그러면 PBR이 2고요. 이 얘기는 다시 말하면 뭐다? 그 회사 주가를 다 팔면 그런 회사 2개는 만들 수 있다, 이런 의미가 되겠죠.

◇ 김현정> 꽤 고평가된 거네요. 이 회사는.

◆ 박정호>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 PBR이 만약에 1도 안 된다는 건 회사에 돈 되는 가치가 있는 건 100억 원 가까이 있는 회사가 시가총액은 50억 원밖에 안 된다. 그럼 PBR이 0.5겠죠.

◇ 김현정> 반토막의 가치밖에 안 쳐준 거네요.

◆ 박정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주식시장에서.

◆ 박정호> 그건 뭔가 이상한 거잖아요. 그래서 우리나라에 그러면 PBR이라는 게 1도 안 되는 기업이 몇 개나 있느냐를 살펴봤더니 우리나라 코스피에 상장되어 있는 회사의 60%가 PBR이 1도 안 되는 거예요.

◇ 김현정> 다른 나라들은 어떤데요?

◆ 박정호> 다른 나라와 비교한 통계를 살펴봤는데요.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전 세계 45개국의 PBR 지수들을 전부 비교 분석을 해봤는데요. 우리 한국의 PBR이 선진국 대비 52%로 저평가되어 있고요. 그리고 신흥국 대비해도 58%, 그러니까 각 절반 수준밖에 평가를 못 받고 있는 거고 우리나라와 유사한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아시아, 태평양 국가에 비해서는 69%선에 불과한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어디랑 비교를 해도 우리가 저평가돼 있는 거 확실하네요.

◆ 박정호> 그러니까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있다라는 이 표현이 맞는 거죠.

노컷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아니, 원래 가치보다도 높게 평가받아도 시원찮을 마당에 본 가치만큼도 인정을 못 받는 이유는 뭔가. 분단 국가라서 그래요? 왜 그래요?

◆ 박정호> 사실 많은 분들이 분단 국가 때문에 그런 거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신데요. 이건 사실 전문가들 사이의 연구에서는 그렇게 큰 요인으로 생각되어 있지는 않고요.

◇ 김현정> 지정학적 리스크가 큰 요인은 아니에요?

◆ 박정호> 오히려 가장 큰 요인은 뭘 꼽냐 하면 지배주주의 사익 추구 행위를 꼽고 있습니다.

◇ 김현정> 조금 쉽게 풀어보자면.

◆ 박정호> 쉽게 얘기해서 대주주가 그냥 전반적인 주주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서 회사 경영을 하는 게 아니라 나랑 우리 가족, 내 자식들이 지배하고 있는 대주주의 이익이 조금 더 많이 실현되도록 회사 경영을 그렇게 하다 보니 누가 그런 회사에 투자하겠느냐, 이런 지적입니다.

◇ 김현정> 한 주를 가진 나도 주주고 A 기업의. 100만 주를 가진 저 대주주도 주주인데 왜 저 대주주만 저렇게 회사에서 이익을 가져가고 우리 한 주, 두 주 가진 개미들한테는 이익이 안 돌아와?

◆ 박정호> 맞습니다.

◇ 김현정> 이런 거예요?

◆ 박정호> 바로 그것 때문에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우리가 해결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요소는 상속과 그 기업 승계 과정에 대한 제도적 합리성이라고 부를게요. 무작정 그냥 불로소득에 해당되는 걸 마음껏 주자라는 건 아니고 그래도 우리가 이런 부분에 합리성을 어느 정도 담보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라는 게 지적이 많이 되어 있는데요. 그런데 이게 제대로 되지 않으니까 어떻게 됐느냐. 내 자식이 이 회사를 물려받아야 하는데 내 자식은 돈이 없고 그러니 너 회사 차려, 아빠가 일감 몰아주기 해줄게.

◇ 김현정> 계열사에다가.

◆ 박정호> 그렇죠. 그리고 그 일감 몰아주기 할 때 아들 계열사가 이득을 더 많이 보도록 비싼 값에 내가 더 사줄게.

◇ 김현정> 아버지가 손해 봐. 아버지 회사니.

◆ 박정호> 그렇죠. 그러면 아버지 회사에 투자해 놨던 원래 주주들은 어떻게 되는 거예요?

◇ 김현정> 손해 보는 거죠.

◆ 박정호> 그러다 보니까 이런 행태들이 정황적으로 많은 곳에서 목격돼 왔던 것이 한국 시장의 특수성이라는 걸 외국인들도 다 알고 기관 투자자들도 다 아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한국 회사들에게 투자하기에 선뜻 손이 안 가는 거죠.

◇ 김현정> 그게 제일 그러니까 최고 이유로 꼽히는 거예요?

◆ 박정호> 최고의 이유로 꼽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이건 어때요? 기업들이 항상 볼멘소리하는 건 규제가 너무 많다. 한국은 규제가 너무 많아서 해보려도 안 돼요. 이 얘기 많이 하는데 이거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 아닌가요?

◆ 박정호> 이 규제 문제는요. 업종에 따라서 좀 달리 봐야 된다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예를 들어서 전통적인 산업군에서 활동하던 어떤 기업이 지금 디지털이니 뭐니 변화된 어떤 세상 속에서 신규 사업을 하려고 하는데 기존 규제가 너무 전통적인 산업에 포커스가 되어 있어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신규 사업을 못 합니다. 이런 것들은 일부 원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가 되는 미래 신산업 분야, 이 미래 신산업 분야는 어찌 보면 규제가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 뭘 해도 규제가 존재하는 게 기업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경영활동이 더 수월해져요.

◇ 김현정> 이거 기업하는 입장에서는 규제 없고 자유로운 게 좋은 거 아니에요?

◆ 박정호> 이렇게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대표적인 미래 신산업 중의 하나인 우주항공 산업이 있죠. 이 우주항공 관련한 기업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존재하는 나라는 크게 두 군데를 꼽는데요.

◇ 김현정> 어디예요?

◆ 박정호> 하나가 미국이고 하나가 룩셈부르크입니다.

◇ 김현정> 룩셈부르크? 룩셈부르크는 되게 작은 나라 아니에요?

◆ 박정호> 맞습니다. 이 룩셈부르크라는 작은 나라가 이래 이런 미래 신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 어떻게 했냐 하면 지금 민간 우주항공 산업을 추진하고 있는 많은 회사들이 만약에 저 우주에서 어느 행성에서 내가 광물을 하나 캐왔어요. 그러면 그 광물은 누구 거냐, 이게 궁금할 수가 있겠죠.

◇ 김현정> 당연히 그 회사 거 아니에요? 퍼 온 사람 거.

◆ 박정호> 그런데 그걸 그렇게 쉽게 단정 지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룩셈부르크는 미국과 함께 전 세계에 가장 선도적으로 어느 기업이 우주에서 우주 광물을 캐오면 그 광물은 그 기업 겁니다라는 걸 법으로 명시해 줬어요.

◇ 김현정> 법으로 규정 안 해놓으면 나중에 이건 나라 게 반이라는 둥 아니면 이건 훔쳐온 거라는 둥.

◆ 박정호> 딴소리 할 수가 있는 거죠.

◇ 김현정> 이럴 때는 규제가 있는 게 낫다.
노컷뉴스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1차 세미나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2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1차 세미나'에서 정지헌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상무가 발표하고 있다. 2024.2.26 nowwego@yna.co.kr (끝)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박정호> 그렇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규제라는 게 아예 없는 것보다 합리적인 선에서 룰을, 게임의 룰을 만들어주면 오히려 기업은 이 룰만 지키면 되는 거죠? 이렇게 하면서 활동하기가 편한 거예요.

◇ 김현정> 그래서 우리나라가 지금 규제가 많다라는 얘기도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된 원인은 아니다는 얘기세요?

◆ 박정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러면 정부가 진단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은 뭐고 그래서 어제 내놓은 밸류업, 기업 가치 밸류업 방안은 뭐예요?

◆ 박정호> 정부도 방금 제가 말씀드렸던 이런 일련의 내용들에 대해서 상당히 공감하고 이미 사전 조사를 많이 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 밸류 프로그램 만들기 전에 간담회니 공청회니 많이 있었을 거 아니겠습니까? 거기서 다 지적됐던 내용들이거든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어제 발표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는 이런 것들을 아주 제대로 즉각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반강제적 조치는 다 빠져버리고요. 오히려 기업의 자율에 맡기는 듯한 논조가 더 높은 상황이에요.

◇ 김현정> 왜냐하면 강제를 하려고 그러면 뭔가 국회도 통과해야 되고 입법 과정이 그렇기 때문에 그렇겠죠.

◆ 박정호> 그렇습니다. 방금 가계 승계라든가 상속과 관련된 합리성 이게 필요하다고 말씀드렸는데 이런 거는 국회의 세제 개편이라든가 이런 게 필요한데 그런 것들을 지금 당장 할 수는 없는 상황이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지금 당장 밸류 프로그램에 넣을 수 있는 기업의 자율적인 움직임을 조금 더 부양하는 그런 여러 가지 궤도책 정도만 들어가 있어요.

◇ 김현정> 예를 들어서 어떤 거 들어가 있어요?

◆ 박정호> 예를 들어서요. 국가에서 어느 기업이 주주 친화적인 기업인지를 밸류업 지수 같은 걸 만들어서 거기에 이런 기업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그 지수를 통해서 그 기업들을 국민들이 알 수 있도록 홍보해 주겠다, 이런 내용이 들어가 있고요.

◇ 김현정> 예를 들어서 A, B, C, D, E 이렇게 학점을 나눈 다음에 A에 무슨무슨무슨 기업, B에 무슨무슨무슨 기업 이 정도.

◆ 박정호> 맞습니다. 그리고 국민연금이라는 또 국가는 큰 손을 하나 가지고 있죠. 이 국민연금이 어디에 투자할지를 결정할 때 주주 친화적인 기업에 대해서는 조금 더 투자를 할 생각이 있다. 이런 내용들도 포함되어 있고요. 또 세 번째도 아마 지금 법 개선이 어렵기 때문에 나온 자구책인 것 같기는 한데 표창을 주겠다고. 예전에 70년대 이럴 때는 수출 1억불 탑 이런 거 받으면 기업도 좋아하고 하긴 했습니다만.

◇ 김현정> 금탑훈장, 이런 광고 빵 때리고.

◆ 박정호> 그런데 요즘은 그런 사회 문화는 아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창 같은 걸 줘서 많은 국민들이 알 수 있도록 좀 홍보해 드리겠습니다. 이런 거죠.

◇ 김현정> 주주 환원 정책 많이 해라, 배당 높여라, 이거를 좀 자발적으로 해달라. 아직 입법하기는 어려우니까 여기까지 갔다는 이야기인데 이게 얼마나 자발적이다 보니까 얼마나 현실화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정부가 기업 가치 제고에 이렇게 관심 가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이거는 바람직한 거네요.

◆ 박정호> 그렇습니다. 이게 사실 그럴 수밖에 없는 맥락적인 이유가 있는데요. 코로나19 터지기 전에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투자하고 있는 인구가 한 10년 가까이 500만 명으로 정체되어 있었어요. 그런데 코로나 터지고 나서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급반등하기 시작 하면서 주식 투자하는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서 지금은 1500만 명 가까이가 주식 계좌를 가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3배 늘었어요?

◆ 박정호> 맞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유권자 태반이 주식 투자를 하고 있는 사람이고 또 대부분이 상당히 물리는 분들이거든요.

◇ 김현정> 코로나 때 물린 사람들 많죠.

◆ 박정호> 그러다 보니까 정부 입장에서도 주식시장 부양을 관심을 안 둘 수가 없는 상황이에요. 바로 이러한 여러 가지 이유들 때문에 정부도 예전과는 달리 주식 시장 자체에도 신경을 많이 쓰게 된 요인이 하나 있고요. 또 한 가지는 최근 바로 밑에 있는 나라인 일본의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계속 갱신해가고 있어요.

◇ 김현정> 일본이 그렇게 주식시장 활황이에요?

◆ 박정호> 맞습니다.

◇ 김현정> 왜요?

◆ 박정호> 니케이 지수가 이렇게 계속 활황을 보이고 있는 가장 큰 이유가요. 일본 정부가 일본 상장회사로 하여금 반강제적으로 주식 가치, 주가를 올릴 수 있는 조치를 하도록 정말 적극적으로 반강제적인 조치를 유도하고 있어요.

◇ 김현정> 우리가 내놓은 밸류업 방안 같은 걸 거기는 강제성을 띠면서 하고 있군요.

◆ 박정호> 그렇죠.

◇ 김현정> 그랬더니 주식시장이 진짜 올라요?

◆ 박정호> 네, 맞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요즘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도 한국 정부는 뭐 하고 있는 거냐? 일본 저렇게 하니까 주가 달라지지 않냐, 이런 지적들이 많았거든요. 바로 그런 맥락 속에서 밸류 프로그램을 이렇게 만들 수밖에 없었던 요인도 있는 거죠.

◇ 김현정> 이거는 같은 맥락 얘기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는데 미국 주식시장도 지금 활활 날고 있잖아요. 매일 무슨 지수가 최고치를 경신했니 어쩌니 이런 뉴스가 나오는데 대체 우리 주식 시장은 왜 이런가, 왜 이렇게 디커플링 되는 거예요?

◆ 박정호> 항상 어떤 새로운 산업군이 열릴 때는 그 새로운 산업군이 열리는 나라가 대부분 미국에서 열려요. IT라는 산업도 그랬죠.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모바일 인더스트리도 그랬고요. 그런데 지금은 전 세계의 분위기가 AI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산업이 또 한 번 크게 창궐할 것 같은 분위기가 왔어요.

◇ 김현정> AI.

◆ 박정호> 그러다 보니까 요즘 미국 주 주식시장에서 가장 핫한 종목들 대부분이 AI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회사들이 참 많습니다.

◇ 김현정> 지금 펄펄 날고 있는 게 엔비디아라는 회사인데 여기도 AI 회사죠?

◆ 박정호> 그렇죠. 그러다 보니까 미국은 이런 또 새로운 산업에 대한 기대감, 또 내수 시장도 워낙 좋기도 하고요. 그런 것 때문에 주가가 급반등하기 시작했고요. 하지만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아직까지 신산업에 대해서 확실히 교두보를 잡았다라는 인식, 아직은 부족한 게 사실이고요. 또 우리나라 전반적으로 산업의 활력이라는 게 이 저출산 고령화라든가 이런 걸로 인해서 많이 떨어져만 가고 있는 게 사실이에요. 또 내수 경제는 수출과 달리 좀 어려울 것으로 진단되고 있고요. 그러다 보니까 한국 주식시장은 크게 반등하지 못하고 박스권을 유지하고 있는 형국이죠.

◇ 김현정> 일본 주식시장 뛰는 거랑 미국 주식시장 뛰는 이유는 좀 다르네요.

◆ 박정호> 맞습니다.
노컷뉴스

[한국거래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김현정> 다르네요. 알겠습니다. 지금 AI라는 신 시장이 개척됐는데 우리가 아직 그거는 못 따라가고 있다. 이거 무슨 말인지 알겠는데 그러면 같은 기업을 놓고 좀 비교해 볼게요. 같은 산업. 삼성전자하고 애플 이거는 거의 같은 기업군 아닙니까? 그런데 제가 매출액을 들여다보니까 삼성전자 매출액이 애플 매출액보다 많아요. 매출액은 차이가 크더라고요. 아까 제가 지금 보니까 삼성의 매출액이 한 해 260조 원인데 애플은 150조 원. 그런데 시가총액은 애플은 3800조 원, 삼성은 450조 원. 이 차이는 그러면 아까 말씀하신 그 지배구조 문제 이런 것 때문인 거예요?

◆ 박정호> 그것도 솔직히 있어요. 당연히 있습니다. 그런데 더 근본적인 얘기를 좀 해보고 싶습니다. 만약에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삼성이라는 회사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이커머스 회사인 쿠팡 같은 경우는 나스닥에 상장했잖아요. 우리 증시가 아니라요. 그런데 삼성도 나스닥에 상장을 했다. 우리 증시가 아니라. 그러면 삼성의 시총은 지금보다 훨씬 높았을 거예요.

◇ 김현정> 풀 자체가 다르니까.

◆ 박정호> 그렇죠.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우리 기업이 우리 증시에 상장한 건 와, 어찌 보면 애국적인 일이에요. 왜냐하면 시총이 줄어들 게 뻔한데요. 그러다 보니까 우리 증시에 우리 국민이 애정을 갖고 우리 기업이 애정을 갖고 여기에 상장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환경이 필요하다는 게 지금 삼성과 애플의 시총만 보고도 우리가 지금 이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걸 알 수가 있는 상황이고요. 만약에 한국 증시가 더 위축되거나 위축될 수 있는 요인이 많거든요.

◇ 김현정> 예를 들면 어떤 거요?

◆ 박정호> 대표적으로 국민연금이에요.

◇ 김현정> 국민연금이 왜요?

◆ 박정호> 우리나라의 코스피에 상장되어 있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회사의 2대 주주나 3대 주주는 대부분 국민연금이에요.

◇ 김현정> 삼성도 그래요?

◆ 박정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럼 삼성전자 1대 주주는 아마.

◆ 박정호> 외국인들이 대부분 많고요. 그다음에 오너 일가도 있고 그리고 또 국민연금도 엄청난 지분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런데 국민연금이 고갈 시점은 2035년 이후이긴 하나 들어오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슬슬 많아지는 시점은 2028년이나 2029년부터 시작되거든요.

◇ 김현정> 고령 인구가 많으니까.

◆ 박정호> 그렇죠.

◇ 김현정> 그러네.

◆ 박정호> 그럼 국민연금이 들어오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많아지면 어디서 돈을 찾아다가 드려야 되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국민들한테.

◆ 박정호> 그러면 주식시장에서도 돈을 일부 빼서 돈을 지급해야 될 수도 있거든요. 그러면 어떻게 되느냐.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가장 큰 손으로 활동하고 있던 국민연금마저도 돈을 빼버리면 우리 주식시장은 종합주가지수는 어떻게 되겠어요? 그래서 이제는 과거의 관행과 달리 우리나라 주식시장을 어느 국가보다도 건전하고 합리적으로 작동하게 만들지 않으면 우리 기업들은 우리 주식 시장에 상장해서 자금 조달하기도 어려워지고 점점 외국에 상장할까, 한국 주식시장은 기피하게 돼버리고 그러면 기업이 자금 활동을 국내에서 모집할 수 있는 이런 선순환 구조가 완전히 깨져버려요.

◇ 김현정> 그러니까 개미들 이익 많이 보십시오라는 의미에서의 이 주식시장 붐업이 아니라.

◆ 박정호> 그럼요.

◇ 김현정> 그거는 두 번째 문제고 일단 기업들이 거기서 자금을 받아다 그걸로 투자를 해야 하는데 지금 이 자체가 쪼그라들기 시작하면 아까 말씀하신 국민연금이 돈 빼가는 시기까지 돼버리면 이거는 상당히 문제가 되는.

◆ 박정호> 그럼요.

◇ 김현정> 미리미리 밸류업, 붐업 정책을 시작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마무리를 좀 해야 될 것 같은데 지금 나온 방안에서 조금 더 이런 거 보완해야겠다, 그래야 힘 받는다, 뭐 있을까요?

◆ 박정호> 정부에서도 이번 발표안 나오면서 앞으로 후속해서 논의할 것으로 이미 제시를 했습니다. 지금은 국회 동의를 받기가 어려운 상황이고 국회 동의도 없는데 정부가 이거 다 하겠습니다 하면 이것도 선거 공약이다, 공학이다 이런 지적받을 거가 우려됐는지 총선 이후인 5월 이후부터 상속세 문제라든가 반강제적인 조치도 추가적으로 발표하겠다라고 발표가 되어 있기 때문에 그 구체적인 내용이 빨리 좀 안착됐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밸류업 정책이라는 게 도대체 왜 나온 건지 내용은 뭔지 한번 짚어봤습니다. 박정호 교수님 고맙습니다.

◆ 박정호> 고맙습니다.

※ 내용 인용 시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노컷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 이메일 : jebo@cbs.co.kr
  • 카카오톡 : @노컷뉴스
  • 사이트 : https://url.kr/b71afn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