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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2 (월)

[사설] 송파 세모녀 10주기, 위기가구 안전망 과연 촘촘해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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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23년 2월2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송파 세 모녀 9주기 추모제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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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26일 서울 송파구의 반지하방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던 세 모녀가 마지막 월세와 공과금 70만원, ‘죄송하다’는 편지를 남긴 채 세상을 등졌다. ‘송파 세 모녀’ 사건이 26일로 10주기를 맞았지만, 복지 사각지대는 해소되지 않은 채 가난으로 인한 죽음은 반복되고 있다.



사회안전망의 허점을 드러낸 이 사건은 선량한 이웃을 죽음으로 내몬 우리 사회를 돌아보는 비판과 성찰의 계기를 마련했다. 당시 송파 세 모녀는 생계를 책임진 어머니가 부상으로 일을 그만둔 뒤 수입이 끊겼으나 어떠한 복지 혜택도 받지 못했다. 지병이 있던 큰딸은 병원비가 없어 제대로 치료받지 못했고, 작은딸은 생활비와 병원비로 빚이 쌓이면서 신용불량자가 된 상태였다. 이들의 죽음 이후 맞춤형 개별지원 강화(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 및 긴급 복지지원 확대(긴급복지지원법 개정), 복지 대상자 적극 발굴(사회보장급여법 제정) 등 기초 안전망 강화를 표방한 ‘송파 세 모녀 법’이 시행됐다. 누구든 사회·경제적 위기에 처했을 때 국가의 신속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가 담긴 법이다.



하지만 기존 복지제도의 도움을 얻지 못한 채 생존의 위기 속에 죽음을 맞는 이들은 끊이지 않는다. 2019년 11월 서울 성북구에선 만성 질병과 생활고에 시달리던 70대 어머니와 40대 세 딸이 숨진 채 발견됐다. 2022년 8월 경기도 수원에선 60대 어머니와 40대 두 딸이 숨졌다. 이들은 소득도 없고 건강보험료도 오랜 기간 연체됐지만, 주민등록지와 실거주지가 달라 복지 혜택을 받지 못했다. 지난해 9월 전북 전주에서 생활고 끝에 숨진 40대 여성 역시 공과금 체납 등으로 ‘위기가구’로 분류됐으나 실거주지가 확인되지 않아 지원 대상에서 누락됐다.



정부는 유사한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복지 사각지대 발굴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발굴을 위한 현장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데다 발굴 이후에도 실질적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문화방송(MBC)의 보도를 보면, 지난해 10월 복지 사각지대에서 발굴된 이들 가운데 공공복지에 연계된 경우는 100명 중 7명꼴에 불과하다. 사회보장제도의 개선은 더딘 반면, 우리 사회 양극화와 불평등은 극심해지고 있다. ‘송파 세 모녀’ 사건이 ‘성북 네 모녀’로, ‘수원 세 모녀’로 이름만 바꾼 채 반복되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지원 문턱은 낮추고 보장은 확대하는 사회보장시스템 개선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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