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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5명 살리고 떠난 엄마…“15개월 된 동생 잘 돌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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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23일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이하진(맨 왼쪽)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신장(양쪽), 간장, 폐장, 심장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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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타고 산소 갈 때 엄마 생각이 많이 나요. 15개월 된 동생이랑 사이좋게 잘 지낼 테니 엄마도 하늘나라에서 잘 지내요.”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난 이하진(42)씨의 아들 김민재(10)군은 26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이 공식 유튜브 계정에 올린 영상에서 이씨에게 이렇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김군은 “(엄마랑) 주말에 차 타고 마트나 공원에 자주 놀러 갔던 게 너무 행복했어요. 엄마 사랑해요”라고 말했다.



앞서 이씨는 2020년 ‘모야모야병’을 진단받았다. 모야모야병은 뇌 속 내경동맥의 끝부분이 좁아지는 만성 진행성 뇌혈관 질환이다. 그 뒤 이듬해인 2021년 병원은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이씨에게 즉시 수술을 권했다. 그러나 당시 이씨는 둘째를 임신하고 있어 출산과 육아를 위해 둘째 첫돌이 지나면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둘째를 출산한 이씨는 둘째 첫돌이 지난 뒤 지난해 12월 수술을 받고 2주간 요양병원에서 회복한 뒤 퇴원했다. 그러나 퇴원 뒤 독감을 심하게 앓다가 지난달 17일 새벽 갑자기 뇌출혈 증상을 보여 응급 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에 빠졌다.



이씨의 남편은 이씨가 생전에 장기기증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했고 두 자녀가 엄마를 자랑스럽게 기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뇌사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이씨는 지난달 23일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신장(양쪽), 간장, 폐장, 심장을 기증했다.



한겨레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23일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이하진(오른쪽)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신장(양쪽), 간장, 폐장, 심장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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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에서 2녀 가운데 막내로 태어난 이씨는 활달하고 적극적인 성품을 지녔다고 한다. 이씨는 운전과 영화도 즐겼다. 또 자폐증이 있는 언니를 살뜰하게 살폈다고 한다.



이씨의 남편은 “하늘에서는 아프지 말고 편히 잘 살았으면 좋겠어. 애들은 내가 잘 키울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편안하게 지켜봐 줘. 잘 지내. 사랑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하늘에 천사가 됐을 기증자와 숭고한 결정을 통해 생명 나눔을 실천해 준 기증자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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