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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돛단배? 우주선?…연료 한 방울 필요 없는 ‘행성 교통수단’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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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대신 사용할 ‘우주선용 돛’ 전개 시험

태양서 튀어나오는 광자를 바람처럼 이용

경향신문

미국 콜로라도주에 있는 미 민간우주기업 레드 와이어 시험 시설에서 완전히 전개된 ‘우주선용 돛’ 모습. 농구장 면적에 가까울 정도로 크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레드 와이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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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선에서 추진력을 얻기 위해 엔진 대신 초대형 ‘돛’을 쓰려는 시도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햇빛을 바람처럼 이용해 우주를 항해하는 신개념 우주선 ‘솔라 세일(Solar Sail)’ 개발에 속도가 붙은 것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미 민간우주기업 레드 와이어 소속 연구진은 최근 우주선에 장착해 엔진 대신 추진력을 뽑아내는 대형 돛을 개발했으며, 지난달 미 콜로라도 시험시설에서 이 돛을 완전히 전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NASA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돛은 넓은 은박지와 비슷하다. 돛 면적은 농구장(420㎡)에 가까운 400㎡에 이를 정도로 크다.

돛 소재는 ‘폴리머’다. 일종의 합성 고무다. 두께는 2.5㎛(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하다. 사람 머리카락 굵기(100㎛)보다 훨씬 얇다. 여기에 알루미늄을 코팅했다.

이 돛은 우주선이 앞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힘을 제공한다. 요트나 범선이 돛을 사용하는 이유와 같다. 다만 지구 바다에 존재하는 돛은 바람을, 연구진이 우주에서 쓰려고 만든 돛은 태양광을 이용하는 것이 다르다.

태양광은 빛알갱이, 즉 광자로 이뤄져 있다. 이 광자가 돛에 충돌하면 반발력이 생기면서 우주선은 앞으로 나아간다. 이렇게 돛에서 추진력을 얻는 우주선을 솔라 세일이라고 부른다.

솔라 세일의 가장 큰 장점은 액체수소나 등유 같은 연료를 우주선 안에 실을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태양계 전체에 가득한 햇빛이 모두 연료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장기간·장거리 우주여행이 가능해진다. NASA는 공식 설명자료에서 “우주선을 가볍게 만들면서도 추진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솔라 세일은 속성상 태양과 가까워야 더 많은 광자를 받을 수 있다. 태양계 바깥으로 나가 햇빛이 희미해지면 속도를 붙이기가 어려워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해법이 있다. NASA는 “돛을 향해 지구에서 강력한 레이저를 쏴 주면 된다”며 “태양계 너머로 다른 별까지 솔라 세일을 항해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솔라 세일이 이번에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동안은 크기가 작았다. 2010년 발사된 일본의 ‘이카로스’는 196㎡, 2015년과 2019년 다국적 과학단체 행성협회(Planetary Society)가 쏜 라이트세일1과 라이트세일2는 32㎡였다.

NASA와 레드 와이어 연구진이 이번에 전개 시험을 실시한 돛은 400㎡에 이르러 이미 앞선 솔라 세일들의 돛보다 넓다. 게다가 연구진이 최종 목표로 한 돛은 이번에 시험한 돛 4개를 이어붙인 1600㎡에 이른다.

NASA는 “돛을 지상에서 전개한 이번 시험은 실제로 우주 임무에 솔라 세일을 사용하기 위한 마지막 준비 단계였다”며 “효율적으로 우주를 비행할 방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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