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장판이 조기에 닫혀 신체 발육에 지장 생길 수 있어
| 현세은 원장 "일상 속 환경호르몬 비롯한 내분비교란 물질 주의해야"
[내레이션 : 황수경 아나운서]
성조숙증 사례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2022년 성조숙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17만 명 수준으로, 5년 전보다 70% 넘게 증가했는데요. 성조숙증이란 성호르몬이 이른 시기에 분비돼서 성장에 영향을 주는 상태를 뜻합니다. 남자아이보다 여자아이에게 더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죠.
성조숙증이 나타나면 나이에 비해서 성장이 빠르게 진행되는데요. 이렇게 되면 결국 성장판이 조기에 닫히면서 신체 발육에 지장이 생길 수 있고요. ‘최종키’가 작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성조숙증의 치료법 중 하나는 ‘성호르몬 억제 주사’를 놓는 것입니다. 치료 전에는 검사를 통해 상태를 점검하는데요. 골연령의 촉진 정도 즉, 뼈나이를 검사하고요. 또, 혈액 검사를 통해 성호르몬 농도가 일정 기준 이상인 것이 확인되면 호르몬 억제 주사를 투여합니다. 성조숙증 때문에 최종키가 지나치게 작을 것으로 예상될 때는 성장호르몬 주사를 추가로 맞기도 합니다.
올바른 성장을 방해하는 성조숙증은 왜 나타날까요? 원인은 다양한데요. 최근에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환경호르몬’입니다. 체내에 흡수된 환경호르몬이 내분비계에 혼란을 일으켜서 성조숙증을 불러오는 것이죠.
주의할 점은 환경호르몬을 비롯한 내분비교란 물질이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는 것입니다. 우선, ‘향료’는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디퓨저나 방향제 사용은 자제해야 하고요. 로션이나 세제도 향료가 없거나 가짓수가 적은 것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
먹는 것도 주의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후숙과일’인데요. 익힐수록 맛있어지는 망고나 바나나 같은 과일들은 후숙 처리 중에 ‘에틸렌’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에틸렌은 호르몬가스의 일종인데요. 과일을 숙성시키고, 잎이나 꽃의 노화를 촉진하는 물질입니다. 에틸렌으로 후숙 처리된 과일은 마치 성조숙증이 온 것처럼 비정상적인 숙성이 이뤄지는 것이죠. 이밖에도 평소 가공식품과 당류 섭취를 최대한 줄여야 내분비교란 물질에서 멀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자주 쓰는 가구나 가전도 환경호르몬을 포함할 수 있는데요. 가구의 경우 친환경자재등급인 'EO' 등급을 받았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고요. 음식은 플라스틱보다 유리그릇에 보관하고, 집에 있을 때는 환기를 틈틈이, 충분히 하길 바랍니다.
물론, 이런 노력만으로 유해물질을 다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내분비교란 물질은 종류가 워낙 많고 우리 생활 곳곳에 닿아있기 때문이죠. 생활 관리뿐만 아니라 신체 활동도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요즘 청소년들은 운동량과 수면시간이 부족한 편인데요. 꾸준한 운동은 몸 안에 축적된 여러 내분비교란 물질을 배출해 내고 또, 양질의 수면은 신체 성장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 알아두면 좋겠습니다.
칼럼 = 하이닥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현세은 원장 (키앤키즈의원)
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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