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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3 (토)

"지은, 그거 알아요?" 아이유 울린 탕웨이 '한글 편지'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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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웨이, 아이유 신곡 '쉬' 뮤직비디오 출연
모녀 연기 후 세 장의 편지 보내
"젊은 시절 엄마 생각나"
한국일보

가수 아이유와 탕웨이가 뮤직비디오 '쉬'를 촬영하며 찍은 사진들. 왼쪽 아래는 탕웨이가 뮤직비디오 촬영을 마친 뒤 아이유에 보낸 한글 편지. 탕웨이가 출연한 뮤직비디오는 아이유가 만든 노래 '쉬'다. 아이유 사회관계망서비스 캡처


"지은, 그거 알아요?"

가수 아이유(본명 이지은)는 최근 이렇게 시작하는 편지를 받았다. 펜으로 꾹꾹 눌러쓴 세 장의 편지였다.

발신자는 배우 탕웨이. 그는 아이유 새 앨범 '더 위닝' 수록곡 '쉬'(Shh..) 뮤직비디오에 아이유의 딸로 출연했다. 뮤직비디오에서 아이유와 모녀로 나온 탕웨이가 "아름다운 기억을 만들어줘서 고맙다"며 한글로 또박또박 써 내려간 편지였다. 아이유는 "(뮤직비디오) 촬영을 마치고 얼마 후 탕웨이 선배님께서 보내 주신 편지"라며 "너무 큰 감동을 받아 선배님께 양해를 구하고 공유한다"고 2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그가 받은 편지를 사진으로 찍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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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웨이가 아이유에게 쓴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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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속 사연은 이랬다. 탕웨이는 "촬영하면서 느낀 두 번의 감동적인 순간을 지은한테 말해주고 싶었다"고 편지를 쓴 이유를 먼저 들려줬다.

그는 "촬영 때 감독님이 저한테 디렉팅할 때 아이유가 쓴 '그녀와 눈동자가 닮은 그녀의 엄마'라는 가사를 들은 순간 마음속에서 어떤 울림이 있었다"며 "그동안 스스로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것이었다"고 적었다. "아이가 태어나고 엄마가 되면서부터 엄마들은 항상 내 아이의 눈이 나와 정말 닮았는지 골몰해도 내가 나의 엄마와 닮은 데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는 게 그의 말. 이어 "그래서 그 순간 우리 엄마의 얼굴과 내 얼굴을 맞붙여 거울 앞에서 찬찬히 엄마의 얼굴을 들여다보거나 함께 사진을 찍어 오래오래 자세히 보고 싶다는 마음이 너무나도 간절히 들었다"란 생각도 전했다.

탕웨이는 영화 '만추'(2010)로 인연을 맺은 김태용 감독과 2014년 결혼했다. 그 후 2016년 딸을 얻은 뒤 엄마가 된 탕웨이가 아이유가 쓴 모녀 이야기에 각별한 감정을 느껴 이런 글을 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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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 뮤직비디오 속 탕웨이 모습. 이담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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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 뮤직비디오 속 액자에서 아이유와 딸의 모습. 영상에서 딸은 탕웨이다. 뮤직비디오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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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비디오에서 탕웨이는 차 운전석에 앉아 텅 빈 눈빛으로 밖을 바라본다. 탕웨이가 길을 잃은 표정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그 앞엔 늘 아이유가 마주 서 그를 바라본다. 탕웨이의 집 탁자엔 아이유와 탕웨이가 어려서 찍은 모녀의 사진이 놓여 있다. 이런 장면을 촬영하며 탕웨이는 그의 어머니를 떠올렸다.

그는 "이렇게 초현실적이고 아름다운 촬영을 이어가던 순간 내게도 어떤 장면이 홀연히 떠올랐다"며 "한 번도 상상해 본 적 없는 젊은 시절의 엄마가 바로 내 옆에 있다는 느낌, 우리 엄마도 그렇게 호리호리한 몸매와 매끄러운 피부에 활기차고 영민한 눈매였다는 것을"이라고 추억을 꺼냈다. 더불어 "아빠가 들려주는 이야기 속의 젊은 엄마는 중국 오페라 무대 위에서 빛이 나는 프리마돈나이자, 박수갈채 속의 히로인이었다"며 "마치 그 내 눈앞에 앉아 있던 지은처럼. 그 생각이 든 순간 정말 울컥했다"는 말도 보탰다. 탕웨이의 어머니는 실제 중국 저장성에서 활동한 경극 배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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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웨이가 아이유에게 쓴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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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와의 촬영은 탕웨이에 따뜻한 기억으로 남았다.

그는 "당신(아이유)이 나의 엄마를 연기할 것이라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촬영 스튜디오에 들어서서 당신과 만나면서도 솔직히 상상하기 어려웠다"면서도 "촬영이 시작되고 당신은 아주 오랫동안 그 나무 바닥 위에서 똑같은 한 가지 포즈로, 조명과 연기 속에서 조용하고 침착하게 그 자리를 지켰다"고 촬영을 뒤돌아봤다.

마지막으로 그는 "난 비록 지은과 멀리 떨어져 있는 베이징에 있지만, 당신의 행복과 건강을 빌게요"라며 "앞으로도 당신의 좋은 노래를 많이 많이 기대할, 저는 당신의 팬인 탕웨이입니다"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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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아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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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웨이와 아이유가 뮤직비디오에서 연기 호흡을 맞춘 '쉬'는 블루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곡이다. 음원플랫폼에 이 곡에 대해 아이유는 "이것은 단순 우정 얘기가 아니다. 단순 사랑 이야기도 아니다"라며 "매번 나를 이기는 이름들. 내 마음에서 유행 타지 않는 이름들. 나를 지금의 나로 안내해 준, 내 안 어딘가 날 구성하는 이름들. 오래도록 특별하고 복잡할 그녀들에게" 바치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쉬'는 "여기 낡은 이야기 하나 있죠. 모두가 다 아는, 그러나 또 모르는 그 이름은 쉬"란 패티김의 내레이션으로 끝난다. 패티김이 2012년 은퇴를 선언한 뒤 후배 가수와 합작하기는 처음이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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