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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1 (일)

서해 국경 논란 재점화…서해5도 주민들 "우리 안전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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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해상 국경선 침범 시 무력도발 간주"…긴장감 고조

신원식 국방장관 "(해양국경선) 지켜봐야 한다"

서해5도 주민들 "불안 속 조업 시작…무력충돌 그만"

"서해5도 영해 어디?" 답변 못했던 정부

노컷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4일 오전 해군에 장비하게 되는 신형 지상대해상 미사일 '바다수리-6형' 검수 사격 시험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TV가 15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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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이 불분명한 서해 국경 논란에 불을 지피며 도발 가능성을 내비치자 봄철 어업활동을 준비하는 서해5도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26일 CBS노컷뉴스의 취재를 종합하면 연평도는 지난 20일부터, 백령도는 다음 달부터 본격 어업 활동에 돌입한다. 통상 서해5도는 봄철 연평어장 꽃게 조업기간 (매년 4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을 전후해 어업 활동을 시작한다.

北 "해상 국경선 침범할 시 무력도발로 간주할 것"…긴장감 고조

그러나 이달 들어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무시하고 이 해역에 '해상 국경선'을 그어 군사적 대비 태세를 강화하겠다며 위협하면서 일대에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앞서 북한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5일 "김정은 동지께서 한국괴뢰들이 국제법적 근거나 합법적 명분도 없는 유령선인 '북방한계선'을 고수하려 각종 전투함선을 우리 수역에 침범시키며 주권을 침해하고 있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우리의 해상주권을 수사적 표현이나 성명이 아니라 실제적 무력행사로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적들이 구축함과 호위함, 쾌속정을 비롯한 전투함선들을 자주 침범시키는 연평도와 백령도 북쪽 국경선 수역에서의 군사적 대비태세를 강화하는 것에 대한 중요 지시를 내렸다.

특히 통신은 "조선 서해에 몇 개의 선이 존재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으며 또한 시비를 가릴 필요도 없다"며 "명백한 것은 우리가 인정하는 해상 국경선을 적이 침범할 시에는 그것을 곧 우리의 주권에 대한 침해로, 무력도발로 간주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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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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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 국경선 의미 뭐냐" 질문에 신원식 "지켜봐야 한다"

이와 관련해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 22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북한이 주장하는 해상 국경선의 정확한 의미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지켜봐야 한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그동안 북한이 주장한 서해 일대 해상 경계선으로는 △서해 해상 군사분계선(1999년) △서해 통항질서(2000년) △경비계선(2007년) 등이 있다. 김 위원장이 최근 언급한 해상 국경선이 이 경계선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조선중앙통신의 보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북한이 어떤 명칭을 사용하든 실질적 해상 경계선 역할을 해온 NLL보다 남쪽으로 경계선을 설정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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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북방한계선(NLL)과 북 주장 해상경계선 및 관련 사건들. 옹진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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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5도 주민들 "불안 속 조업 시작…무력충돌 아픔 그만"

서해5도 주민들은 남북간 해상 경계 갈등을 전후해 군사적 충돌이 있었던 만큼 이번 사태가 심상치 않다고 보고 우려하고 있다.

서해5도 주민들은 북한이 1999년 9월 '서해 해상 군사분계선'을 발표하기 3개월 전에는 연평도 인근에서 '1차 연평해전'이 벌어졌고, 2000년에는 우리 성박이 백령도 등 서해 5도를 출입할 때 북한이 지정한 수로로만 이동하라는 내용의 '서해 통항질서'를 발표한 뒤 이를 우리 정부가 지키지 않자 2002년 '2차 연평해전'을 겪은 기억이 있다.

특히 남북 해상충돌이나 무력도발이 대부분 보수정권 시절 집중됐다는 점에 비춰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특히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11월 대청해전,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전' 등 1년 동안 3번에 걸친 무력충돌은 서해5도 주민들에게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다.

이번 정부 들어서는 올해 1월 북한이 해상사격을 재개하면서 연평도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등 전운이 감돌고 있다.

박태원 전 연평도 어촌계장은 "1차 연평해전도 북한이 자국 꽃게잡이 어선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도발했던 점에 비춰보면 김정은 위원장의 해상 국경선 발언이 단순히 과장된 표현이라고 보이지 않는다"며 "평온해보이지만 '설마'하는 걱정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장태헌 백령도 선주협회장도 "백령도는 우리나라 기준으로는 가장 북쪽으로 멀리 있고 북한 본토와는 가장 가깝다"며 "해상이든 섬이든 군사적 충돌은 피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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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영해기선도. 국토교통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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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5도 영해 어디?" 답변 못했던 정부…"국민이 안전하다는 믿음줘야"

서해5도 주민들은 정부가 서해5도 주민들이 안전한지, 나아가 생명권, 경제권 등 국민으로써 살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해5도 주민들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7년 2월 정부를 상대로 '입법부작위에 의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입법부작위란 헌법에서 기본권 보장을 위해 법령에 명시적인 입법 위임을 하였음에도 입법자가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를 의미한다.

정부의 대한민국 영해 직선기선도를 보면 우리나라 서해 영해 기선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에 한참 못 미치는 인천 옹진군 덕적면 소령도에서 끊겨 서해5도에는 영해 표시가 없다. 실제 우리나라 초·중·고교 사회 교과서에도 서해5도는 영해 기선이 표시되지 않았다. 반면 동해는 영해 범위가 명확히 표시돼 있고 울릉도·독도는 영해 표시가 따로 있다.

당시 서해5도 주민들은 영해법상 영해 표시를 명확히 해야 함에도 이를 제대로 하지 않아 서해5도 주민들이 정주권과 자유로운 경제활동 보장 등에서 피해를 입고 있다고 판단했다. 중국어선 불법조업 문제나 남북 군사 충돌을 막기 위해서는 해상 경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었다.

헌법재판소는 해당 헌법소원을 각하했다. 당시 헌재는 "서해 5도에 대해 통상의 기선을 정하고 있으므로 별도로 영해로 선포하는 행위가 없더라도, 국내법적으로나 국제법적으로 서해 5도 해안의 저조선으로부터 그 바깥쪽 12해리의 선까지에 이르는 수역은 영해가 된다"며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이 사건 입법부작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각하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주민들은 "헌재 설명대로면 영해 직선기선이 없는 서해5도는 통상기선을 사용한다는 것인데 이를 적용하면 서해5도는 북한 본토와 맞닿는다"며 "서해5도 등 인천의 바다에 통상기선을 적용해 영해를 표시하는 것에 대해 입장을 표명해 달라"고 재차 정부에 공식 질의서를 보냈다. 이에 대해 당시 국방부는 "소관부처는 외교부"라며 떠넘겼으고, 외교부는 "직선기선이 규정된 곳 외에는 통상기선에 근거한다"는 답을 내놨다.

서해5도평화운동본부 조현근 정책위원장은 "남북간 갈등 국면에서 우리 정부가 국민에게 안전하다고 믿을 수 있는 조치와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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