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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이수진 “이재명, 국민에 거짓말”...백현동 판결문 직접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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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2024.2.2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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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출신 이수진 의원(서울 동작 을) 이 민주당을 탈당하면서 ‘백현동 판결’을 문제삼았다. 이 의원은 “지난주 백현동 판결을 보면서 이재명 대표가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며 “그 판결문에 의하면 총선을 이끌어야 할 당대표의 결과가 너무나 보여서 서울 총선이 어려워진다”고 했다. 이 의원은 22일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이 의원의 지역구를 ‘전략 선거구’로 지정하자 이에 반발해 탈당했다.

이 의원이 언급한 ‘백현동 판결’은 백현동 개발사업에서 로비스트로 활동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 27부에서 징역 5년과 추징금 63억 5000여만원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판결을 말한다. 김씨는 공무원에 청탁한 대가로 백현동 개발 사업자인 정바울씨로부터 74억 5000만원과 함바식당 사업권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가 인정됐다.

◇이재명이 ‘연락도 잘 안되는 사람’이라고 했던 김인섭, 판결문엔

이 대표는 2022년 2월 대선 TV 토론에서 윤석열 당시 후보가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의혹을 제기하며 로비스트 김인섭씨와의 관계를 묻자 “(2006년)떨어지는 선거에” “(백현동 사업은) 한참 후 벌어진 일, 저와는 연락도 안 되는 사람”이라고 했다.

김씨 판결문에 따르면 김씨는 이 대표와 2005년 시민운동을 하면서 친분을 쌓았다. 2006년 성남시장에 출마한 이 대표는 김씨에게 ‘도와 달라’고 부탁했고 김씨는 당시 선대본부장을 맡아 공약 발굴, 선관위 대응, 기자회견문 검토 등을 총괄했다. 당시 정진상씨는 캠프의 자원봉사자였다. 이 선거에서 이 대표는 낙선했다. 이 대표가 TV토론 당시 ‘떨어지는 선거’라고 한 것은 이때를 말한다.

김씨는 2008년 총선을 앞두고 이 대표에게 성남 지역 국회의원 출마를 권유했고 당시에도 선거사무장을 맡았다. 이 선거에서도 이 대표는 낙선했다. 하지만 2010년 이 대표가 성남시장에 다시 출마하자 김씨는 이번엔 공식직함 없이 선거운동을 했고, 개인 비용으로 여론조사를 의뢰해 결과를 받아 캠프에 전달했다. 이 대표는 이 선거에서 성남시장에 당선됐고 정진상씨는 정책비서관으로 임명됐다.

김씨는 2014년 성남시장 재선을 앞두고 이재명 캠프로부터 ‘상대후보가 쓰지 못하게 사무실을 선점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사비로 보증금을 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재선에 성공했고 정진상씨는 시장 측근으로 모든 부서의 업무를 총괄하게 됐다.

공식 직함이 없었던 김씨에 대해 재판부는 “김씨는 오래전부터 이재명 정진상과 정치적 교분을 형성했다”며 " 이재명 성남시장의 초선 및 재선에 기여하면서 이재명 정진상으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얻었다. 공무원들도 이재명 정진상의 특수관계에 대해 잘 알았다”고 했다.

◇재판부 “지방정치인 친분 이용해 인허가 알선”

판결문에 따르면 개발업자 정바울씨는 ‘자연녹지’ 로 활용도가 낮았던 한국식품연구원 부지를 아파트로 개발하기 위해 인허가권자인 성남시의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인물로 김인섭씨를 소개받았다. 김인섭씨는 2013년 말~2014년 초 정진상씨에게 자신이 다른 사람과 함께 백현동 부지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바울씨는 2014년 두 차례에 걸쳐 백현동 부지를 2종 일반주거로 용도변경해달라고 신청했지만 성남시는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기업 본사 유치 및 R&D용도로 사용하도록 돼 있는 경기도 종합계획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김인섭씨가 개입하면서 백현동 부지는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있는 ‘준주거지역’으로 바뀌었다. 뿐만 아니라 당초 5:5였던 주거용지와 R&D부지의 비율도 정바울씨가 부탁한 대로 6:4로 바뀌었다. 사업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처음에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참여하기로 했지만 수익성을 극대화하려는 정씨 바람대로 ‘공사 배제’까지 성사됐다.

청탁은 김인섭씨가 수감중인 동안에도 이뤄졌다. 판결문에 따르면 2016년 1월 알선수재 혐의로 수감중인 김씨에게 정진상씨가 ‘장소변경접견’을 왔고, 김씨는 정씨에게 “공사까지 들어오면 사업이 어려워진다”며 공사 배제를 청탁했다. 장소변경접견은 일반 접견과 달리 차단막이 없고 접견 시간도 길다. 재판부는 김씨가 받은 74억 5000만원 및 함바 사업권은 이 같은 청탁의 대가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오로지 지방 정치인과 성남시 공무원과의 친분만을 이용해 각종 인허가 사업에 적극적으로 알선했다”며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70억원이 넘는 거액을 수수했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정진상씨와 함께 백현동 개발사업 과정의 ‘배임’ 혐의로 기소돼 있다. 공사가 백현동 개발사업에 참여할 경우 최소 200억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데도 ‘공사 배제’ 결정을 내려 공사에 손해를 입혔다는 내용이다. 앞서 정바울씨는 공사가 사업에 참여하면 최소 200억원을 제공하겠다고 약정했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 33부에 배당된 이 대표의 배임 사건은 아직 본격적인 심리에 들어가지 않았다.

한 법조인은 “김인섭 1심 재판에서 이재명·정진상·김인섭씨의 관계, 백현동 사업의 진행 과정에서 김인섭씨의 청탁 등을 인정했기 때문에 이재명 대표의 재판부는 이와 같은 사실관계가 배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양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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