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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2 (월)

김여정이 '개인적 견해'를 말할 때의 징크스…북일정상회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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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북일정상회담 가능성 언급하며 2개 조건 제시

남북·북미 정상회담 맥락에서도 등장한 '김여정 개인생각'

2018년 日내각정보관 평양방문 등 강력추진에도 회담불발

과거보다 커진 회담 수요…北 2국가체제 외교로 대일접근 예상

납치자 문제는 日정계의 숙원…기시다 지지율 급등 가능

납치자 문제의 돌파구 마련이 회담 성사의 최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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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일정상회담을 타진하는 물밑접촉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지난 15일 북한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가 나왔다. 기시다 일본총리의 평양방문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다만 조건이 있었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등 '정당방위권'을 인정하고 일본인 납치자 문제를 "이미 해결된 것"으로 간주하는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김 부부장은 북일정상회담 가능성을 말하면서도 "이것은 어디까지나 나 개인적인 견해일 뿐 나는 공식적으로 조일관계를 평가할 위치에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정은 위원장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이는 '우리 국가지도부'는 "조일관계개선을 위한 그 어떤 구상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접촉에도 아무런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결국 김정은 위원장은 아직 계획이 없다고 하면서 김여정이 나서 '개인적인 견해'라는 형식으로 북일정상회담의 조건을 제시하며 공을 일본에 던진 셈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김여정은 과거에도 '개인적인 견해'나 '개인의 생각'으로 정상회담과 관련해 이른바 '간'을 본적이 있다는 점이다.

남북·북미정상회담 맥락에서도 등장한 김여정의 '개인생각'


김여정은 지난 2021년 9월 25일 담화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 '이중기준'의 철폐와 '공정성과 서로에 대한 존중'을 조건으로 종전선언 논의는 물론 "북남공동련락사무소의 재설치, 북남수뇌상봉과 같은 관계개선의 여러 문제들도 건설적인 논의를 거쳐 빠른 시일 내에 하나하나 의의 있게, 보기 좋게 해결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김여정은 이번처럼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견해라는 점을 꼭 밝혀두자고 한다"는 대목을 붙였다.

김여정이 가능성을 언급한 종전선언 논의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재설치, 남북정상회담은 결과적으로 실현되지 않았다. 북한은 당시 물밑 접촉에서 대화재개의 선결조건으로 한미연합훈련 중단, 광물수출 및 석유수입 허용 등을 요구했다. 박지원 당시 국정원장은 이런 내용을 국회 정보위에 보고하기도 했다. 북한이 유엔 안보리의 제재해제를 요구한 만큼 논의는 진전을 보지 못했다.

김여정은 미국 트럼프 정부 말기에 북미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이른바 '개인적인 생각'을 말했다.

김여정은 2020년 3월 22일 김 위원장에게 보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서를 확인하는 담화에서 "개인적인 생각을 말한다면 두 수뇌들 사이의 친서가 아니라 두 나라사이에 역학적으로나 도덕적으로 평형이 유지되고 공정성이 보장되어야 두 나라 관계와 그를 위한 대화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대선전이 한창이던 2020년 7월 10일에는 "어디까지나 내 개인의 생각이기는 하지만 모르긴 몰라도 조미수뇌회담과 같은 일이 올해에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결정적인 입장 변화가 없는 한 올해 중 그리고 나아가 앞으로도 조미수뇌회담이 불필요하며 최소한 우리에게는 무익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이 때 북미정상회담은 개최되지 않았다. 미국의 관심이 없기도 했지만 김여정의 담화도 회담 개최보다는 언젠가 열릴 북미회담의 조건을 미리 강조하는 측면이 강했기 때문이다.

메시지에 무게를 실으면서도 여지를 두는 '김여정 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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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김여정이 등장하며 '개인적인 견해'를 말하는 상황에는 공통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백두혈통으로서 회담 가능성에 무게를 실으면서도 북한이 생각하는 회담 조건을 압박하거나 강조할 때이다. 이번에도 "앞으로 기시다 수상의 속내를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추후 논의의 여지를 뒀다.

김여정의 담화이후 일본 내 여론은 갈리는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의 지지율을 올리기 위한 회담은 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강하지만, 일각에서는 기시다 총리의 방북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주간지 '슈칸 겐다이'는 최근 기시다 총리가 오는 6월이나 7월 북한을 방문해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가 오는 9월로 예정되어 있어 올 상반기에는 북한 방문이 이뤄져야 정치적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 입장에서 최대 관건은 납치자 문제 진전 여부


일본 입장에서 관건은 일본인 납치자 문제에서 진전을 볼 수 있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납치 피해자가 17명이고, 지난 2002년 귀국한 5명 이외의 납치 국민에 대해 생존여부의 확인과 함께 정확한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북한은 전체 납치인원은 13명으로 이미 귀국한 5명을 제외한 8명은 모두 사망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북한과 일본은 지난 2014년 대북제재 완화와 함께 특별조사위원회를 설치해 납치자 문제를 조사한다는 스톡홀름 합의를 도출하고 실제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이후 근본적인 입장을 좁히지 못하고 진전을 보지 못했다.

지난 2018년에도 북일정상회담으로 현안을 해결하겠다는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의 의지에 따라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내각정보관이 베트남 등 제3국에서 김성혜 당시 통일전선부 실장을 접촉하기도 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기타무라 시게루 내각정보관이 직접 평양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지는 등 일본 측이 강한 대화 의지를 피력했으나, 상대적으로 북한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정상회담은 성사되지 못했다.

북일 모두 정상회담 필요성 커진 상황…돌파구 열릴까?


당시에 비해 지금은 북한과 일본 모두 정상회담 등 외교의 수요가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북한으로서는 한국과 쿠바의 수교 이후 2국가 체제 선언을 뒷받침하는 외교전의 맥락에서 일본에 보다 적극적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기시다 총리의 평양방문이 성사된다면 10%대의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적으로 상당한 호재가 된다.

김여정 부부장이 핵·미사일 개발 등 정당방위권을 인정할 것과 일본인 납치자 문제를 "이미 해결된 것"으로 간주할 것을 요구하는 등 회담의 문턱을 높인 가운데 일본 측이 과연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일본인 납치자 문제에 대해서는 북일 간에 현격한 입장차이가 있지만, 일각에서는 지난 2014년 스톡홀름 합의에서 다시 시작하는 방안을 모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성렬 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는 "김정은이 최종결정을 한다면, 논의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완충역할을 하는 게 바로 김여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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