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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전공의에 목숨 맡긴 한국…‘주77시간 노동’이 의사 부족하다는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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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종합병원에 전문의 15%뿐
전공의 주 77시간 격무시달려
도쿄대병원 전공의 비율 10% 불과
상급종합병원 전문의 고용 늘려야
PA간호사·행정 업무 배제 고려해야


매일경제

정부가 업무복귀명령을 내렸음에도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않아 의료 공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22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로 환자가 이송되고 있다.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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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입학생 증원에 반대하는 의사들의 집단 행동으로 의료 대란이 발생하게 된 시점은 지난 19일 서울 빅5 병원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이었다. ‘수련과정’을 밟고 있는 전공의가 우리 의료시스템에서 얼마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지 보여주는 장면이고 역설적으로 그만큼 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드러내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보건복지부는 전공의 의존도를 낮추고 근무여건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의대 정원 확대는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2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 전체 의사의 37.8%가 전공의이고, 57.9%가 전문의다. 현재 국내 수련병원 221곳에서 근무하는 인턴과 레지던트 등 전공의가 1만2774명으로 전체 의사의 11.4%인 점을 감안하면 상급종합병원의 전공의 비율은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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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종합병원에서 근무하는 전문의는 전체 9만5852명 중 1만4255명으로 전체 15% 수준이다. 이 때문에 수련생인 전공의가 3차 의료기관인 상급종합병원에서 중환자를 돌보고, 숙련된 선배 의사는 1·2차 의료기관에서 가벼운 환자를 진료한다는 소리가 나온다. 빅5 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없이 돌아가는 병원은 상상하기도 힘들다”며 “현재 상황에서 언론에서는 2~3주 정도 버틸 수 있다고 이야기하지만 현장에서는 1주일도 가능할까하는 반응이다”고 말했다.

전공의에게 과도한 업무를 맡기고 있는 대형병원 구조에 대한 지적은 계속 있었다. 대한전공의협의회에서 조사한 ‘2022 전공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공의 1명이 근무 시 담당하는 입원 환자는 11~20명 29.9%, 21~30명 16.0%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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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초과 근무도 빈번히 일어났다. 전공의 평균 근로시간은 77.7시간으로 나타났다. 특히 4주간 평균 주 80시간을 초과하여 근무하였다고 응답한 비율은 52.0%였다. 응답자의 약 66.8%가 주1회 이상 24시간 초과 연속 근무롤 하고 있다고 답했다. 24시간 초과 연속근무 횟수는 2회(31.5%), 1회(18.1%), 3회(10.3%), 4회(5.9%) 순으로 조사됐다.

해외 선진국에서 전공의 의존 시스템은 구시대의 유물로 취급 받는다. 일본 도쿄대 의학부 부속병원의 가이드북에 따르면 전체 의사 1774명 중 전공의는 201명으로 10.2%이다. 미국 메이요클리닉의 로체스터 본원은 레지던트 비율이 10.9%에 불과하다.

1980년대까지 전공의가 주당 100시간 가까운 근무를 했던 미국과 유럽은 법률에 근거해 근무시간을 축소했다. 미국은 전공의 최대 연속근무 시간을 24시간으로 제한하고 있다. 미국 전공의의 절반 정도는 주당 60시간 이하로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은 전공의의 주당 평균 근무 시간을 48시간 이하로 제한하고 있으며 , 매 6시간마다 30분 휴식, 매 24시간마다 11시간 연속휴게 등을 보장하고 있다. 일본은 의사 초과근무시간을 연 960시간, 월 100시간 미만으로 제한한다.

정부도 이 같은 문제를 알고 의대 증원과 함께 추진하는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서 의료기관을 전공의 중심에서 전문의 중심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포함하기도 했다. 전문의 중심 병원을 위해 의사 인력 확보 기준을 고쳐 연평균 일일 입원환자 20명 당 전공의는 0.5명만 배치하도록 의료법 시행규칙을 개정하고, 전문의 고용을 확대하고 전공의 업무를 축소하는 병원에는 추가 보상을 하기로 하는 등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병원에 전문의 고용을 강제하지 않아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평가와 함께 구체적인 재원, 세부 내용이 미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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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에 반발하는 전공의 집단 이탈 사흘째인 22일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의사가 이동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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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으로 의사수 증가를 통한 전문의의 절대수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쏠리고 있다. 수련병원을 통해 양성된 전문의 다수는 개원 시장으로 진입한다. 상급종합병원 전문의의 평균 연봉은 1억5751만원으로 의원급에서 근무하는 전문의의 평균 연봉 2억6877만원의 60% 수준이다. 고연봉에 따른 전문의의 개원의 진입을 막을 수 없는 상황에서 전문의의 절대수를 늘린다면 개원시장 경쟁유도와 함께 전문의의 대형병원 취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는 전공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의료법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은 중환자실과 신생아중환자실에 전담 전문의를 각각 1명 이상 두고, 각 진료 과목마다 전속 전문의를 1명 이상 둬야한다. 법적으로는 각 과에 전문의 1명만 두고 나머지는 전공의로 채워서 운영하는 것도 가능하다. 의료계는 병상당 또는 입원환자 당 필요 전문의 수를 법으로 정해놓는 등의 강화된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입원전담전문의제 강화도 해법으로 제시된다. 입원 환자를 전문으로 돌보는 입원전담전문의는 전문의가 없는 야간 및 휴일 입원환자의 안전을 강화하고, 전공의수련환경법 시행에 따른 의료기관 인력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2016년 시범 도입됐다.

의료계 관계자는 “의료계가 지속불가능한 저임금 중노동의 전공의 시스템에 크게 의존해왔다”며 “PA간호사 제도 도입, 행정 업무 전공의 배제 등 다양한 방법도 함께 두고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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