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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보험사가 저렴한 보험료를 무기로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점유율에서 대형 보험사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추천 서비스가 활성화돼 저렴한 상품이 인기를 끌게 되면 자동차보험 시장의 독과점이 깨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금융 당국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19일부터 한 달 동안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통해 계약이 체결된 자동차보험 6100여건 중 가장 많은 점유율을 차지한 곳은 삼성화재(23%)였다. 2위는 캐롯손해보험·메리츠화재로 각각 17.3%로 나타났고, 4위는 하나손해보험(13%)이 차지했다.
반면 삼성화재와 함께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85%를 차지하던 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은 총합 점유율 27.1%에 그치며 체면을 구겼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원수보험료 기준 2위인 DB손해보험이 가장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대형 보험사 고객들이 보험료가 저렴한 중소형 보험사로 갈아탔다는 뜻이다. 한 플랫폼이 서비스 이용자 5300여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용자의 60%는 기존 계약에 비해 약 30% 저렴한 보험료를 추천받았다.
보험업계에선 중소형 보험사들의 가격 경쟁력 전략이 일부 성공을 거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비스를 이용해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면 약 3%의 수수료를 네이버·카카오 등 플랫폼에 지불해야 한다. 중소형 보험사들은 이 수수료를 직접 부담하며 상품 가격을 최대한 낮춘 반면, 대형 보험사들은 고객이 내야 할 보험료에 수수료를 포함시켰다. 수수료만큼 가격 격차가 발생한 셈이다.
그래픽=손민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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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보험사들은 보험료가 비싸도 출동·보상 서비스 등 ‘브랜드 파워’ 덕분에 점유율에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점유율에서 밀린 대형 보험사 중심으로 요율 조정 등을 통해 보험료를 낮춰야 할 요인이 생긴 것이다. 보험사 간 경쟁을 촉진한다는 취지에 맞게 서비스가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의 한 달 이용자는 약 12만명으로 같은 기간 대환대출 서비스 이용자(13만6000명)와 비교해 별다른 차이가 없다. 다만 자동차보험은 기존 계약이 만료돼야 새롭게 가입할 수 있고, 출시 초기라 실제 계약은 6100여건에 불과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보험사들이 상위권으로 올라간 것은 나름 큰 성과를 거둔 것이다”라며 “서비스를 통해 고객 유입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중소형 보험사들은 서비스가 성공을 거뒀으면 하는 바람이 있을 것이다”고 했다.
하지만 계약 건수가 적어 판도가 뒤집혔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전국 자동차 수 2500만대 중 서비스 대상이 되는 개인용 자동차는 1900만대다. 최소 1900만건의 자동차보험이 매년 갱신되기 때문에 서비스를 통한 계약 건수(한 달 6100여건)는 전체의 0.3%에 불과하다.
또 대형 보험사들과 플랫폼의 ‘힘싸움’ 결과도 지켜봐야 한다. 대형 보험사들은 네이버·카카오가 아닌 보험사 홈페이지에서 계약이 체결될 수 있도록 각종 할인 혜택과 특약을 선보이고 있다. 반면 플랫폼들도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각종 이벤트를 벌이는 상황이다. 만일 서비스가 실패로 돌아가 현재의 시장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면 독과점은 공고해질 수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자동차보험 가입자 66.5%는 인터넷이 아닌 대면·전화(TM)를 통해 계약을 체결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 관심을 가지고 접속하는 고객들은 보험료를 첫 번째로 따지는 사람이기 때문에 다수가 중소형 보험사를 선택했을 수 있다”라며 “아직 초반이라 계약 건수가 적어 1년이 지난 시점에는 다른 그림이 그려질 수 있다”고 했다.
이학준 기자(hakj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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