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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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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국내 금융사 ‘해외부동산 잠재부실’ 석달새 1조원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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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發 상업용 부동산 위기 확산

만기전 대출금 회수 1.3조 → 2.3조

해외IB도 대출 연체에 충당금 급감

“해외투자 부실 현황 조속히 공개를”

동아일보

미국 오피스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상업부동산 부실에 따른 은행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오피스 밀집 지역인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 전경.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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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상업용 부동산 위기가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 금융회사들이 투자한 해외 부동산에서 2조3000억 원에 달하는 잠재적 부실 위험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3분기(7∼9월)에만 1조 원 가까운 부실 리스크가 터지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액은 총 35조8000억 원으로 석 달 전 대비 1000억 원 줄어들었다. 그러나 기한이익상실(EOD·대출 만기 전 자금 회수 요구) 발생 규모는 1조3300억 원에서 2조3100억 원으로 약 1.7배 불어났다. 금융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가 주춤한 와중에도 EOD는 오히려 급증한 것이다.

EOD란 채무자의 신용 위험이 커졌다고 판단한 채권자(금융기관)가 만기 전에 대출금 회수에 나서는 것을 의미한다. 채권자에게 이자나 원금을 지급하지 못하거나, 부동산 가치 하락으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조건이 미달될 경우 채무자에게 즉시 상환 의무가 발생한다.

부동산 자산 중에서도 오피스 빌딩(9300억 원)과 주거용 부동산(3500억 원)의 부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석 달 전 대비 오피스 빌딩과 주거용 부동산의 EOD는 각각 1.6배, 8.7배씩 증가했다.

오 의원은 “이미 미국 등에서 상업용 부동산 가격 급락 여파가 크게 확산돼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금융당국은 작년 말 기준 해외 부동산 투자 부실 현황도 조속히 공개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 대출이 급속도로 부실화되면서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건전성 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따르면 20일(현지 시간)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웰스파고, 씨티그룹, JP모건체이스 등 미국 주요 은행 6곳의 평균 충당금은 부실 채권 1달러당 90센트로 1년 전(1.60달러)보다 약 43% 감소했다. 지난해 상업용 부동산 대출 연체 규모가 93억 달러(약 12조4000억 원)로 전년 대비 약 3배 늘면서 쌓아놓은 충당금을 훌쩍 넘어선 것이다.

국내 시중은행들의 상황도 글로벌 IB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 등 4개 은행의 미국 내 지점에서 발생한 고정이하여신(3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은 총 1074억 원으로 1년 전보다 약 80.2% 증가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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