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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23일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이하진(맨 왼쪽)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신장(양쪽), 간장, 폐장, 심장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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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타고 산소 갈 때 엄마 생각이 많이 나요. 15개월 된 동생이랑 사이좋게 잘 지낼 테니 엄마도 하늘나라에서 잘 지내요.”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난 이하진(42)씨의 아들 김민재(10)군은 26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이 공식 유튜브 계정에 올린 영상에서 이씨에게 이렇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김군은 “(엄마랑) 주말에 차 타고 마트나 공원에 자주 놀러 갔던 게 너무 행복했어요. 엄마 사랑해요”라고 말했다.
앞서 이씨는 2020년 ‘모야모야병’을 진단받았다. 모야모야병은 뇌 속 내경동맥의 끝부분이 좁아지는 만성 진행성 뇌혈관 질환이다. 그 뒤 이듬해인 2021년 병원은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이씨에게 즉시 수술을 권했다. 그러나 당시 이씨는 둘째를 임신하고 있어 출산과 육아를 위해 둘째 첫돌이 지나면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둘째를 출산한 이씨는 둘째 첫돌이 지난 뒤 지난해 12월 수술을 받고 2주간 요양병원에서 회복한 뒤 퇴원했다. 그러나 퇴원 뒤 독감을 심하게 앓다가 지난달 17일 새벽 갑자기 뇌출혈 증상을 보여 응급 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에 빠졌다.
이씨의 남편은 이씨가 생전에 장기기증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했고 두 자녀가 엄마를 자랑스럽게 기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뇌사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이씨는 지난달 23일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신장(양쪽), 간장, 폐장, 심장을 기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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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23일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이하진(오른쪽)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신장(양쪽), 간장, 폐장, 심장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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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에서 2녀 가운데 막내로 태어난 이씨는 활달하고 적극적인 성품을 지녔다고 한다. 이씨는 운전과 영화도 즐겼다. 또 자폐증이 있는 언니를 살뜰하게 살폈다고 한다.
이씨의 남편은 “하늘에서는 아프지 말고 편히 잘 살았으면 좋겠어. 애들은 내가 잘 키울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편안하게 지켜봐 줘. 잘 지내. 사랑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하늘에 천사가 됐을 기증자와 숭고한 결정을 통해 생명 나눔을 실천해 준 기증자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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