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6 (화)

이슈 연금과 보험

[기고]초장기 국채선물 등장…보험산업 효율성 확대 '기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이데일리

노건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보험연구원 제공]


[노건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경제 기사를 보면 한국은행 기준금리 발표, 대출금리 갈아타기, 국고채 금리 변화 등 금리에 대한 이야기가 항상 나타난다. 금리가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금리는 얼마나 크게 변동할까?

국고채 만기 10년 금리에 대해 살펴보면, 2019년 8월 1.127%라는 초저금리 상황을 맞이하였으나 2022년 10월 4.638%로 3년 만에 4배 이상 상승하였다. 이후 2024년 1월 말 3.345%로 1년 3개월 동안 100bp(1bp=0.01%포인트) 이상 하락할 정도로 변동하였다.

국고채는 안전 자산이므로 주가, 원자재, 가상화폐 등 위험 자산에 비해 가격 변동성이 작은 것으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변동성이 확대되었다.

이와 같은 금리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업종이 보험산업이다. 영국에서 1762년에 설립된 세계 최초의 생명보험회사인 에퀴테이블라이프(Equitable Life)는 1990년대 금리 변화에 대응하지 못해 2000년 말 파산상태에 이른 사례도 있다.

보험회사는 종신보험, 연금보험 등 보험기간이 긴 상품을 주로 판매한다. 상품 판매를 통해 유입된 보험료로 만기 30년 국고채 등 장기 자산을 매수하고 미래에 지급할 보험금은 계약유지율, 할인율 등을 반영하여 보험부채로 인식한다. 금리위험관리를 위해 보험회사는 주로 만기가 긴 채권을 매입하여 보험부채와 만기 차이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사용하나 금리 변화가 급격히 일어날 때는 어려움에 직면한다.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면 계약자는 보험계약을 해지하고 금리가 더 높은 상품으로 이동하므로 보험회사는 채권을 매도하여 해약환급금을 지급해야 하나 매수한 채권에서는 이미 평가손실이 발생한다. 보험회사가 손실을 감수하고라도 채권을 매도하면 보험부채와 만기 차이가 발생하여 자본 변동성이 증가한다.

이럴 때 파생상품을 이용하면 좀 더 효율적으로 자본을 관리할 수 있다. 보험회사는 채권선도라는 파생상품도 이용하고 있으나 장외거래이므로 신용위험이 존재하며 일정 기간 경과 후에는 실물을 매수해야 한다. 대신 위험회피회계 적용으로 평가손익이 자본에 반영되어 당기손익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국채선물은 거래소를 통한 장내 거래이며 만기시 실물인수가 아닌 가격차익에 대해 현금으로 정산하나 평가손익이 자본이 아닌 당기손익에 반영된다는 차이가 있다. 이러한 국채선물은 만기 10년 이하의 상품만 존재하여 보험회사 금리위험수단으로 한계가 있었으나 올해 2월 19일부터 만기 30년의 초장기국채선물 거래가 시작된다.

또한, 보험회사의 파생상품 운용 한도가 2022년 말 보험업법 개정으로 사라져 초장기국채선물을 통해 금리위험관리뿐만 아니라 자산운용의 효율성도 함께 제고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개는 보험부채만기가 자산만기보다 더 길어 국채선물에 대한 매수포지션이 많을 것이나 반대의 경우는 매도포지션을 통해 금리위험을 관리할 수 있다. 또한 채권현물매입보다 적은 금액으로 금리위험을 관리할 수 있어 이를 통해 확보한 금액을 좀 더 수익이 높은 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 장기채 초과 수요로 인해 만기 20년의 국고채 수익률이 만기 30년에 비해 더 높은데 초장기국채선물 거래가 증가한다면 이러한 현상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